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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정의선 체제’ 1년, 차량·전략·조직 ‘세대교체’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19-09-09 00:00

신성장 전략 확실한 포석 거듭
위상 걸맞은 지배구조 개편 고심

▲사진: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사진: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현대차그룹이 ‘정의선 체제’로 개편된지 1년이 지났다. 정의선닫기정의선기사 모아보기 부회장은 2018년 9월14일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5월 현대차그룹이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현대차그룹의 동일인(총수)은 여전히 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정몽구 회장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정 부회장의 활발한 경영활동을 미뤄볼 때 현대차그룹이 사실상 ‘3세 경영’ 시대를 맞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정 부회장이 3월 현대차·현대모비스 대표이사로 선임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그는 기아차 이사회에서도 사내이사로 신규선임되며 핵심 3개 계열사에 대한 책임경영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 신형 디자인·엔진·플랫폼 새시대 새차 ‘3박자’

8세대 신형 쏘나타에는 차세대 디자인·플랫폼·엔진 등 ‘현대차 미래’가 적용된 차량이다.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는 현대차의 새 디자인 언어다. 예술적 가치를 내건 기존 플루이딕 스컬프처’ 보다 혁신성을 강조한 점이 특징이다.

그간 현대차는 전차종에 비슷한 모습을 적용한 ‘현대차 패밀리룩’을 강조했다면, 향후 디자이에서도 차종별 타깃층을 고려해 다양한 형태의 파격을 보여준다는 방침이다.

차량 뼈대에 해당하는 플랫폼도 새롭게 개발했다. 플랫폼은 각 완성차 업체의 핵심 토대라고도 불린다. 플랫폼에 따라 연비·안전·무게·주행성·내부구조 등 차량 기본 성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 신형 플랫폼은 부품공용화율을 10% 이상 높여 개발 비용을 절감하고, 개발시간도 단축시킬 수 있다.

엔진 역시 ‘스마트스트림’이라고 명명한 3세대 모델로 교체된다. 특히 출시가 임박한 쏘나타 터보에는 ‘스마트스트림 G1.6 GDi’ 엔진이 최초 장착된다.

여기에는 신기술인 ‘CVVD’가 적용된다. 기존 CVVT 기술은 밸브 개폐 시점을 제어하는 기술이라면, 신규 CVVD는 엔진 작동 조건에 따라 흡기 밸브가 열려있는 시간을 제어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엔진 성능과 연비를 향상시키고 배기가스도 줄일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CVVD 기술 적용 시 엔진 성능은 4% 이상, 연비는 5% 이상 향상되며 배출가스는 12% 이상 저감된다”고 밝혔다.

◇ 중국사업 재건 위해 성장전략 선회

정 부회장은 SUV 신차를 늘려 미국을 중심으로 실적 회복에 성공하고 있다. 다만 중국에서 부진은 계속 되고 있다.

2015년을 정점으로 지난해까지 지속된 현대차가 하락세는 중국사업의 흥망성쇠와 궤를 같이했다.

이른바 ‘사드 보복’이 직격탄이 됐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시장 대응에 늦은 측면이 더 강하다는 지적이다.

그간 현대차 중국 전략을 요약하면 공격적인 생산기지 확장을 통한 물량 밀어내기, 일종의 박리다매 전략이였다.

예를 들어 중국자동차연석회의 판매통계 데이터에는 현대차 아반떼(MD·AD)와 아반떼ID(2세대 위에둥)이 함께 잡힌다. 10년 전 개발한 차량과 최근 나온 신차를 함께 시장에 내놓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중국 자동차업체가 경쟁력 있는 저가형 모델을 쏟아내고, 현지 소비자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며 이같은 성장전략에 한계가 왔다는 것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중국 사업본부장을 전격교체 하는 등 대규모 인사쇄신을 통해 사업전략 수정을 예고했다.

현대차·기아차는 지난 상반기 실적발표에서 “중국에서 당장 손익·판매보다 2~3년 중장기적 브랜드 가치 제고에 주력하겠다”고 한목소리로 밝혔다.

기아차 재경본부장 주우정 전무는 “단기적인 판매목표를 위해 우리가 가야할 길을 놓쳤다”고 반성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CEO의 결단이 없다면 사업전략 수정은 쉽지 않은 결정”이라며 “최근 현대차·기아차 1공장 가동중단·폐쇄 등 대규모 구조조정은 장기적으로는 사업 정상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현대자동차 중형세단 쏘나타(DN8).

▲현대자동차 중형세단 쏘나타(DN8).

◇ ‘기업문화 혁신’ 박차

정 부회장은 내부적으로는 조직문화 혁신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기아차는 이달부터 새로운 인사제도를 실시했다. 이에 따라 일반직 직급은 기존 6단계에서 4단계로 단순화하고, 호칭도 ‘매니저·책임매니저’로 통일했다. 개편 과정에서 직접 임직원들 의견을 듣고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밖에 현대차·기아차는 올해 기존 6단계이던 임원 직급도 4단계로 축소했다. 또한 임원 정기인사를 폐지하고, 수시인사로 전환했다. 양재본사에는 복장 자율화, 출퇴근·점심시간 유연화를 도입했다.

전통 제조업 이미지가 강해 보수적이라고 평가받는 현대차그룹에 자율·창의성을 심어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한 조직으로 변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현대차 사내이사에 오른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 사장의 행보는 내부임원에 대한 메세지가 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비어만 사장은 제네시스 GV80 등 개발신차 점검 차 독일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는 차량개발담당 뿐만이 아니라 판매전략을 담당하는 상품본부 임원들이 함께 했다.

부서 사이에 업무분담이 명확한 그룹 기업 문화에 비춰볼 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부서간 보이지 않는 이기주의를 없애고 조직경쟁력 강화를 위한 메시지”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 제네시스 미국 성과·지배구조 개편은 과제

한편 정 부회장은 제네시스 미국 판매와 지난해 주주반발로 무산된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제네시스는 올해 미국에서 G70 판매 증가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 다만 제네시스가 목표로 한 연간 3만1000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제네시스는 내년 GV80을 통해 한 단계 더 도약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서는 ‘주주·정부규제·비용 문제를 만족시키는 ‘묘수 찾기’를 고심하고 있다. 올해 재추진한다는 전망이 많지만, 무리하게 올해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올초 현대차 주총에서 사외이사·배당정책 등과 관련해 주주들이 엘리엇 대신 사측 의견을 들어줬듯 현대차의 변화에 대한 시선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관계자는 “현대차그룹 각 계열사들이 실적 개선세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 정 부회장 입장에서는 급할 게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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