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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수수료 인하 압박… ‘인력 구조조정’ 경고등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기사입력 : 2018-10-27 10:21

가맹점 수수료율 추가 인하 추진에 카드사 집단 반발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가 작년 8월 수수료 인하 관련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가 작년 8월 수수료 인하 관련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금융신문 유선희 기자] 금융당국이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를 압박하고 나선 가운데 카드사 내부에선 이로 인한 '인력 구조조정' 위기감이 고조되기 시작했다. 정부의 잇따른 가맹점 카드 수수료 인하 조치와 법정 최고금리 인하, 카드 대출 규제 등 영업환경 악화에 올해 실적 전망에 먹구름이 짚게 드리우면서 회사가 비용 절감을 위해 인력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 들 수있기 때문이다.

◇ 금융당국 수수료율 인하 압박...카드사 '인력 감축 있을 수 밖에'

금융당국은 내년 카드 수수료 규모를 1조원 가량 낮추는 것으로 카드사와 논의중이다. 1조원은 지난해 8개 카드사 수수료 수익 11조 6784억원의 8.6%에 해당하는 수치다. 2015년 수수료 적격비용 산정 당시 6700억원 수준이었던 것에 비해 인하 규모도 커졌다. 1조원 가운데 7000억원은 밴(VAN)사 수수료 체계 개편, 소규모 가맹점의 수수료 환급제, 온라인 판매업자와 개인택시사업자에 대한 카드 수수료 인하 등 당국이 발표했던 방안들의 인하 효과를 합친 금액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최근 카드사가 수수료 인하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 추가로 3000억원 인하를 검토 중이다. 당국은 카드 업계가 과당경쟁이 일어나 마케팅비를 과하게 지출한다고 보고 그 비용을 줄여 수수료 인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카드업계는 “더 이상 인하 여력이 없다”며 반발 중이다. 또 정부가 최고금리를 연 24%에서 연 20%로 낮출 방침에다가 이달 31일부터는 카드사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시범 도입돼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카드 대출 관리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 수익성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인 것이다.

카드업계 관계자 A씨는 “마케팅 비용의 70~80%는 고객 혜택으로 돌아간다”며 “마케팅 비용 절감하려 고객 서비스를 축소하는 건 기존 카드 이용자들 혜택이 줄어드는 것”이라고 크게 반발했다.

카드업계 관계자 B씨는 “자금 조달 금리와 비용은 오르는데 카드론, 현금서비스 같은 대출 금리도 못 올리고, 수수료는 낮춰야 하니 회사 수익이 자꾸 줄어들고 있다”며 “지출을 줄이기 위해 내부 인력 감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카드노조, “구조조정 피해는 카드 배송, 모집 노동자가 가장 먼저 받을 것”

인력 구조조정 경고등에 가장 기민하게 반응한 건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다. 6개 카드사(신한·KB국민·비씨·롯데·하나·우리)로 구성돼 지난해부터 정부의 일방적인 카드 수수료율 인하 정책 반대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4일부터는 금융위원회와 청와대 앞에서 ‘여론몰이식 수수료 인하 정책 추진을 즉각 중단’을 주장하며 릴레이 1인 시위를 펼치다가 더불어민주당이 17일 민생경제연석회의 출범식에서 발표한 민생 의제에 ‘불공정 카드수수료 체계 개선 및 가맹점 협상권 확대’가 포함되자 이에 반발해 지금은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장경호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 의장은 “마케팅 비용 대부분은 고객들 혜택으로 나가는데, 그 비용 축소하라고 해서 혜택을 줄이려고 하면 당국에서는 못하게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행 여신금융업법상 카드 상품이 출시됐을 당시 약관은 3년을 유지하고, 그 기간이 지나면 내용을 변경할 수 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은 현재까지 혜택을 축소한 내용의 약관 변경 승인을 한 건도 하지 않았다. 카드사는 금융당국에 ‘소비자 혜택 유지 기간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면 모든 손해는 카드사가 안고 가라는 거예요. 이렇게 되면 인력 감축이 있을 수밖에 없죠. 구조조정 피해는 가장 아래에 있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받게 되는 겁니다.” 수수료 인하가 사실상 강요되는 상황에서 서비스 축소도 자유롭지 못하다면 구조조정이 있을 수밖에 없고, 구조조정 피해는 가장 힘없는 카드 배송·모집 노동자가 받게 될 거라는 게 장 의장의 주장이다.

◇ 카드모집인 등 “생계형 사람이 많아 감축되면 생활이 어려울 것”

카드 부흥기인 1999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19년째 카드 모집인으로 일하고 있는 C씨는 “아직 카드사 노동자 감축 얘기는 들은 게 없지만, 모집인 줄인다고 하면 다들 큰일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만 해도 이 일(카드 모집인)로 19년을 일해서 먹고 사는데, 생계형으로 하는 사람들이 일자리 잃으면 생활이 어렵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C씨는 또 “모집인보다는 온라인 발급으로의 카드 마케팅 강화도 있고, 특히 타 기업 특화 제휴 카드 출시로 인해 (카드 발급) 매수가 줄어들어 갈수록 모집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1일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신용카드사의 카드 모집 비용 절감을 통해 수수료 인하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통적 카드 모집인 시스템은 회원 유치도 어렵고, 디지털화한 온라인 발급보다 운영 비용도 약 3배 가량 많다. 1조 규모 수수료 인하가 확실해진다면 카드사가 모집 비용 절감에도 나서 전통 카드 모집인들이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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