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건설이 지난해 9월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 '디에이치'를 앞세워 재건축 시공권을 확보한 반포 주공 1단지 1·2·4주구 '반포디에이치클래스트'. 사진=현대건설.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와 일반 브랜드가 큰 차이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최근 이 브랜드를 강조하는 것은 일종의 마케팅 전략이다. 즉 ‘블러핑’이라고 할 수 있다.”-프리미엄 브랜드 미보유 건설사 한 관계자.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이하 프리미엄)에 대한 건설업계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소비자의 선호도, 도시정비사업 이점 등으로 긍정적인 평가가 있는 반면 일반 브랜드와 품질 차이를 느끼기 어려운 상황에서 ‘블러핑’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프리미엄 ‘디에이치·아크로’를 보유한 현대건설, 대림산업 외에도 대우·롯데건설이 프리미엄 전략 강화를 발표했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중순에 프리미엄인 ‘푸르지오 써밋’ 마케팅 강화를 선언했고, 롯데건설은 프리미엄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이다.
이는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에서 프리미엄 전략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차별화된 주거공간을 원하는 재건축·재개발 입주민들이 일반 브랜드 보다 프리미엄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향후 아파트 매매가에 브랜드가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재건축·재개발 입주민들이 프리미엄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시행사 한 관계자도 “이는 신용카드에서도 연회비가 높지만 혜택이 일반카드 보다 많은 VIP카드를 선호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시행사 입장에서도 프리미엄 적용이 훨씬 유리한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내장재 차이 외에 설계 등에서 큰 차이가 없는 가운데 블러핑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일반 브랜드와 프리미엄의 차이를 설명할 수 없는 가운데 단순히 공사비만 비싸진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현재 등장한 프리미엄과 일반 브랜드가 무엇이 다른지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건설사들이 재건축·재개발 수주 전에 유리하게 활용하려는 전략 외 다른 차이점을 찾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공사비 또한 비싸져 고분양가 책정이 불가피한 가운데 청년, 신혼부부 등의 20~30대 보다는 40대 이상만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전략”이라며 “최근 등장한 건설사들의 첫 프리미엄 아파트가 재건축 단지인 점이 이를 반증한다”고 덧붙였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