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 분쟁 격화로 정보기술(IT) 세트 수요 둔화 우려가 재차 커졌지만, 급속한 원화 약세가 수반되고 있어 국내 부품 업계는 상대적으로 우호적일 것”이라며 “같은 시기 엔화 가치는 강세를 보임에 따라 일본과 경합도가 큰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배터리, 카메라모듈 등의 경쟁 환경이 호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날 원·달러 환율은 1189.4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1분기 평균 1125원과 비교해 64원(5.7%) 상승한 수준이다. 전일 장 마감께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은 100엔당 1085.57원으로 1분기 평균보다 6.2% 올랐다.
김 연구원은 “전기전자 부품 주요 3사의 경우 매출액 규모에 비례해 삼성SDI, 삼성전기, LG이노텍 순으로 원·달러 환율 상승 시 영업이익 증가 규모가 크다”며 “연간 영업이익 규모를 반영한 이익 증가폭은 LG이노텍, 삼성SDI, 삼성전기 순으로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분기 경영 계획이 1분기 평균 환율 수준에서 가정된 것을 감안하면 부품 3사의 분기 영업이익은 예상보다 이론적으로 300~400억원 가량 증가할 여지가 있다”며 “물론 수요 등 거시 환경 악화 영향이 일부 상쇄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채산성과 직결된다면 원·엔 환율은 일본 업체들 대비 국내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으로 반영된다”며 “통상적으로 MLCC가 일본 업체들과 경합도가 가장 크고 배터리, 카메라모듈, LED, 연성PCB 등도 경합도가 큰 편”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수요 둔화 우려가 한국과 일본 양국 부품 업계에 공통된 상황인 반면, 환율 여건은 국내 업체들에게 차별적으로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이에 비해 세트 업체인 LG전자는 환율 영향이 복합적이지만, 경험상 달러화 강세 및 이종 통화 약세가 TV 사업에 부정적”이라며 “2분기에도 가전은 선전하겠지만, TV 수익성에 대한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