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신한카드 해외법인은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베트남, 미얀마, 카자흐스탄 모두 전년동기대비 순익이 개선됐다.
베트남 해외법인인 신한베트남파이낸스는 올해 순익 27억6100만원을 기록해 전년동기(23억9000만원) 보다 소폭 순익이 증가했다. 미얀마 해외법인 신한마이크로파이낸스는 작년 1분기 순익 1000만원에서 올해 3억2700만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카자흐스탄 법인 유한회사신한파이낸스도 작년 1분기 2억3400만원에서 올해 1분기에는 5억2600만원으로 2배 가량 증가했다. 인도네시아 해외법인인 신한인도파이낸스는 4억8800만원 적자를 기록했지만 작년 1분기 13억8600만원 적자였던 점을 고려하면 적자폭을 감소했다.
신한카드는 1분기 해외법인 실적에 대해 “신한베트남파이낸스는 신한카드의 신용보강을 통한 조달비용 절감, 영업자산 증가로 전년동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라며 “카자흐스탄, 미얀마 법인은 2019년 하반기 자본확충과 영업자산 증가로 전년동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으나 인도네시아는 코로나 영향으로 인한 영업위축에 따라 실적이 악화됐다”고 말했다.
신한카드 해외법인이 성과를 낼 수 있는 배경에는 선제적 시장 선점과 디지털, 현지화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 현지업체 제휴·디지털 강점…작년 4개 해외법인 순익 1400만 달러
신한카드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 미얀마 4개 국가에 진출해있다.
베트남 해외법인 신한베트남파이낸스는 직장인과 자영업자 대상 신용대출을, 인도네시아 법인 신한인도파이낸스는 상용·승용차 할부/리스, 카자흐스탄 법인 신한파이낸스는 자동차할부금융과 신용대출을, 미얀마 법인은 소액대출을 영위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작년 기준 4개 해외법익 순익 1400만 달러를 기록해 모두 흑자 전환을 이뤘다.
카드사 중에서 선제적으로 해외 시장을 진출해 영업 기반을 구축한 점이 성과로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동남아시아 해외 진출 경험을 바탕으로 베트남 우량 금융사인 신한베트남파이낸스(구 푸르덴셜베트남파이낸스) 인수에 성공해 저변을 확대했다.
신한베트남파이낸스 전신은 푸르덴셜베트남파이낸스(Prudential Vietnam Finance Company Limited)로 2006년 베트남 현지에 설립된 첫번째 외국계 소비자금융사다. 2017년 말 기준 총자산 2억7000만달러, 순익 1100만 달러, 누적고객 30만명 수준에 이르는 업계 4위 우량 소비자금융사다.
신한베트남파이낸스는 신용대출, 할부 뿐 아니라 신용카드 발급도 영위 가능하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신한카드는 새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해 2014년 카자흐스탄 진출을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해외진출을 추진했다”라며 “2019년에는 현지 우량 업체 신한베트남파이낸스 M&A를 인수해 전체 글로벌 자산이 직전년도인 2018년 1조2200만 달러에서 2019년 4조7900만 달러로 증가했다. 순익은 320만 달러 적자에서 2019년 1400만1000 달러 흑자를 시현하는 성과를 창출했다”고 설명했다.
신한카드가 해외법인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현지 환경에 맞는 현지와, 디지털화가 있다.
신한카드는 “신한금융그룹에서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전략에 따라 해외법인 디지털 역량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라며 “각 해외법인은 해당국의 디지털 수용도와 기술 수준에 따라 비대면 대출프로세스 구축, 프로세스 자동화·효율화, 테크(Tech) 기업과의 제휴, 플랫폼 구축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베트남파이낸스는 현지 테크핀 업체와 제휴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베트남파이낸스는 중고오토바이 중개 플랫폼 ‘OK XE’, 온라인 가구와 인테리어 플랫폼 ‘Fit-in’ 등 플랫폼과 제휴해 비대면 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플랫폼과 제휴해 O2O마켓 선점을 통한 비대면 대출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주요 테크핀 업체인 잘로페이(Zalo-Pay)와 제휴해 소액대출도 실행하고 있다.
신상품도 꾸준이 출시하고 있다. 신한베트남파이낸스는 기존의 수익모델인 신용대출에 추가해 올해 자동차할부대출을 출시하였으며, 중고오토바이 중개플랫폼 회사(OKXE)와 제휴한 할부상품을 출시했다.
