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을 팔라는 ‘매도’ 의견을 담은 미국계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의 보고서에 국내 바이오주 주가가 휘청였다.
13일 코스피 시장에서 셀트리온은 전 거래일 대비 4.23% 내린 26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셀트리온은 골드만삭스 보고서의 영향으로 장 초반 1~2%의 낙폭을 보였다. 장중 주가는 4.78% 급락하며 25만90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날 김상수 골드만삭스 연구원은 셀트리온의 목표주가를 14만7000원으로 하고 투자의견은 매도를 제시했다. 이는 10일 종가인 27만2000원의 절반 수준이다.
김 연구원은 셀트리온의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 진출에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한편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경쟁 심화를 우려했다.
그는 “유럽에서는 셀트리온의 램시마가 54%, 트룩시마가 27%의 시장 점유율을 각각 차지하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이러한 점유율이 재현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바이오시밀러는 미국에서 가격 매력이 작고 제도적 지원도 적으며 협력사의 마케팅 활동 역시 적극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지난해 10억 달러(약 1조1000억원)에서 2025년 140억 달러로 성장하겠지만 중국, 인도 제약사가 부상하면서 유럽 시장의 바이오시밀러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며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점쳤다.
유한양행에 대해서는 투자의견은 중립으로 했지만 목표주가는 전 거래일 종가보다 8% 낮은 21만2000원으로 했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과 유한양행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각각 7.44%, 2.39% 하락했다.
다른 바이오주들도 골드만삭스 보고서의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88%의 낙폭을 시현했다. 이어 셀트리온헬스케어(-4.37%), 신라젠(-8.46%), 메디톡스(-5.07%), 바이로메드(-3.01%), 에이치엘비(-3.07%), 셀트리온제약(-4.92%) 등도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김 연구원은 “현재 한국 제약사들의 신약 포트폴리오는 당뇨나 암과 같은 후발주자 포지션에 몰려있다”며 “대부분의 후발주자 회사들의 연구개발(R&D) 파이프라인 자산이 과대평가됐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러한 고평가된 밸류에이션은 향후 임상 결과와 상업적 성공 여부에 따라 정상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