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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풀이되는 '금융지주 지배구조' 논쟁…'관치' 논란도 그림자

정선은 기자

bravebambi@

기사입력 : 2017-12-19 23:45

집행임원·사외이사 견제와 독립 '두 바퀴'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지난달 말 최종구닫기최종구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의 '셀프 연임' 발언이 금융지주 회사 최고경영자(CEO) 승계 이슈와 맞물려 금융권에 연일 폭풍을 몰아치고 있는 모습이다.

최종구 위원장은 금융지주 회사 CEO에 대해 "대주주가 없다 보니 너무 현직이 계속 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지적했다. "민간회사 인사에 개입할 의사도 없고 정부는 여태껏 그래오지도 않았다"고 했지만 금융권에서는 '작심 발언'으로 해석되면서 불을 당겼다.

이어 최흥식닫기최흥식기사 모아보기 금융감독원장도 날선 발언을 이어받아 "금융위원장이 셀프 추천이라는 점을 지적한 상황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힘을 실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12일자로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에 대해 지배구조 개선을 골자로 한 행정지도 성격의 경영유의 조치를 통보하기도 했다.

금융권에서는 특히 내년 3월 회장 임기가 만료되는 하나금융지주를 '특정'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일었다. 하나금융지주는 이르면 내년초 회추위를 꾸려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하나금융지주는 당장 오는 22일 이사회를 열고 현 김정태닫기김정태기사 모아보기 회장을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서 완전히 빼버리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선을 긋고 있다. 최흥식 원장은 19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2016년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정 이후, 또 올해들어 지주사 검사 스케줄에 따라 진행한 것으로 특정한 것이 아니다"며 "통상 감독기관이 해야할 의무 중 의무"라고 했다.

실제 모범규준에 그쳤던 지배구조 감독은 법제화로 강제성이 부여됐다. 지난해 8월부터 시행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임원과 사외이사 임면 때 자격요건이 엄격해지고 매년 사외이사 중에서 이사회 의장을 선임하는 등 사외이사의 위상이 강화됐다.

하지만 핵심인 이사회의 운영은 오래 전부터 난제다. 법제화까지 됐지만 운영 상의 문제가 남아있다. 경영상 의사결정을 하는 집행 임원들과 리스크관리를 하는 사외이사들 사이 견제와 독립성은 철저하게 감독돼야 하는 부분이다. 금융당국은 이런 인식에서 "지배구조위원회, 회추위에서 현직 회장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공정성에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금감원은 내년 1월 중 주요 금융지주들의 경영권 승계 절차, 회추위 구성·운영 등에 대한 검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검사결과를 보고 이를 바탕으로 내년 초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을 추진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관치' 논란도 이어진다. 금융당국의 연일 이어지는 발언이 어떤 '신호'로 읽힐 수 있다는 것이 금융권 관계자들의 목소리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점점 강도가 높아지는 것 같다고 느껴진다"며 "금융 공공성 측면에서 감독 당국의 역할이 있지만 CEO 선임까지 지나치게 관여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아울러 금융당국의 개선 계획에 대한 '해석'도 나오고 있다. 최흥식 원장은 19일 기자간담회에서 금융회사 자체적으로 CEO 후보군 선정 과정에서 "이사회 지원부서의 추천 이외에 주주, 외부자문기관과 사외이사 추천 등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고 예시했다. KB·신한 등 주요 국내 금융지주의 최대주주가 국민연금인 만큼 이는 국민연금의 CEO 후보 추천권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 회장 후보군을 압축할 때 구체적·객관적인 절차를 마련하기 위해 내부 후보군은 "그룹 내 2개 이상 회사 및 업무 분야 경험"과 "후보자별 CEO 경험과 전문성 등 계량지표"를 보도록 권고하기도 했다. 이중 그룹 내 2개 이상 회사의 경험을 지니려면 은행·증권·보험 등 한 분야의 이력만으로는 CEO에 오를 수 없어서 국내 현실과 동떨어진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전해지고 있다.

지배구조에 정답이 없다고 하지만 '원활한' 경영승계는 회사 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요소다. CEO의 추천·선임·승계 과정에서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독립적 이사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사례를 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고 이듬해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 CEO 승계가 지연되면서 주가가 하락하기도 했다.

국회입법조사처의 '금융지주회사의 지배구조 개선과 입법정책적 검토과제' 리포트에서 김효연 입법조사관은 "금융지주 지배구조 논의는 경영진을 견제하기 위한 사외이사의 권한 강화뿐 아니라, 금융지주회사 수장의 권한 비대화, 금융지주회사와 자회사간의 역할 불명확, 금융지주회사 경영에 대한 주주권 강화 필요성, 사외이사의 권력화 등이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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