조승빈 연구원은 "옵션시장에서 반영하고 있는 외환시장의 내재 변동성 지표인 도이체방크 외환시장 변동성지수(CVIX)는 7월 27일 저점 이후 상승세로 전환했고, 채권시장의 변동성지수(MOVE)도 속도는 느리지만 7월 30일 저점 이후 상승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조 연구원은 "최근 2주 연속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세를 나타냈고 지난주에는 장기국채의 금리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면서 "외환시장에 이어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 美 실질금리 상승, 금융·상품시장에 영향..가치주 상대적으로 개선
지난주에 발표된 미국의 물가지표가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국채금리 상승에 영향을 줬다.
7월 미국 생산자 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0.4% 하락했지만 전월에 기록했던 0.8% 하락 대비 개선됐고, 예상치 -0.7%도 상회했다. 7월 미국 소비자 물가지수(YoY)는 예상치 +0.7%를 상회한 +1.0%를 기록해 2개월 연속 개선됐다.
미국의 국채발행 이슈도 금리 상승의 원인중 하나였다. 지난주에는 380억달러 규모의 10년물 국채와 260억 달러 규모의 30년물 국채의 입찰이 진행됐다. 30년물은 입찰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해 낙찰수익률이 예상치 1.382%를 상회한 1.406%를 기록했다. 애플의 55억달러 규모의 회사채 발행이 겹쳤던 것도 국채 입찰수요 부진에 영향을 줬다.
조 연구원은 미국 금리 상승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조 연구원은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8월 4일 저점 이후 반등하는 과정에서 국채금리는 20bp 상승했지만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는 손익분기 인플레이션률(BEI)은 10bp 상승에 머물렀다"면서 "BEI 대비 국채금리의 상승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는 것은 실질금리(물가연동채권 금리)의 상승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질금리의 하락 국면에서 상승세가 이어지던 금 가격은 실질금리의 반등 이후 다시 2,000달러 밑으로 내려왔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국채금리가 상승세를 나타냈지만 본격적인 금리 상승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조 연구원은 "전세계적으로 풀린 대규모 유동성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금리 상승요인이지만 실물지표의 회복속도는 다소 더딘 모습이기 때문"이라며 "미 국채 10년물 금리와 상관관계가 높은 금 대비 구리의 상대가격도 최근 들어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연구원은 "8월 4일 이후 러셀1000 가치주 지수는 2.7% 상승한 반면, 성장주 지수는 1.1% 상승에 머물렀다"면서 "그동안 하락세가 이어졌던 러셀1000 성장주 대비 가치주 상대지수는 7월 이후 안정을 찾으면서 반등을 노리고 있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