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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현 자본시장연구원장] 코스닥과 정보의 효율성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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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7-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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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안동현 자본시장연구원장

▲ 사진 : 안동현 자본시장연구원장

[안동현 자본시장연구원장]
코스닥에 광풍이 불고 있다. 지난 달 24일 장중 800선을 넘어서기도 하는 등 종가 기준으로 연초 대비 25% 가량 상승, 코스피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랐다.

10월말까지 코스닥의 수익률은 10% 정도 수준에 불과해 코스피 상승률의 40% 수준이었으나 11월 한달 동안 무려 15%가량 급등해 코스피 수익률을 따라 잡았다.
거래량에서도 일평균 거래대금이 6조4000억원으로 1996년 7월 개장 이후 월간 기준으로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그 동안 소외되어 왔던 코스닥 시장의 선전을 마냥 기쁘게만 바라 볼 수는 없다.

최근 코스닥 시장의 반등이 시장 자체가 안고 있는 문제의 본질을 해결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지기 보다는 정책 기대감과 같은 테마성 재료에 기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급등한 기관들의 유입도 실제 내용을 들어다 보면 은행들의 신탁계정이 주를 이루고 있어 결국 개인들의 투자가 증폭된 것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코스닥 시장이 안고 있는 문제의 본질은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코스닥 시장은 미스매칭(mismatching) 시장이다. 즉, 상대적으로 정보의 비대칭성이 높은 기업이 상장되어 있는데 반해 주요투자자는 개인으로 매칭되어 있다.
이로 인해 가격의 효율성 (price efficiency) 또는 정보의 효율성 (informational efficiency)이 낮을 수밖에 없으며 옥석을 가린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다보니 궁극적으로 배분의 효율성 (allocational efficiency) 역시 낮은 시장이다.

일부 유망 상장 기업들이 상장비용만 들고 저평가로 인해 자금조달에 도움이 되지 않아 상장편익이 없다는 볼멘소리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론적으로 정보의 효율성은 정보우월자가 많고 정보와 관계없는 투자를 하는 노이즈 투자자가 적을수록 높아지게 된다.

동일한 정보를 지닌 정보우월자가 많아 완전경쟁이 일어나게 되면 타 정보우월자보다 빨리 매매를 통해 차별적 정보를 활용한 이익을 실현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반면 정보우월자가 독점적 정보를 가지고 있을 경우 충분한 시간을 갖고 정보를 활용하게 되어 효율성이 떨어지게 된다.

반면 노이즈 투자자들은 정보와 관련없이 비이성적인 행동학적 투자를 하게 되어 시장에 노이즈를 만들게 된다.

이들의 비중이 높을 경우 가격에 노이즈가 끼게 되어 가격에서 정보를 추출하기가 힘들게 된다.

이에 따라 기관투자자들과 같이 정보를 지니지 않고 있더라도 가격으로부터 정보를 추출해 투자에 활용하는 전문투자자들이 정보우월자에게 맞서기가 힘들고 이에 따라 시장에서 축출되게 된다.

이러한 전문투자자들의 퇴출은 결국 정보우월자의 이익을 높이고 노이즈 투자자들의 손실을 높여 시장의 공정성을 해치게 되며 거래량을 낮춰 정보가 가격에 반영되는 속도를 낮추게 됨에 따라 정보의 효율성을 더욱 저하시키게 된다.

코스닥 시장의 상대적 저평가 논란과 코스피 시장에 비해 유독 잦은 불공정 거래 사례 및 공매도에 대한 논란이 불거진 이유가 근본적으로 시장의 효율성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따라서 코스닥 시장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시장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공급측면에서 기업들에 대한 정보의 비대칭성을 낮추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상장심사가 보다 강화될 필요가 있다. 재무건전성 외에 지배구조와 오너의 평판조회 등 비정량적 평가를 강화해 보다 유망하고 건실한 기업들이 상장되도록 해야 한다.

더불어 이미 상장된 기업들의 회계감사를 강화하고 퇴출심사도 강화해 기업의 투명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둘째, 수요측면에서는 기관투자자나 외국인등 전문투자자들이 유입되도록 해야 한다. 다만 여기서 주의할 것은 정부가 인위적인 방법을 무리하게 쓰지 말아야 한다.

예를 들어 최근 논란이 되었듯 연기금의 투자를 직접적으로 강제한다거나 이들의 벤치마크에 코스닥을 편입시키는 방법 등에 대해서는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현재 코스닥의 유통주식 비중이나 거래량에 비추어 볼 때 연기금을 포함한 기관투자자들이 투자하기에는 시장의 깊이(depth)가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된데는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이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처럼 인식되어 코스닥 상장 후 기업규모가 커지면 코스피로 이전하는 관행이 있기 때문이다.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기 위해서는 벤치마크로 활용될 수 있는 인덱스의 안정성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적절하게 배분되어 있어야 한다.

따라서 코스피와 코스닥을 기업규모에 따라 분리하지 말고 차라리 IT나 바이오 등 산업의 특성에 따라 분리하는 리셔플링(reshuffling) 후 벤치마크를 설정해 기관이나 외인들의 투자를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생각된다.

종합하면 혁신성장을 위해 혁신기업에 모험자본이 공급되는 채널에 있어 코스닥의 정상화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먼저 시장의 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며 그 방향성은 인위적이고 직접적인 수요 진작보다는 시장원리에 따른 매우 미시적인 정책이 수반될 때 영속성을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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