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위험자산 시장을 흥분시킨 재료는 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초기 임상시험에서 긍정적 결과가 나왔다는 소식이었다.
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 후보에 대한 1단계 임상 결과 피실험자 45명 전원에 항체가 생성됐다고 발표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AID)과 협업해 백신 연구를 진행해온 모더나는 지난 3월부터 1상 시험에 돌입한 바 있다.
위험선호가 이어지는 분위기 속에서 유가도 점프하면서 30달러를 넘어섰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사흘 연속 상승해 지난 3월11일 이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 백신에 대한 기대 속에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원유 수요가 바이러스 사태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한 점도 유가 급등을 지지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6월물은 전장보다 2.39달러(8.1%) 높아진 배럴당 31.82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는 2.31달러(7.11%) 오른 배럴당 34.81달러에 거래됐다.
■ 코로나 백신 기대에 뉴욕 주가 3% 내외 급등..미금리는 0.7% 위로
미국채 시장은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 국채20년물 입찰 부담, 유가 급등 등으로 약세를 나타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8.21bp 오른 0.7265%, 국채30년물 수익률은 11.13bp 상승한 1.4395%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 금리는 2.42bp 오른 0.1692%, 국채5년물은 6.36bp 상승한 0.3718%를 나타냈다.
유럽에선 상대적으로 안전한 국채와 위험한 국채간 엇갈리는 금리 흐름이 나타났다.
독일 국채10년물 금리는 5.76bp 오른 -0.4752%를 기록한 반면 이탈리아 10년물 금리는 18.57bp 그락한 1.6639%를 나타냈다.
독일 금리는 코로나19 백신 기대와 240억유로의 국채 입찰 등으로 상승했으나 이탈리아에선 국채 기피현상이 크게 누그러지면서 금리가 하락한 것이다.
뉴욕 주가지수들은 3% 내외의 동반 급등세를 나타냈다. 백신 기대, 유가 급등 등이 위험선호를 강화시켰다.
다우지수는 911.95포인트(3.85%) 높아진 2만4,597.37에 장을 마쳤다. 6주 만에 최대 상승폭이었다. S&P500지수는 90.21포인트(3.15%) 오른 2,953.91, 나스닥은 220.27포인트(2.44%) 상승한 9,234.83을 나타냈다.
백신 기대로 리스크 온 분위기가 만연하자 달러지수는 급락했다. 뉴욕시간 오후 4시 기준 달러인덱스는 전장보다 0.79% 내린 99.61에 거래됐다. 장 초반부터 빠른 속도로 레벨을 낮췄다.
■ 대외 재료 살피면서 변화 가능성에 대비
국내 채권시장은 적극적인 방향을 못 잡고 있다. 국고3년 금리는 0.8%대 진입 후 5거래일 째 0.8%대 중후반을 기록 중이다. 국고10년물 금리는 1.3%대 후반에서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투자자들은 호재가 상당부분 반영된 상황에서 레벨 부담 때문에 추가적인 강세를 모색하는 일이 편하지 않다는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전날은 외국인이 선물 매수를 이어가면서 추가적인 금리 레벨 다운을 노렸으나 국내 투자자들이 매도에 힘을 주면서 금리가 올랐다.
미국 갈등 재연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위험자산이 오르는 모습을 보면서 채권시장 강세 분위기는 주춤해졌다.
이달 금통위의 금리 인하 가능성과 동결 예상이 맞서고 있는 가운데 국내 투자자들은 현재 레벨에서 더 가는 것은 조심스럽다는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일각에선 금리를 이번에 0.5%로 내리면 추가 인하는 어렵다는 점이 부담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은 매수세를 이어가면서 금리 인하에 대한 베팅을 이어가는 중이란 평가들도 적지 않다.
향후 2차, 3차 추경이 반영되면 국채 물량이 크게 늘어날 수 있고 기간산업 관련 채권까지 발행이 예비돼 있지만, 유동성 풍부하다거나 한은의 역할이 기대된다는 인식도 강하다.
이러다 보니 현재 레벨에서 방향성을 찾기 위해선 새로운 재료가 필요하다는 관점들도 제시되고 있다.
일단 미국에서 상당히 고무적인 코로나 백신 임상 결과가 나온 것으로 전해진 만큼 이와 관련한 후속 소식이 관심이다.
아울러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따른 미중의 헤게모니 싸움도 계속될 수 있어 미중 갈등이 글로벌 경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살펴야 한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