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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 회장, "핵심역량은 강화, 기존 사업구조는 혁신 필요"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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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4-27 00:00 최종수정 : 2020-04-27 13:58

그룹 계열사 쇼핑 통합 플랫폼 '롯데ON' 출격
사드·코로나19 줄타격 '호텔롯데 상장' 멀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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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한국금융신문 유선희 기자] 신동빈닫기신동빈기사 모아보기 롯데그룹 회장의 ‘뉴롯데’도 4년 차를 맞이했다. 뉴롯데는 그동안 경영권 분쟁과 불투명한 기업구조라는 안개를 걷어내고 신 회장의 원톱체제를 앞세운 투명경영을 실현하겠다는 그룹의 의지를 담은 비전이다.

지주사 전환부터 금융계열사 정리까지 마쳤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형제의 난으로 시작된 경영 비리 사건과 국정농단 사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도입 후폭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각종 악재가 줄줄이 따라붙어 그야말로 ‘사면초가’ 형국이었다.

◇ ‘줄타격’에 요원해진 호텔롯데 상장

신 회장은 2017년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뉴롯데’를 선포했다. 이에 따라 같은 해 10월 롯데지주 주식회사를 출범시키며 순환출자 고리 해소에 나섰다.

한국후지필름, 롯데상사, 롯데아이티테크 등 6개 계열사를 흡수‧합병하면서 지배력을 한 층 높였다. 지난해에는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등 금융계열사를 사모펀드에 매각했다.

일반지주회사가 금융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도록 한 현행 공정거래법을 충족하기 위해서였다. 롯데캐피탈은 지분 25.64%를 일본 롯데파이낸셜코퍼레이션에 내놓으면서 당장 털어야 하는 금융사 지분을 정리했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나선 지 4년째지만 마지막 퍼즐은 아직 맞춰지지 않았다. 종지부는 호텔롯데와 롯데그룹의 통합 지주사 설립이다.

현재 롯데그룹 지배구조는 ‘총수 일가→광윤사→일본 롯데홀딩스→호텔롯데→롯데지주→롯데그룹 계열사’로 연결된다. 롯데지주의 주주로 호텔롯데가 남아있는 ‘옥상옥’ 구조의 불완전한 지배구조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호텔롯데와 롯데지주 간 통합이 최종 과제다.

이를 위해 신 회장은 2015년부터 호텔롯데의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계열 회사들의 호텔롯데 지분 비율을 축소하기 위해서다.

호텔롯데가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되면 국내 일반 주주의 지분율을 높일 수 있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일본 기업’ 논란도 깔끔하게 종식할 수 있다.

그러나 호텔롯데 상장 추진은 올해도 어려워 보인다. 호텔롯데는 면세점, 호텔, 리조트, 놀이공원 등을 운영하고 있는데,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주 사업 부문에 큰 타격을 입어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여기저기서 나오기 때문이다.

케이프투자증권은 “롯데지주는 2019년 금융계열사 처분으로 지주사 행위 제한 요건을 충족하면서 완전한 지주사 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면서도 “다만 코로나로 호텔롯데의 주 사업부 부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호텔롯데의 상장은 다소 늦춰질 것으로 예상한다”는 전망을 내놨다.

업황 악화는 호텔롯데뿐 아니라 호텔신라 등 타 호텔·면세업체에도 영향을 줬다. 코로나19 확산에서 빚어진 다중시설이용 제한 및 출입국 통제 조치로 인한 출입국객 감소가 주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은 불가항력적인 요소다.

게다가 지난해 리스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거액의 리스부채 계상으로 차입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한 상태여서 경영 부담은 커지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호텔롯데와 호텔신라 등 국내 주요 호텔·면세업체의 합산 차입금은 지난해 10조를 돌파하면서 차입금 의존도는 42%로 급상승했다.

이를 근거로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9일 호텔롯데와 호텔신라의 장기신용등급을 '부정적 검토(Negative Review)' 대상에 올렸다.

