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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신운용-신한은행, ETF 합작 성공할까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기사입력 : 2017-08-28 01:28 최종수정 : 2017-08-28 14:48

은행이 운용사에 상품 제안한 新모델
운용사는 ‘채널’ 은행은 ‘상품’ 확보

한국투신운용-신한은행, ETF 합작 성공할까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구혜린 기자]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최근 신한은행 신탁운용부의 의뢰를 받아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했다. 일반적으로 자산운용사가 판매 채널 확보를 위해 시중 은행에 ETF신탁 판매를 제안하는 것과 반대되는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 23일 ‘KINDEX S&P아시아TOP50 ETF’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이 상품은 ‘S&P 아시아 TOP 50’ 지수를 기초지수로 삼아 동아시아 5개국 우량종목에 분산투자하는 상품이다. 각 국가별 비중은 지난 18일 기준 한국(23.7%), 중국(29.4%), 홍콩(23.1%), 대만(17.8%), 싱가포르(6%) 순이다. 중국은 홍콩상장 H주에 투자한다.

이 상품의 니즈(needs)는 은행 고객으로부터 나왔다. 최근 수익률 상승으로 신흥지장(이머징마켓) 투자 수요가 늘고 있지만 브라질, 러시아, 아세안(ASEAN) 증시에 투자하는 상품 외에 동아시아 지역에 분산투자하는 상품은 없었다. 이에 신한은행 신탁운용부는 신탁상품 가입을 희망하는 리테일 고객들 중 ‘동아시아에 투자하고 싶다’는 요청이 잦자 직접 기초지수 발굴에 나섰다.

최홍석 신한은행 신탁운용부 차장은 “고객들의 투자 수요에 맞춰 신규 상품을 만들려고 팀원들과 스터디를 진행하다가 S&P 아시아 지수를 찾아냈다”면서 “이후 여러 자산운용사들에 협업 제안을 했고, 유일하게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수용하면서 출시가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자산운용사가 상품 설계 이후 은행에 판매 채널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ETF는 자산운용사의 운용노하우가 주가 되는 상품이어서 시장 활성화가 될 만한 상품인지를 선제적으로 파악하는 데는 취약했다. 반면, 이 상품은 은행이 시장조성사(market maker)가 될 것을 자처했기 때문에 출시 전 예상 수요가 뒷받침된 셈이다.

김현빈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전략팀장은 “기존 ETF도 KB국민은행, 우리은행과 연계해 신탁상품으로 판매되고 있었다”며 “KINDEX S&P아시아TOP50 ETF는 수요가 은행에서 시작된 일종의 바텀-업(Bottom-Up) 방식으로 출시된 상품이라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유동성공급자(Liquidity Provider, LP)는 신한금융투자가 맡았다. 자산운용사는 ETF 상장 시 투자자들이 ETF를 원활하게 사고팔 수 있게 호가를 제시하는 LP를 지정해야 한다. 최홍석 차장은 “국내 증권사들이 LP 요청을 모두 거절해 계열사인 신한금융투자에 의탁했다”며 “이 상품이 매수, 매도 시마다 헷지 비용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이 리스크 담보를 주저한 터라 어렵게 출시됐다는 후문이다.

신한은행이 ETF신탁 상품을 출시한 지는 약 1년 남짓. 2005년부터 상품을 출시한 KB국민은행을 따라잡기 위해 경쟁적으로 라인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금까지 파생상품 신탁은 ELS 수요가 가장 많았지만, 최근에는 ETF를 찾는 고객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며 “또 하나의 투자영역을 구축하기 위해 신상품 개발에 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KINDEX S&P아시아TOP50 ETF’는 지역적 특화 외에도 섹터 배분에 강점을 살렸다. 장기적으로 업황이 좋다고 평가받고 있는 IT주에 약 40%를 배분했다. 또 금리 인상기 수혜 업종으로 분류되는 금융주에 약 30%를 배분했다. 한국투신운용 측은 하나의 상품으로 4차 산업혁명 투자 트랜드부터 정책 수혜 종목까지 커버할 수 있게 상품을 고안했다고 전했다.

배당성향이 높다는 점도 특징이다. 일부 장내·장외 파생상품에 투자할 수 있으나, 100% 실물주식 편입 가정 시 최근 6년 평균 약 2.5%의 지수배당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다만, 이 상품은 해외주식 비과세 특례상품에 해당하지 않는다. 한국 주식 비중이 높아 60% 이상을 해외주식으로 보유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4개 국가 통화에 대해 별도 환헷지를 시행하지 않아 수익률이 환율 변동성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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