신한카드는 “잘로페이와 대출금을 E-Wallet으로 충전하는 실시간 대출을 검토하고 있다”라며 “상품과 서비스 뿐 아니라 내부혁신도 추진, 올해 현지 직원 휴대폰 업무용 앱을 통해 회사 내 코어(Core) 시스템과 연동, 업무처리시간 단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신용평가도 도입했다.
신한카드는 사내벤처 ‘하이크레딧(Hi Credit)’에서 개발한 디지털 신용평가를 카자흐스탄, 베트남 등 해외 현지법인에 도입했다.
디지털 신용평가는 모바일, 인성평가, 거래정보, 웹로그 등 비금융 데이터와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해 고객 신용도를 판단하는 신용평가 기법이다.
신한카드는 작년 6월 카자흐스탄 법인 신한파이낸스에 모바일 데이터 기반의 신용평가 시스템을 도입했다. 앱(APP)을 통해 캘린더 기능 사용여부, 휴대폰 사양, 블루투스를 통한 자동차 연결이력 등 휴대폰 내에 있는 고객의 정보를 수집, 안정적인 생활패턴 여부를 활용하여 신용도를 판별하고 있다.
신한베트남파이낸스에는 KCB와 서울대학교 심리학과가 공동 개발한 설문기반 신용평가 모형을 도입했다. 설문조사로 고객의 자기 통제, 돈에 대한 태도, 위조진술 여부 등에 관한 설문을 진행하고 신용도를 예측하는 평가방법이다. 베트남 1위 SNS인 잘로(ZALO) 디지털 채널을 활용한 실시간 심사 프로세스 구축도 모색하고 있다.
◇ 신한금융 해외 네트워크 ‘원신한(One-Shinhan)’ 시너지
신한카드는 현지 고객 대상 영업을 진행하는 만큼 인력 대부분은 현지인으로 구성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당사 주력 영업 모델이 리테일인 만큼 리테일 영업에서는 현지인이 가장 적합하다”라며 “영업파트는 현지인 위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원분야에서 업무영역에 따라 현지에 능통한 인력을 경영진, 주요 부서장에 임명하고 있다.
신한베트남파이낸스도 CEO를 포함해 시니어 관리직급 11명 중 주재원 3명을 제외한 나머지가 전부 현지인 또는 현지상황에 밝은 인력으로 구성됐다.
신한금융그룹 계열사 해외 네트워크와의 시너지도 신한카드 해외 사업 강점이다.
실제로 신한베트남파이낸스는 신한은행 베트남 법인인 신한베트남은행과 협업해 신용카드업에서 괄목할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신한베트남은행 2019년 4월 말 신용카드 취급액이 전년동기대비 43% 증가한 1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회원수 21만명으로 97%가 현지인으로 구성됐다.
2011년 신한베트남은행 카드업계 순위는 12위였으나 2019년 4월 말에는 7위로 급상승했다. 신한베트남은행 카드사업 활성화에는 신한카드 주재원 현지 파견과 컨설팅 지원 노력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현지 사회공헌활동(CSR)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신한카드는 인도네시아, 미얀마, 베트남 등 6개 해외 아름인 도서관을 건립했다. 아름인 도서관은 신한카드와 사단법인 ‘아이들과미래’가 2010년부터 미래 세대 육성을 위해 어린이들의 친환경 독서 공간과 아동·청소년 권장도서를 지원하는 사회공헌 사업이다.
신한카드는 “당사는 경영인력의 현지화 뿐만 아니라, ‘금융으로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그룹의 미션을 바탕으로 진출국의 성장과 발전을 함께하고자 지속적인 CSR 활동도 펼치고 있다”라며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고통 받는 진출국 국민들을 돕자는 취지에서 인도네시아 재난관리본부에 진단키트 기부하였고, 미얀마 방역당국에도 진단키트와 방호복을 기증하는 등 활발한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현지화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적인 코로나 팬데믹으로 어려운 환경에 놓였으나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고 중장기적으로 해외진출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신한카드는 “국가별 대규모 사회적 제약 조치로 인해 영업 및 회수활동이 전면적으로 중단되어 2분기의 경우 영업실적과 손익이 감소한 상황”이라며 “보수적인 대출심사 기조를 견지하는 동시에 국가별로 이루어졌던 채무유예 조치가 연체로 이어지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고객별로 밀착 관리하고 있으며, 채권회수 상황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카드는 “성장성이 높은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신규진출 또는 신규투자를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하경 기자 ceciplus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