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은 국회에 제출하는 법정보고서인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5월 이후 심화한 미·중 무역분쟁은 글로벌 경기 및 교역에 관한 불확실성을 증대시킴으로써 우리나라의 수출물량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특히 6월에는 글로벌 교역 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 반도체, 자동차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한 대부분 품목에서 수출물량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전년 동기 대비 우리 수출(통관 기준) 감소폭은 올해 1~4월 중 –6.9%에서 5월 –9.7%로 확대된 데 이어 6월 –13.7를 기록했다. 수출물량지수 증감률은 작년 4분기 7.0%에서 올해 1~4월 -1.4%, 5월 –3.3%, 6월 –7.3%로 감소를 지속했다.
한은은 세계교역 관련 불확실성 증대가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분석을 통해 살펴보기 위해 기관별 국내총생산(GDP) 전망의 분산 정도를 측정해 글로벌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을 추정했다.
그 결과 지난해부터 미·중 무역갈등 이슈가 제기될 때마다 불확실성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올해 5~6월에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한은은 “이러한 경제 관련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교역 상대국이 수입을 미루어서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Novy and Taylor(2014) 등의 방법론을 원용하여 분석한 결과 불확실성 증대가 우리 수출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한은은 5월 이후 정보기술(IT) 부문으로 확대된 미·중 무역갈등은 반도체 경기 회복을 지연시키면서 반도체 수출물량 회복세를 둔화시키는 한편 단가하락에도 영향을 미쳐 우리 수출 감소폭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이는 미국의 중국 기업 거래제한 등으로 인해 글로벌 IT 관련 투자가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된 데 주로 기인한다”고 전했다.
메모리 수요 관련 불확실성이 높아질 경우 반도체 수요업체는 신규 구매보다는 보유 재고를 주로 활용하려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반도체 단가하락 전망을 심화시키고 수요 회복을 제약하여 우리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지난 1월을 저점으로 반등하던 반도체 수출물량 증가세가 5월 중 상당폭 약화되고 메모리 단가 하락세도 6월 들어 심화됐다”고 덧붙였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