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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롯데온·SSG닷컴이 네이버쇼핑·쿠팡 될 수 없는 이유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기사입력 : 2020-06-22 00:00

▲사진: 유선희 기자

▲사진: 유선희 기자

[한국금융신문 유선희 기자] 요즘 대기업 유통사들의 노력을 보면 ‘눈물겹다’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최근 5년 사이 오프라인 유통사들의 사업은 하루가 다르게 낡고 있다. 온라인과 플랫폼을 무기로 자꾸만 영역을 넓혀 오는 네이버나 쿠팡은 견제하느라 바쁘고, 앞으로의 신사업을 구상하느라 정신없다. 부랴부랴 SSG닷컴·롯데온과 같은 이커머스 플랫폼을 내놨지만 시장 우위 사업자로 꼽히는 네이버쇼핑·쿠팡과 어깨를 견주기는 어려워 보인다. 요즘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란 악조건도 겹치면서 상황은 더 어려워졌다.

롯데와 신세계가 오너 기업이 아니었으면 롯데온·SSG닷컴은 불가능한 결과물이었을 지도 모른다. 이 두 앱은 계열사들이 하나의 플랫폼에 모여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고 공통점이다. 백화점 앱, 마트 앱을 전전하며 ‘쇼핑 난민’처럼 굴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모바일 플랫폼을 위해 롯데와 신세계는 꽤 긴 시간과 자금을 투자하는 결단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계열사 간 이견 조율도 만만치 않았다고 전해진다. 대기업 특유의 수직적이고 많은 단계의 의사결정 구조도 개발 기간을 늘리는 데 한몫했다.

이들은 오프라인 매장과 점포, 대내외적 인지도를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인 만큼, 롯데온·SSG닷컴 오프라인 소비자를 온라인, 특히 모바일로 고스란히 옮겨오는 것이 중요했다. ‘엘포인트’, ‘신세계포인트’ 같은 멤버십 서비스가 이 때 활용됐다. 포인트를 적립하고 사용하며 누적된 데이터로 맞춤형 상품 추천 등 차별화한 서비스를 구현했다는 점을 특장점으로 내세워 이커머스 시장 공략에 나섰다. 어엿한 이커머스로 성장한 네이버쇼핑과는 태생부터가 다르다. 네이버쇼핑은 네이버라는 대한민국 포털 1위 검색 플랫폼을 기반으로 시작한 사업이다. 쿠팡은 2010년 온라인 ‘소셜커머스’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10년 동안 회원을 끌어모았고, 로켓배송으로 어디서도 보지 못한 ‘물류 혁신’에도 성공했다. 최근 사업을 시작한 롯데온·SSG닷컴과는 성장 토양 자체가 완전히 다른 것이다.

롯데온·SSG닷컴에는 규제 리스크도 있다. 롯데온과 SSG닷컴은 사업 근간이 되는 대형마트와 백화점에 전통시장 인근 신규 출점 제한, 의무휴업일 지정 및 특정 시간 영업금지 등 다양한 규제가 걸려 있다. 이 규제들은 온라인 배송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자정이 되면 오프라인 매장뿐 아니라 온라인도 영업할 수 없다. 롯데온과 SSG닷컴이 새벽배송·휴점일 영업을 하려면 물류창고를 짓고 매장과 다른 곳에서 배송을 해야 하는 이유다.

대한상의가 지난해 내놓은 보고서를 살펴보자. 2017년 소매업태별 소매판매액 비중을 보면 1위는 온라인쇼핑(28.5%), 2위는 슈퍼마켓(21.2%)이었다. 대형마트 판매액 비중은 15.7%로, 전통시장(10.5%)보다 5.2%포인트 높았다. 2012년만 해도 대형마트(25.7%)는 전통시장은 물론 온라인 쇼핑보다 앞섰는데, 5년 사이 상황이 크게 바뀐 것이다. 소비자들의 소비형태가 온라인쇼핑 확대,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유통 업태가 크게 변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이번 21대 국회가 열리자마자 3건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의원입법으로 발의됐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유통기업에서 IT·스타트업 기업으로 소비자들의 구매처가 바뀌고 있는데 정부와 국회는 언제까지 출점·영업시간 제한과 같은 구시대적 규제에만 목을 맬 건지 궁금하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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