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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실손보험은 가입 시점별로 △보장범위 △보상한도 △자기부담금(진료비 중 보험 가입자가 직접 부담하는 금액) △보험료 갱신주기 등이 다르다. 특히 2009년 10월 이전에 실손보험에 가입했다면 상품간 보장 변경 폭이 크다. 따라서 업계 전문가들은 본인의 건강상태, 향후 의료기관 예상 이용량 및 재정상황 등을 감안해 본인이 가입한 실손보험을 꼼꼼히 따져보고 상품 변경여부를 결정하는 것을 추천한다.
여기서 구실손의 보험료가 오는 4월 1일부터 9∼10% 오른다. 앞서 1월 표준화실손은 9~10% 인상, 신실손은 9% 인하했다. 보험연구원은 올해처럼 보험료가 매년 약 10% 인상된다면 현재 40세 남성이 70세에 부담해야 할 보험료가 약 17배 정도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구실손 보험료 3만8237원은 30년 후 67만7213원까지 증가한다. 표준화실손의 경우 70세에 44만 원 정도로 오른다. 반면 신실손 보험료는 같은 기간 1만4794원에서 25만8146원으로 증가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이같은 보험료 변동의 원인은 기존 실손보험(구실손+표준화실손)에서 보험사가 적자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누적 기준 손해보험사의 실손보험 위험 손해율은 130.9%에 달했다. 위험 손해율이란 발생손해액을 위험보장을 위한 보험료로 나눈 비율을 말하는데, 업계에서는 통상적으로 적정 손해율을 78~80%로 본다.
업계 관계자는 “구실손과 표준화실손은 보험영업 악화의 원인으로 꼽힌다”라며 “과잉진료 등으로 과거 판매했던 실손보험에서 손해율이 크게 증가하는데, 바꿔말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만큼 보장과 혜택이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가입 시점별 실손의료보험 변화.
신실손은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2년간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는 경우 보험료가 약 10% 할인된다는 특징이 있다. 다만 앞선 보험들에 비해 자기부담금 비율이 20%로 높아졌으며 치료비가 비싼 도수치료, 비급여 MRI, 비급여주사 등이 특약으로 분리됐다. 특약에 대해서는 자기부담금 비율 30%가 적용된다.
전문가들은 본인의 재정 상황과 병원 이용 횟수 등에 따라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업계 관계자는 "평소 병원에 자주 다니거나 비급여 진료항목에 대한 이용이 많다면 구실손을 유지하는게 낫다"라면서 "보험료 인상이 크게 부담스럽거나, 젊고 건강하다면 갈아타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웬만하면 구실손을 유지하는게 낫다"면서 "하지만 실직으로 소득이 줄어든 분들에게 갈아타는 걸 권하긴 한다"고 말했다.
신실손으로 갈아타고자 할 경우에 주의해야 할 내용도 있다. 보험료는 갱신 주기가 돼야 오르기 때문에 갱신까지 오래 남았다면, 갱신 전까지 기다리다 갈아타는 것이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또 노령층의 경우에는 병력과 고연령 탓에 기존 실손보험을 해지하면 타 보험사의 신규가입이 어려울 수도 있다. 이 경우 실손보험을 가입한 보험사에 계약전환을 요청하면 된다. 보험사에서는 전환용 상품을 판매하고 있어 한 번의 계약전환 청약으로 최소한의 인수심사만을 거쳐 신실손으로 변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