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H투자증권은 지난 9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현지법인 출범식을 개최했다. (왼쪽부터) 문영태 NH투자증권 베트남 현지법인장, 김범구 주베트남대사관 국세관, 부 치 중 베트남 증권위원회 국제협력국장,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 이해송 금융감독원 하노이 주재 소장, 박대영 NH투자증권 경영전략본부장
이미지 확대보기◇ 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 등 베트남 보폭 확대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전날 베트남 현지 자산운용사인 ‘틴팟’(Tin Phat Management Fund Joint Stock Company)’ 지분을 100% 인수하기로 했다. 이후 지분 30%를 베트남 국유 자산 운용∙관리 기관인 베트남투자공사의 자회사 SIC에 넘겨 합작법인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로써 미래에셋은 2007년 설립한 합작 종합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 베트남 법인에 이어 자산운용 현지법인까지 갖추게 됐다.
국내 자산운용사가 베트남 법인을 설립하는 건 처음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06년 베트남 사무소를 설립하고 공∙사모 주식형, 혼합형, 기업공개(IPO) 등 펀드를 운용해왔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베트남 법인은 앞으로 펀드 운용에서 나아가 현지 투자자에게 판매할 신규 펀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베트남투자공사와 협업해 부동산, 인프라 등 다양한 대체투자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베트남 공모펀드 시장은 7조3000억원 규모로 성장했으며 47개 자산운용사가 진출해 있다. 박현주닫기

NH투자증권은 지난 9일 베트남 현지 100% 자회사인 NHSV(NH Securities Vietnam)를 출범했다. 2009년 베트남 현지 증권사인 CBV증권 지분 49%를 인수하며 합작법인 형태로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지 10년 만이다. 1년여 작업 끝에 지난해 말 잔여지분 51%를 추가 인수하고 이름을 변경해 이번에 정식 출범하게 됐다.
최근 외국인 투자자의 100% 지분보유가 가능해진 가운데 베트남의 빠른 경제성장과 동남아시아에서 차지하는 중요성 등을 감안한 결정이다. NH투자증권은 향후 증자를 통해 베트남 현지 리서치 및 자기자본투자(PI) 중심으로 이 법인을 운영하며 경영 정상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NH투자증권 베트남 법인은 완전 자회사 편입 작업을 추진하느라 지난해 ‘개점휴업’ 상태였다.
KB증권은 지난달 베트남 현지 자회사인 ‘KBSV’(KB Securities Vietnam)를 론칭했다. 작년 11월 베트남 현지 매리타임증권((Maritime Securities Incorporation) 지분 99.4%를 인수한 데 이어 이번에 이 증권사 법인명을 변경, 새출발에 나섰다. KBSV는 베트남 진출 기업에 자금조달을 주선하고 신사업 컨설팅 등을 지원하는 한편 현지 브로커리지 등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본사 글로벌 투자은행(IB) 사업 확대 전략과 IB 사업에 강점을 가진 옛 매리타임증권의 역량을 십분 활용해 현지 기업 지분매각, 기업공개(IPO), 국내외 인수∙합병(M&A) 등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고액자산가를 타깃으로 한 리테일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은 2010년 인수한 베트남 현지 법인인 KISVN(KIS Vietnam)에 대해 이달 초 38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이번 증자로 KISVN는 자본금이 900억원으로 늘면서 업계 7위로 뛰어 올랐다. 신용공여 한도가 이전보다 2배 가량 확대돼 브로커리지 사업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 연간 6%대 고속 경제성장, 주가 40%↑…“큰 수익은 못 될 듯”
작년에 베트남 경제는 6%대 고속 성장을 이뤘다. 이에 베트남 증시 성과도 탁월했다. 베트남 증시 벤치마크 지수인 VN지수는 작년 한 해 동안 42% 올랐다. 외국인이 10억달러 이상 순매수하는 등 외국 자금도 가파르게 유입했다. 당국이 정책적으로 증시를 부양하고 있는 가운데 평가가치 역시 높아지는 추세다. 올해도 VN지수는 랠리를 지속, 11년 만에 1000선을 돌파했다.
VN지수의 사상 최대치 경신이 멀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베트남 증시 활황이 길어질수록 국내 금융투자업계의 베트남 현지 사업 전개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베트남 시장 규모 자체가 작아 현지 사업에서 벌어들이는 수익 역시 제한적일 것이란 비관론도 있다. 시장이 작기 때문에 고점에 가까워질수록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위험도 제기된다. 국내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베트남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제2의 중국이라고까지 불리는데 인구나 증시 규모 면에서 중국과 비교하기엔 파이 자체가 너무 작다”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suj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