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규일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27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경제전망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이환석 한은 조사국장은 27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경제전망 설명회에서 “코로나19 진행 상황을 예단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단기적으로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불가피하다”며 “2~3월 실물경제지표가 크게 둔화되고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지난해 1분기에 못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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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한은은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2.1%로 0.2%포인트 낮췄다. 정규일 한은 부총재보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 하향은 지난해 11월 전망 이후 경기 흐름과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심리 위축 등이 반영된 결과”라며 “코로나19 사태의 향후 전개양상 등으로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2분기 성장률이 브이(V)자로 반등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염병으로 인한 경제충격은 구조적인 것이 아니고 일시적이기 때문에 초기에 부정적 영향이 집중되고, 전염병 확산이 진정되면 그동안 억눌렸던 부분이 빨라지는 것이 일반적인 패턴”이라면서도 “코로나19 확산을 정확히 예측하긴 어렵기 때문에 2분기에 V자로 급격히 반등한다고 단정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은은 국내 성장경로의 상방 리스크로 정부의 확장적 경기대응정책, 미·중 무역협상 진전 등에 따른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 완화 등을, 하방 리스크로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반도체 경기 회복 지연 등을 꼽았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11월 제시한 2.4%를 유지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올해 중 1.0% 내년 중 1.3%로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정 부총재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에 대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제유가 하락과 국내 서비스 수요 감소가 물가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편으로는 코로나19에 따른 환율상승과 일부 제품 수급차질 가능성, 전·월세 가격 상승 등이 상승압력으로 작용하는 것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은은 이번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정부의 코로나19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도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 조사국장은 “추경 규모와 내역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파악하기로는 상당히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과거 사례를 참고해서 가정해 반영했다”고 말했다.
이어 “추경 시기는 3월 중 (국회에서 통과)되면 2분기부터 집행될 가능성이 있다”며 “연간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똑같은 금액이라도 4분기에 실시되는 것보다는 클 것이기 때문에 그러한 점도 이번 전망에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