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3시40분 미국채 벤치마크인 10년물 수익률은 2.879%로 전장보다 3.3bp(1bp=0.01%p) 낮아졌다. 초반부터 하락세를 타며 3개월 만에 최저인 2.828%로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후 주가가 낙폭을 줄이자 따라 움직였다.
금리정책 전망을 반영하는 2년물 수익률은 6.1bp 급락한 2.766%로 장을 끝냈다. 오전장 후반 2.685%로까지 떨어졌다가 소폭 되올랐다. 물가전망 및 유가변동에 민감한 30년물 수익률은 3.152%로 1.9bp 내렸다. 5년물 수익률은 3.4bp 하락한 2.755%를 나타냈다.
시장에서 경기침체 신호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10~2년물 수익률격차는 장중 한때 13.60bp로 넓혀졌다. 전 거래일에는 10년여 만에 최소인 9bp로까지 좁혀진 바 있다.
금리선물시장에서는 12월 금리인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가운데 내년중에는 한차례 인상만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달 전만 해도 두 차례 인상 가능성이 우세했는데 최근 들어 긴축 기대가 빠르게 후퇴한 모습이다.
유럽 주요국 국채 수익률은 방향이 엇갈렸다. 뉴욕시간 오전 12시 기준, 독일 분트채 1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4.4bp 낮아진 0.234%를 기록했다. 국제유가와 글로벌 주가가 급락하면서 안전자산 매력이 강해졌다. 이날 유럽 주요국 주식시장은 3% 내외 폭락세를 기록했다.
반면 이탈리아 10년물은 수익률은 15bp 급등한 3.207%에 거래됐다. 집권당인 동맹당이 내년도 예산안 수정에 반대하고 있다는 소식통 발언이 나왔다. 금융시장 전반의 위험회피 심리도 이탈리아 수익률 급등세에 일조했다. 같은 만기 스페인 국채 수익률은 0.4bp 상승한 1.458%를 기록했다. 영국 길트채 1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7.7bp 내린 1.097%를 나타냈다. 오는 11일 브렉시트 합의안 의회 표결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팽배한 상황이다.
■글로벌 채권시장 주요 재료
미 서부텍사스원유(WTI)가 2.7% 급락했다. 이틀 연속 하락세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기총회가 결과물 없이 종료되면서 실망 매물이 출회했다. 미 주간 원유재고 급감 소식이 낙폭을 일부 줄였으나 약세를 되돌리지는 못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는 전장보다 1.40달러(2.65%) 급락한 배럴당 51.49달러에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50.23달러로까지 떨어졌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는 1.50달러(2.44%) 떨어진 배럴당 60.06달러에 거래됐다. 한때 58.36로 내리며 일중 저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월초 중국 화웨이 런정페이 회장 딸인 멍완저우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미국의 대 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캐나다 벤쿠버에서 체포됐다고 전일 캐나다 언론이 보도했다. 그는 7일 법정에서 심리를 받을 예정이며, 미국으로 송환될 가능성도 크다고 한다. 캐나다 주재 중국 대사관은 전일 홈페이지에 “캐나다 당국이 미국 요청으로 두 나라 법률을 어기지 않은 무고한 중국인을 체포했다”며 “멍 CFO를 빨리 석방하라”는 내용의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오후 중국 상무부는 “미중 무역협상의 궁극적 목표는 모든 관세를 제거하는 데 있다. 최근 미중 협상은 성공적이었다”며 “양국이 90일 안에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혀 미국과의 관계 악화를 피하려는 시도를 했다. 한편 미 당국은 적어도 지난 2016년부터 화웨이가 이란 제재를 위반했는지 조사해왔으며, HSBC홀딩스를 통해 이란과 불법 거래를 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한다.
지난 10월 미 무역수지 적자폭이 5개월 연속 확대, 10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10월 무역적자는 전월보다 1.7% 증가한 555억달러로 예상치(550억달러)를 웃돌았다. 지난 2008년10월 이후 최대치다. 9월 수치도 540억 달러에서 546억달러로 상향 수정됐다. 대중 무역적자는 7.1% 급증한 431억 달러로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상품과 서비스 수출이 2110억 달러로 0.1% 감소한 반면 수입은 0.2% 늘어난 2665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나타냈다.
지난 10월 미 공장주문이 1년여 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10월 공장주문은 전월보다 2.1% 줄며 감소폭이 예상(-2.0%)보다 컸다. 9월 증가율도 0.7%에서 0.2%로 하향 수정됐다. 전년대비 공장주문은 8.3% 늘었다.
미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글로벌 경제성장세가 약해지면 미국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로버트 카플란 총재는 미 경제방송 CNBC 인터뷰에서 “미국채 장기물 수익률 흐름이 성장률 둔화 전망을 반영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무역분쟁 여파가 아직은 미 경제성장세에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 앞으로 파급효과가 나타날 확률이 높다”고 덧붙였다.
장안나 기자 godbless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