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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發 ISA 수수료 경쟁에 증권사 ‘글쎄’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기사입력 : 2017-08-28 01:18 최종수정 : 2017-08-28 15:33

“ISA는 수익률이 관건”…증권이 3배 높아
수수료면제 위헌소지 없어 10월 시행예상

[한국금융신문 구혜린 기자] 신한은행이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서 손실이 나면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결정하자 시중은행이 바짝 긴장한 태세다. 반면, 증권사들은 은행의 잇단 ISA 수수료 면제 검토에도 관망세를 취하고 있다. 은행에 비해 증권사 ISA 모델포트폴리오(MP) 수익률이 3배 가까이 높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수익률이 낮아 고객들의 외면을 받는 중에 수수료를 면제하는 임시변통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 은행, ISA 수수료 면제 ‘너도나도’

지난 24일 신한은행은 일임형 ISA 계좌 수익률이 마이너스일 경우 수수료가 면제되도록 상품 약관을 수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약관 수정 작업이 끝나면 금융투자협회 약관 심사부의 심사를 거칠 예정이다. 심사 기간은 약 일주일에서 10일가량 소요돼 9월 중으로 이 작업을 마치고 오는 10월부터 수수료 면제 정책을 시행할 방침이다.

신한은행에 이어 다른 시중은행도 수수료 면제 전면 검토에 나섰다. ISA 손실계좌 수수료 면제 정책은 KB국민은행이 먼저 검토했으나 신한은행에 의해 선두를 놓쳤다는 후문이다. 이에 본래 검토 중이었던 KB국민은행은 물론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농협은행도 일임형 ISA 계좌 수익률이 마이너스면 수수료를 면제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ISA는 투자자가 상품을 직접 선택하는 신탁형과 금융사가 대신 운용해 주는 일임형으로 나뉜다. 일임형 상품은 금융사가 대신 운용하는 만큼 연 수수료도 순 자산 1% 내외로 신탁형보다 비싸다. 신한은행은 이 금액이라도 면제해주는 정책으로 ISA 고객 유치를 할 계획이다. 신규 가입자뿐 아니라 기존 고객에도 소급 적용한다.

은행권에서 때아닌 수수료 면제 경쟁이 붙은 이유는 예·적금으로는 불안정한 은행의 수익구조 때문이다. 대형은행 WM 상품부 관계자는 “은행은 불특정금전신탁 운용에 제한이 있어 종합적인 일임 자산운용업을 영위하지 못하고 있다”며 “일임형 ISA로 자산운용 일임 업무를 할 수 있어 고객 파이를 더 키우려고 한다”고 말했다.

◇ 수수료 면제는 ‘손실보전’ 아니다

신한은행이 수수료 면제 카드를 내놓자 위법성 논란도 나오고 있다. 한 시중은행에서 금융위원회에 마이너스 수익률 고객의 수수료 면제가 자본시장법 55조 손실보전 금지 조항을 위반하는 행위라는 문제제기를 했다. 이에 대한 금융당국의 답변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핵심은 수수료 면제가 ‘손실보전’에 해당하느냐다. 이에 대한 금융투자업계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과거에도 금융위는 수수료 면제는 손실보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은 적이 있다”라며 “상식적으로도 당연한 얘기”라고 전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도 “수수료 면제 금액이 그렇게 크지 않다“며 ”소비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약관을 고치는 것으로 승인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 증권, “수익률 낮은데 수수료가 대수랴”

증권사들은 은행권의 이 같은 행보에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ISA가 중도인출도 되고 세제 혜택 한도도 늘어나니까 은행에서 경쟁적으로 고객유치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지난해 ISA가 시행된 이후 은행은 한 차례도 수익률 면에서 증권사를 앞지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 ISA 다모아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일임형 ISA의 다섯 가지 위험성향별 누적수익률 1위는 모두 증권사가 석권했다. 은행 고객이 많이 선택할 만한 초저위험에서도 1위는 3.33%인 키움증권의 ‘키움원금지급추구형플러스’로 은행 중 선두인 KB국민은행의 ‘만능 ISA 안정형’ 수익률 1.54%를 1.79%포인트 상회했다. 또 저위험도 은행 중 1위는 3.23%인 부산은행의 ‘안정추구형플러스’였는데 이는 전체 1위인 NH투자증권의 ‘QV 안정추구A’ 7.05%보다 한참 못 미쳤다.

동일 관계자는 “이는 은행의 운용능력이 증권사에 비해 떨어지는 것을 입증하는 것”“수수료를 면제하더라도 고객들이 수익률 낮은 은행 MP를 선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따라서 증권사까지 수수료 면제 경쟁판에 뛰어들 가능성은 작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은행들이 ISA 운용에 있어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ISA은 5년 가입 상품인 만큼 장기 수익률이 의미 있는 지표”라며 “은행도 운용 시스템과 전후방 조직이 갖춰져 점점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구간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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