이에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은 지난달 27일 롯데지주 정기 주주총회에서 호텔롯데 대신 계열사 상장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고 전해진다. 편의점 세븐일레븐 운영사 코리아세븐과 외식 사업을 하는 롯데지알에스 등이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 ‘게임체인저’ 강조...“지속 가능한 성장 발판 마련해달라”

연이은 대내외적 타격에 주력 계열사들이 휘청이는 가운데 신동빈 회장은 최근 신 회장은 올 초 신년사를 시작으로 올해 상반기 그룹 사장단 VCM(Value Creation Meeting) 회의까지 ‘게임체인저(Game Changer)’를 강조하고 있다.

관성적으로 행했던 기존 사업구조와 방식을 혁신하자는 것이 골자다. 대기업 총수와 경영인의 신년사·회의 발언은 으레 진행하는 행사처럼 보이지만, 경영자로서 현재 회사가 처한 상황과 이를 타개할 거시적인 전략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는 신년사에서 “핵심역량은 강화하면서 기존 사업구조를 효율적으로 혁신해 지속 가능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신 회장은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는 회사를 굳건히 지탱해 줄 핵심역량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우리의 장점을 효과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사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첫 VCM에서도 변화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회의에서 신 회장은 지난해 실적 부진을 지적하며 “현재와 같은 변화의 시대에 과거의 성공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기존의 성공 스토리와 위기 극복 사례, 관성적인 업무 등은 모두 버리고 우리 스스로 새로운 시장의 판을 짜는 게임 체인저가 되자”고 강조했다. “현재 경제 상황은 과거 우리가 극복했던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와는 완전히 다르다”며 “저성장이 뉴노멀이 된 지금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지속 성장이 아니라 기업의 생존이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과거의 성공방식도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의 성공 방식에 매달리거나 현재의 상태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며 “롯데그룹은 많은 사업 분야에서 업계 1위의 위치를 차지하고 성장해왔지만, 오늘날도 그러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며 적당주의에 젖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변화를 위해서는 직원 간 소통이 자유로운 유연한 조직문화를 정립하고 직원들에게 변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심어주는 것이 필요한데 아직까지 미흡한 점이 있는 것 같다”며 “모든 직원이 ‘변화를 반드시 이뤄내겠다’,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추고 열정과 끈기로 도전해 나가는 위닝 컬처(Winning Culture)가 조직 내에 자리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진행된 임원 인사 역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세대교체라고 설명했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중순에 계열사·사업부 수장 19명을 교체했다. 롯데지주는 황각규, 송용덕 부회장 투톱 체제로 전환했고, 유통 BU는 강희태닫기강희태기사 모아보기 부회장, 호텔&서비스BU는 이봉철 대표를 선임했다.

신 회장은 “지난해 말 진행된 임원 인사는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여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젊은 리더들을 전진 배치한 것”이라며 “이 자리에 모인 임원들이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 나가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사업 부문의 수익성과 미래 성장성을 면밀히 분석하고 이에 기반한 자원 배분과 투자를 진행해 달라”며 “시대에 뒤떨어진 부분이 있다면 전략 재검토를 빠르게 진행하고 미래를 위한 투자는 과감하게 수행해달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롯데지주 주가가 약세를 이어가자 회사 주식 매입에 적극 나서는 한편 급여도 반납하며 안팎 달래기에 힘쓰고 있다. 지난달 20일 신동빈 회장은 1주당 2만1052원에 롯데지주 4만7400주를 장내에서 매수했다.

자사주 매입 총액은 총 9억9786만원으로 지난해 연봉의 절반 수준이다. 신 회장의 보유주식 수는 기존 1228만3541주에서 1233만941주로 늘어났고, 롯데지주 보유지분도 10.47%에서 1.20%포인트 증가한 11.67%가 됐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주주 신뢰 회복을 위해 신 회장과 임원들이 자발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했다"고 말했다. 이달부터는 급여의 50%를 6월까지 자진 반납한다. 지주와 쇼핑·호텔의 임원들도 급여 반납 행렬에 동참했다.

