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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한은 총재의 전략적 발언..그리고 경기비관론 힘 빼는 외인 주식 매수

장태민

기사입력 : 2019-01-25 15:16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전일 금통위를 맞아 한국은행은 성장률과 물가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도 금리인하 기대에 대해선 확실한 선을 그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총재는 전날 금리인하 가능성을 묻는 질문들에 대해 "인하를 논할 단계는 아니다"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현재의 금리 수준 자체도 완화적이라고 평가했으며, 금융안정 차원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총재는 "가계부채는 어떤 기준으로 보더라도 총량 수준과 증가속도 측면에서 높은 게 사실"이라며 "가계부채가 금융시스템의 안정 유지, 혹은 대외 평탄 등에 있어서 부담이 되는 수준으로 누적이 되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 전망하향 불구 매파적으로 나온 한은 총재...상당히 준비한 전략적 행동 가능성

대내외 여건으로 국내 경기 둔화에 대한 인식이 강화됐지만, 이 총재는 금리인하 기대감에 대한 여지를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 총재는 작년 10월 전망 당시보다 0.1%p 낮춘 성장률 전망(2.6%)에 대해선 "하향 조정했지만 지난해와 비슷한 성장세"라고 평가했고 0.3%p나 낮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1.4%)과 관련해서는 "유가 하락과 복지 정책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의 적지 않은 참여자들은 당시 이 총재의 이런 태도에 대해 어차피 시간이 흘러가면 한은이 전망치를 더 내리고 금리인하 기대가 강해질 수밖에 없다고 보기도 했다.

하지만 이 총재의 이런 태도를 두고 일각에선 '상당히 계산된 행동'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향후 경기 상황이 안 좋아지고 성장률을 더 낮춰야 할 수도 있지만, 일단 통화당국 입장에선 지나치게 경기 악화에 무게를 두는 채권시장 등을 견제하려 했던 것 아닌가 하는 평가도 있었다.

한국은행의 한 직원은 "개인적으로 경기가 망가지고 있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 특히 채권시장의 경기 비관론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면서 "총재는 이런 비관적 시각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발언을 다소 호키시하게 들리게 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기에 하방 압력이 작용하지만, 경기가 크게 추락한다기 보다는 지루한 박스권에 갇혀서 다소 아래 쪽으로 움직이는 그런 정도의 움직임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 주식시장으로 가파르게 유입된 외인 자금..하이닉스 주가 연초 저점보다 30% 넘게 올라

자료=코스콤 CHECK, 최근 가파르게 오른 하이닉스 주가

자료=코스콤 CHECK, 최근 가파르게 오른 하이닉스 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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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최근 외국인의 국내 주식매수세가 상당히 돋보인다. 외국인은 최근 13거래일 가운데 12일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코스피 현물을 순매도한 22일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1천억원 미만에 그친 데다 이날 외국인은 선물을 대거 사들이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후 24일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5천억원 가량 대거 순매수한 뒤 이날은 6천억원 넘는 순매수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이 한국 주식 매수세로 이미 돌아선 것이란 진단도 나오고 있다.

운용사의 한 시스템펀드 매니저는 "현재 한국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가파르다"면서 "이머징 마켓 ETF 상황을 보면, 신흥국 가운데서도 한국으로의 자금 유입이 상당히 도드라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제 마이크론이 7% 오르고 오늘 하이닉스도 같이 오른다. 반도체 주가가 최근 크게 올랐고 또 계속 오른다"면서 "사실 올해 들어 단기에 주가가 이렇게 오를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변에 보면 2100을 단기고점으로 본 사람이 많았으나 쉽게 뚫고 올라갔다"면서 수급 요인과 경기 비관론의 선반영 등으로 분위기가 확연히 변했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전일 금통위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금융시장 특유의 과장하는 성향'을 거론하기도 했으며, 반도체 비관론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당시 이 총재는 "시장 우려는 실제 관측되는 것보다 좀 더 비관적인 게 사실이다. 시장은 선반영하고 민감하게 반영하는 성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들을 감안할 때 이 총재가 '물가, 성장률 동시 하향 조정'과 함께 상당한 각오를 하고 간담회에 임한 것으로 보는 의심하는 시선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총재는 특히 수출 우려에 대해 "물량 기준으로는 견조한 증가세"라는 언급을 내놓았고, 반도체 부진에 따른 한국 수출 우려에 대해선 "반도체 경기 조정을 일시적으로 보는 전문기관이 많다"고 지적했다.

사실 최근까지 국내 수출을 선도해온 반도체의 부진이 경기 우려를 더욱 키운 측면이 있지만, 반도체 전문 분석가들 사이엔 하반기 반등을 보는 견해가 많다.

반도체 관련 주가는 먼저 움직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1월 4일 5만 6천원대까지 하락했지만, 현재는 7만4천원대까지 올라섰다. 올해 연초 저점에 비해 주가가 30% 이상 급등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이날 채권시장은 이날 주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밀리지 않고 있다. 수급 요인 등에 의해 밀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채권시장에선 금리가 못 오르는 이유를 놓고 경기 악화를 미리 반영하는 흐름이라는 평가도 많다. 하지만 주식 반등세나 경기 비관론이 과도하다고 보는 쪽에선 이자율 시장이 현재 변화에 둔감하다는 진단도 하고 있다.

한 채권 매니저는 "이자율 시장이 이 총재의 매파적 발언에 주눅들지 않았고 오늘 주가가 급등하는 상황에서도 안 밀린다"면서 "수급의 힘이 대단하긴 하지만 이럴수록 앞날은 더 걱정 된다"고 밝혔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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