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현대백화점그룹
지난해 일명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금지법이 개정됨에 따라 농‧축‧수산물 선물 상한액이 기존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바뀐 영향으로 분석된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5일부터 이달 3일까지 집계한 설 선물세트 매출이 36.5% 신장했다고 4일 밝혔다. 상품군별로는 한우(48.1%), 사과·배(41.2%), 갈치(40.7%), 자연송이(39.5%) 등 국내산 농축수산물 매출 신장률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금액대별로 살펴보면 5만~10만원 선물세트의 매출 신장률이 171.3%로 가장 높았다. 30만원 이상대와 10만~30만원대 선물세트가 각각 60.1%, 10.7% 신장했다. 반면 5만원 이하 선물세트는 1.2% 감소했다.
명절 선물세트 매출의 40% 가량을 차지하는 법인 매출은 49.4% 늘어났다. 객단가 또한 지난해 4만7000원에서 9만2000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주로 5만원 이하의 와인·생필품 등 공산품 선물세트를 구매했던 법인들이 선물 단가를 높여 한우·청과 등 국내산 농축수산물을 구매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움츠러들었던 명절 소비 심리가 ‘청탁급지법’ 개정 영향으로 다소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며 “법인과 개인 고객 모두 높은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5일부터 이달 2일까지 설 선물 판매를 진행한 결과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35% 증가했다.
작년 설에 주춤했던 농산‧수산 등 신선식품 부문 매출이 50% 이상 늘어난 반면 주로 5만원 이하 상품들로 구성돼 지난해 승승장구했던 건강‧차는 지난해에 비해 매출이 다소 주춤했다.
올해 5만원 초과 10만원 이하 선물세트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65%로 급증했다. 반대로 5만원 초과 10만원 이하의 경우 작년에 15% 감소했다.
부정청탁 금지법은 장르별 인기 품목 순위에도 영향을 끼쳤다.
현실적으로 10만원 이하의 품목 구성이 어려운 정육을 제외하고 수산과 농산의 판매량을 품목별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에는 수산과 농산 모두 판매량 1위가 안심굴비, 알뜰 사과‧배 등 5만원짜리 선물이었다.
올해는 바다향 갈치(10만원), 실속 굴비(9만원), 애플망고(10만원) 등 5만원 초과 10만원 이하 상품이 상위권에 진입하고 지난해 1위였던 5만원대 굴비는 순위권에서 사라졌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14일까지 모든 점포에 설 선물 판매 특설 코너를 두고 국내산 선물 품목과 물량을 늘려 명절 선물 판매를 진행한다.
김선진 신세계백화점 식품생활담당 상무는 “김영란법 개정 이후 첫 명절인 이번 설 선물 판매에서 10만원대 선물이 고신장하며 전체 매출이 30%이상 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선물세트 본 판매를 시작한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3일까지 선물세트 판매 실적은 전년 동요일(1/2~15일) 대비 25.7% 증가했다.
특히 신선식품 부문의 매출 신장률이 높았다. 농산 선물세트가 35.2%, 수산이 31.7%, 축산이 37.8% 성장했다. 이 같은 실적 호조는 부정청탁금지법 선물 상한액이 개정되며 선물세트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분석이다.
실제 롯데백화점이 이번 명절을 맞아 9만9000원에 구성한 ‘1등급 한우 정육 선물세트(2kg)’ 와 ‘영광 법성포 알뜰 굴비세트’(10만원), ‘롯데 상주곶감 프리미엄 2호’(8만9000원) 등은 모두 준비 물량의 60% 가량이 소진됐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