◇ 신동빈의 야심작 ‘롯데ON’ 출격...‘맞춤형 추천’이 핵심

롯데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은 미래 성장동력인 계열사 통합 온라인 쇼핑몰 '롯데ON'(사진)을 정식 출범을 앞두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디지털 전환을 위한 핵심 사업으로 롯데온을 꼽으며 꾸준히 독려해왔다. 롯데온은 롯데그룹 7개 온라인쇼핑몰(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슈퍼, 롭스, 롯데홈쇼핑, 롯데하이마트)을 로그인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는 ‘범 롯데’ 플랫폼이다. 당초 지난달 선보일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이달로 미뤄졌다. 경기 침체가 이뤄진 상태에서는 ‘개점효과’를 충분히 누리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은 롯데온에 회사의 모든 역량을 쏟아부었다는 설명이다. 롯데 유통사의 상품을 포함해 2000만개에 달하는 상품을 갖출 예정이다. 전국 1만 개가 넘는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해 온·오프라인을 뛰어넘는 롯데만의 고객 최적화 온라인 쇼핑 플랫폼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국내 유통사 중 최대 규모인 3900만명 고객의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 맞춤형 쇼핑 공간 제공’을 경쟁 포인트로 내세웠다. 400여개의 상품 속성 정보를 세분화해 고객의 취향을 분석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이다.

예컨대 한 고객이 원피스를 구매한다고 가정하면 기본적인 정보 중 하나인 네크라인은 ‘헨리넥, 터틀, 오프숄더’ 정도의 분석을 하지만, 롯데온은 네크라인의 상품 속성을 기본 정보 외에도 반집업, 차이나, U넥 등으로 더욱 세분화한 상품 분석이 이뤄진다.

롯데는 지난해부터 고객이 하나의 아이디로 각사의 개별 앱에 로그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상태다.

그러나 백화점앱에서는 백화점 상품만, 마트앱에서는 마트 상품만 구매할 수 있어 백화점앱에서 마트 상품을 구매하려면 앱 내에서 몰을 또 한 번 이동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개인, 법인 판매자의 상품을 함께 입점하는 오픈마켓은 물론 이외 롯데슈퍼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롯데프레시를 활용한 새벽배송, 해외직구도 확대한다. 온·오프라인을 연결해 모든 상품을 가까운 롯데 매장에서 받을 수 있는 ‘옴니채널’을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온라인 유통 채널의 거점으로 삼겠다는 뜻이다. 그간 오프라인 채널에서 강점을 보여온 롯데쇼핑이 롯데온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관심 요소는 롯데온의 출시 이후 시장 파급력이다. 이미 이커머스 업계는 쿠팡, SSG닷컴, 이베이코리아, 11번가 등 유력 선두주자들이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신규 사업자가 유의미한 점유율과 재이용율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시장이라는 뜻이다.

롯데쇼핑은 수익구조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 줄어든 17조6328억원, 영업이익은 28.3% 줄어든 4279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업계 경쟁 심화 등으로 영업 환경은 좋지 않았다.

1분기 실적 발표 전이지만 한국기업평가는 롯데쇼핑의 무보증사채 등급 전망을 'AA 안정적'에서 'AA 부정적'으로 지난 14일 변경하며 "롯데쇼핑의 등급전망 변경은 코로나19로 이익 감소 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재무안정성 저하 가능성이 상승했기 때문"이라며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수익성이 2019년 수준으로 회복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유안타증권은 롯데쇼핑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6%, 57%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대내외적 우려를 인식한 듯 롯데쇼핑은 지난달 27일 열린 주주총회 자리에서 수익성 개선에 중점을 둔 운영전략을 발표했다.

비효율 점포 및 부진 사업을 정리하는 과감한 구조조정의 조속한 완료, 백화점·마트 등 각 사업부별 운영 전략 실행 등이었다. 이 자리에서도 롯데온은 ‘신성장 동력 확보’ 수단으로 소개됐다. 롯데는 롯데온을 통해 오는 2023년까지 온라인 취급액을 20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 학 력 〉
- 1980 콜럼비아대학교 대학원

〈 이 력 〉
- 1981 노무라증권 런던지점 근무
- 1990 호남석유화학 상무
- 2004 롯데그룹 정책본부 본부장
- 2011 롯데그룹 회장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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