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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유선의 좋은 말 쉬운 글] 말의 힘은 어디에서부터 나오는가

편집국

기사입력 : 2019-12-12 21:14

[황유선의 좋은 말 쉬운 글] 말의 힘은 어디에서부터 나오는가
눈에 보이지도 않고 손으로 만질 수도 없지만 사람을 사로잡을 수 있는 힘, 그것은 ‘말’이다. 말을 하는 데는 돈 한 푼 들어가지 않으나 그 힘은 실로 크다.

비용이 들지 않는 말을 통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은 이 세상에 차고 넘친다. 그래서 말 한마디로 천 냥 빚도 갚을 수 있다는 소리가 나왔다.

사람 간의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의 힘

단적으로, 말의 힘은 사람 간의 관계에서 발휘된다. 직장에서 상사와 부하직원 사이에는 말 한마디에서 역학관계가 드러난다.

부장이 신입사원에게 “이것 좀 신속하게 마무리합시다”라고 한마디 했을 때 신입사원의 머릿속은 바빠진다. 오늘 중으로 마무리를 하라는 것인지, 당장 아이디어를 내놓아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이삼일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른 사람보다 완벽하고 빠르게 결과를 내놓으라는 뜻인지 말이다. 그 신입사원은 이런 복잡한 상황을 미처 되묻기가 어려워 끙끙 속앓이를 하기 일쑤다.

말을 통한 역학관계는 호칭에서도 드러난다. 부장님과 대리는 다르다. 직책 뒤에 ‘님’을 붙이는지 여부에 따라서 서로의 마음가짐과 응대가 달라지기 마련이다.

또, 같은 부장이라도 ‘김 부장님’이라고 불릴 때와 ‘김 부장’이라고 불릴 때 그의 행동과 태도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말 한마디로 사람을 움직일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진정한 말의 힘이 발휘되는 순간은 사람의 마음을 바꿔놓을 때이다. 말은 철벽 같은 상대의 마음을 녹여내는 감동을 줄 수도 있고 오만한 상대에게 부끄러움을 불러일으키게 할 수도 있다.

부정적인 태도로 마주한 바이어의 마음을 돌려서 계약을 성사시키는 데 크게 일조하는 것도 말 한마디이고, 나의 자존심을 처참하게 짓밟은 상대가 아차 하며 얼굴을 붉히게 되는 계기도 내가 던진 말 한마디일 경우가 많다.

굳이 물리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더라도 말만 조리 있게 잘 풀어내면 오해가 풀리고 진심이 드러난다. 그것이 마음을 건드리는 말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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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성 있는 힘을 가지려면 느긋하게 말하라

말의 힘으로 사람의 행동을 바꾸고 마음을 돌릴 수 있지만, 여기에는 치명적인 차이가 있다. 행동을 바꾸려 하는 말에는 권위가 담기고 마음을 바꾸려는 말에는 느긋함이 담긴다. 위계를 발판 삼아 말함으로써 상대의 겉모습인 행동 가짐은 바꿀지언정 본래 모습인 속마음까지 돌려놓을 수는 없다.

마음을 움직이는 이른바, ‘느긋한 말하기’가 가져오는 효과는 의외로 많다. 우선, 상대가 들을 때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 내 마음이 느긋하기 때문에 말하며 무리수를 두지 않게 되고 조금이라도 상대에게 강요하는 듯한 인상을 풍기지 않는다.

이런 상태에서는 말의 진정성이 돋보인다. 내 의도가 온전히 전달되고 상대는 이런 나에게 마음을 더 쉽게 열기 마련이다. 중요한 계약을 앞두고 있거나 협상을 해야 할 때 느긋한 태도로 말하는 사람에게 주도권이 넘어가는 것은 당연하다.

다음으로, 어떤 상황에서라도 일단 내 마음이 느긋하면 현실을 한발 떨어져서 바라보는 여유가 생긴다. 비로소 나의 말 속에는 유머 코드가 작동될 여지가 생긴다. 누가 봐도 황당하고 답이 안 보이는 갑갑한 일에 직면했어도 느긋하게 한두 발자국 떨어져서 바라보면 생각보다 내가 심각한 상태에 처하지 않았음을 발견하게 된다.

어려움을 당한 현 사태를 넉살 좋게 풀어내는 말하기는 이런 느긋함을 통해서 나올 수 있다. 역경 속에서도 웃음기 있는 말을 던질 수 있는 나를 보면서 사람들의 마음은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그때부터는 나의 말에 공감할 뿐 아니라 내 말을 존중하게 된다.

나의 말하기 습관을 되돌아볼 시간

연말이다. 한 해를 돌아보며 마무리하는 시기가 또다시 돌아왔다. 올해는 나의 말하기 습관이 어땠는가 반추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좋겠다. 말을 하는 사람도 즐거워야 하고 말을 듣는 사람도 즐거워야 한다.

내 속이 편해야 듣기 좋은 말이 나오고 그런 말이 결국 마음을 동하는 힘 있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말이 된다. 특히 내 말을 사람들이 좀 더 많이 알아주기 원한다면 이를 꼭 명심해야 한다.

상황이 좋건 싫건 느긋한 마음가짐으로 유머 섞은 말하기를 나의 습관으로 만들어보자. 먼저 내가 변할 것이고, 다음은 내 주변 사람들이 달라질 것이며, 어느덧 나의 말은 큰 힘을 가진 말로 자리해 있을 것이다.

[황유선의 좋은 말 쉬운 글] 말의 힘은 어디에서부터 나오는가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1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황유선 언론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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