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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정부 이상으로 적극적인 한은.."한은법 내에선 뭐든 할 수 있다"

장태민 기자

chang@

기사입력 : 2020-04-09 14:44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적극적인 시장 안정 의지를 피력했다.

이 총재는 금리인하 여력이 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시장 안정을 위한 적극적인 대응을 공언했다.

■ 5월 인하 가능성 열어둬..1%대 성장 쉽지 않아

9일 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예상대로 동결됐으나 추가 인하가 멀리 있지는 않은 분위기다.

이 총재는 5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직접 말을 못 드리지만 금리 여력이 남아 있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한다"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 다음달 금리 인하도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재정정책, 통화정책 등의 영향을 지켜보면서 정책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뜻을 비췄다.

과거 이 총재는 여러차례 선진국 금리보다 한국 금리가 높아야 한다는 점을 거론했다.

하지만 최근엔 금리 실효하한을 과거보다 유연하게 보고 있으며, 한은법 내에서 뭐든 다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총재는 "금리 실효하한은 고정된 게 아니다"라면서 금리인하 여력이 남아 있음을 여러 차례 거론했다.

국내 성장경로에 대해 불확실성이 크다면서 기본 시나리오 하에선 올해 성장률 '플러스'가 가능하다고 했다.

하반기 상황이 개선된다는 점에서 보면 마이너스까지는 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1% 성장 가능성에 대해선 자신하지 못했다.

이 총재는 "1% 성장률을 콕 집어넣은 질문은 안 나왔으면 했다"면서 "1%대로 가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성장률, 물가 모두 기존 전망을 상당히 밑돌 것으로 보면서 적극적인 대응을 다짐했다

■ 국고채 단순매입 등 적극 활용..신용시장에도 적극 대응

한은이 최근 여러차례 밝힌 바 있지만 국채 매입 등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이 총재는 "오늘 오후 국고채 매입을 발표한다"면서 "국고채 수급안정, 시장안정을 위해 필요하면 적극적으로 매입한다"고 밝혔다.

한은 총재가 '특이하게도' 손수 이날 단순매입이 있다는 사실까지 시장에 알린 것이다.

한은은 또 신용시장 안정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우선 지난주 밝힌 바 있는 비은행금융기관 대출 문제에 대해선 현재 협의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재는 비은행 금융기관 대출과 관련, "회사채 안정 검토는 협의에 따라서 세부내용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대출 관련 결정이 나오지 않고 여전히 협의 중임을 시사하면서 "우량 회사채를 담보로 대출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신용시장 지원 방안 등에 대해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는 점을 밝혔다. 미국처럼 SPV를 통해 지원하는 방법 등도 거론했다.

이 총재는 "연준처럼 특수목적법인을 통한 정부 보증 하에 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아무튼 SPV를 세워 CP나 회사채 등을 직접 매입하는 정책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한은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 수준을 뛰어 넘어 뭐든 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한은 공개시장운영 대상 증권 확대..스프레드 안정 추구

이날 한국은행은 국채 및 정부 보증채로 한정돼 있는 단순매매 대상증권에 MBS와 특수은행채를 포함시키기로 했다. 오는 14일부터 시행되며, 유효기간은 2021년 3월 31일까지다.

한은은 공개시장운영 단순매매 대상증권에 △산업금융채권 △중소기업금융채권 △수출입금융채권 △주택금융공사 주택저당증권(MBS)을 포함하는 내용의 공개시장운영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금융기관들의 자금조달이 용이해지고, 자금조달 비용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산금채 등 특수은행채 매입을 통해 금융기관에 자금을 공급하게 되면 특수은행들은 보다 낮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회사채 매입에 활용하면 채권시장 안정에 기여하게 된다.

한은은 특히 특은채뿐만 아니라 주택금융공사 주택저당증권(MBS)도 단순매매 대상증권에 포함시켰다.

안심전환대출 등으로 MBS 보유 규모가 크게 늘어난 은행들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의도다.

한은은 또 현행 RP 매매 대상증권과 대출 적격담보증권에 예금보험공사 발행채권도 포함시켰다.

한은의 이런 조치들은 금리 스프레드 하향 안정에 기여할 것이란 평가 등이 나왔다.

A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한은이 MBS, 특은채까지 단순매입 대상을 넓혀줬다"면서 "시장 안정이 우선시되는 상황에서 요즘 한국은행이 아주 믿음직스럽다"고 말했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단순매입 대상이 넓어졌는데, 실제 단순매입을 많이 할지가 주목된다. 은행채까지는 스프레드를 안정시키겠다는 선언적 의미로 보인다"면서 "국고채도 단순매입하면서 결국 안정시켰듯이 한은이 만일의 사태를 대비한 포석을 마련했다"

고 평가했다.

C 증권사 관계자는 "한은이 유동성을 더 보강시키는데, 주변으로 퍼지기도 할 것"이라며 "1차적인 대상이 된 채권들이 더 달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 한은, 정부와 한몸 평가..할 수 있는 것 다 할 수 있다

한은은 과거에 보지 못한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정부와의 협력도 강조하고 있다.

한은은 현재 회사채 시장 주요 참가자인 증권사에 대해 우량 회사채를 담보로 대출해주는 제도를 한시적으로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보면서 정부의 실무자와 협의 중이다.

이주열 총재는 이와 관련, "한은법 80조를 통한 특정기업에 대한 여신은 기본적으로 중앙은행의 통상적인 기능을 넘어서는 이례적인 조치"라며 "그렇기 때문에 정부의 의견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아무튼 한은이 법에 막혀서 쉽게 지원할 수 없는 부분을 정부의 의견을 구해 해결책을 찾고 있는 상황이다.

D 은행의 한 매니저는 "한은과 정부가 마치 한몸처럼 움직인다"면서 "정부의 요구를 충실히 따르고 있어서 요즘 한은은 예전과 완전히 다른 느낌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위기를 계기로 정부와 한은의 관계가 돈독해졌다. 한은은 무엇보다 일단 위기 대응에 이것저것 가릴 게 아니라는 태도다. 정부가 허둥대는 모습에 한은이 책사로 나섰다는 평가가 보일 정도다.

E 증권사의 한 딜러는 "정부가 똥오줌을 못 가리면서 설레발을 치니까 한은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한은이 정책에 대한 인사이트를 갖고 접근한다기 보다는 미국을 흉내내면서 대응하는 느낌"이라며 "아무튼 한은의 단순매입 등으로 장단기 스프레드가 40bp 안쪽으로 한번 들어왔다가 다시 스팁되는 모습을 보일 듯하다"고 내다봤다.

또 한은이 최근 단시간에 지나치게 도비시하게 변하다 보니 채권시장 일각에선 의심스런 시선으로 이를 평가하기도 한다.

F 딜러는 "이동걸 산업은행장이 한은의 문제의식이 안일하다고 했다는데, 뭘 모르는 소리"라며 "오히려 이유가 궁금할 정도로 한은이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같으면 회사채 문제 등과 관련해 산은이 할 일을 한은에 떠 넘기고 있다. 정권맨이 수장으로 가 있는 산은이나 정부가 중앙은행을 농락하는 것인지, 한은이 알아서 정부에 기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했다.

이 딜러는 한은을 통하지 않아도 해결이 가능한 일에 한은이 적극 동원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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