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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서민들 불법사채로 내몰 최고금리 인하

편집국

기사입력 : 2017-11-27 00:00

지난해 불법사금융 평균 금리 111% 초고금리에 달해
대부업체 자금조달 규제 완화 등 정부 정책 지원 필요

▲ 사진 :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 사진 :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지난 10월 31일 법정 최고금리를 연 24%로 인하하는 대부업법과 이자제한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지난해 3월 27.9%로 내린 법정최고금리는 2년 만인 내년 2월 8일부터 24%로 낮아지게 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고금리를 20%까지 낮추겠다고 공약하기 까지 했다.

일견 최고금리가 낮아지니 서민들의 금융비용 부담이 경감되는 듯이 보이지만 정작 그렇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

경제학에서 가장 문제시 하는 정책이 가격통제정책이다. 임금의 최저수준을 높게 책정하면 실업이 늘고 주택가격 상한제를 도입하면 주택공급이 줄어들어 전월세가 폭등한다.

다시 전월세가격을 제한하면 전월세 공급이 줄어들어 세입자들은 교외로 밀려나거나 질 낮은 주택에 살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가들은 마치 최저임금 인상이나 주택가격 상한제가 서민들을 위한 정책인 양 소리 높여 주장한다.

일견 그럴듯해 보이는 이러한 인기영합 정책들은 실업증가나 전월세가격 폭등 같은 엄청난 피해로 부메랑이 되어 서민들에게 돌아간다.

시장의 논리를 무시한 인기영합정책에 대한 시장의 역습이다.

금융도 예외가 아니다. 부도확률이 낮은 고신용 계층에 대해서는 저금리 대출이 가능하고 부도확률이 높은 저신용 계층에 대해서는 고금리로 대출할 수밖에 없다. 부도확률이 높다는 것은 상환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적다는 의미이고 그 상환 받을 수 있는 대출금에서 받는 금리로 조달금리와 가산금리를 충당할 수 있어야 금융이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달금리+가산금리=대출금리*(1-부도확률)의 공식이 성립한다. 신용등급이 낮아서 부도확률이 높은데 대출금리의 상한이 낮게 결정되면 조달금리+가산금리가 낮아지지 않는 한 대출을 할수록 손해를 보게 되므로 대출을 할 수 없게 됨은 자명하다.

따라서 부도확률이 높은 저신용 계층일수록 대출금리가 높은 금융회사로 가게 된다.

금융회사별 가계신용대출금리는 은행 5% 내외, 신용카드 15% 내외, 캐피탈 20% 내외, 저축은행 20% 초반, 대부업 25% 내외 수준이다. 고신용등급일수록 은행, 저신용등급일수록 저축은행 대부업으로 갈 수 밖에 없다. 이것이 시장의 논리다.

2006년 까지 66%였던 최고금리는 2008년 49%, 2010년 44%, 2011년 39%, 2014년 34.9%, 2016년 27.9%로 꾸준히 낮아져 왔다.

내년 2월부터는 다시 24%로 낮아지게 된다. 금융위는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 최고금리가 24%로 낮아지면 제도권 금융의 대출 탈락자가 최대 162만 명에 이를 것으로 나왔다고 한다.

지난 해 신용카드, 캐피탈, 저축은행, 대부업의 8~10 등급 저신용 신규대출자수 181만 7천 명과 거의 맞먹는 저신용자들이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대부업의 경우 최고금리가 39%로 낮아졌던 2011년 이후 8~10등급의 저신용자의 신규대출자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해 오고 있다.

대부업체수도 2010년 14014개에서 지난 해 8654개로 줄어들었다. 대부업은 은행권 차입과 공모채권 발행이 제한되어 제도권 금융 중에서 가장 높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해 대출하는 회사다.

따라서 최고금리의 지속적인 인하 속에서는 부도확률이 높은 저신용계층에 대한 대출을 하기 힘들고 영업환경이 지속적으로 악화되어 오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는 미국 한국 등 금리인상이 가시화되고 있는 시기다. 조달금리가 상승하는 가운데 최고대출금리가 낮아지면 제도권금융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숫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설상가상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그렇지 않아도 과당경쟁으로 부도가 줄을 잇고 있는 자영업자들이 더욱 어려워지면서 부도확률은 올라가고 생계형자금이나 사업자금이 더욱 필요해 질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최고금리는 더욱 낮아져 이들 저신용 서민들이 제도권금융을 이용하지 못하면 어디서 금융을 이용할 수 있을까.

생계형자금이나 사업자금이 절실한 저신용계층이 제도권에서 금융을 이용할 수 없을 때 갈 수 있는 곳은 불법사금융 밖에 없다.

불법사금융은 지난 해 평균금리가 111%에 달해 한번 발을 들여 놓으면 빠져 나오기 힘들어 빈곤층으로 추락하게 된다.

지난 해 불법사금융은 43만 명이 24조원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정부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범부처 차원의 불법사금융 단속 관리를 강화하고 금융 소외자에 대한 서민정책금융을 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최고금리가 24%로 낮아지면 제도권금융에서 배제되는 대출금액이 4조 6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반면 서민정책금융 공급액은 2조원 수준이다.

최고금리를 인하한다는 인기영합적인 정책으로 더 이상 서민들을 불법사금융의 나락으로 추락시키서는 안 된다.

시장금리는 오르는데 최고금리를 낮추어 저신용 서민들에 대한 금융의 공급이 급격히 위축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대부업은 제도권 금융 중 가장 저신용 서민들에 가까이 다가가 있는 금융이다.

여기서 금융을 이용하지 못하면 불법사금융으로 추락하게 된다.

더 이상 서민들이 불법사금융으로 추락하지 않도록 대부회사가 시장에서 기능할 수 있도록 자금조달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등 전향적인 정부의 정책 전환이 필요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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