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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룰 이유없는 ‘호식이배상법’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기사입력 : 2017-07-31 01:02

미룰 이유없는 ‘호식이배상법’
[한국금융신문 신미진 기자] 약 한 달 반 동안 곁에서 지켜본 프랜차이즈산업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지난달 16일 BBQ의 가격인상 전면 철회로 촉발된 ‘치킨값 논란’부터 최호식 전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의 ‘성추행 논란’,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의 ‘갑질 논란’ 등 ‘논란 모음집’ 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단 대형 프랜차이즈들의 문제뿐 만이 아니다. 서울과 수도권에 40여개 매장을 두고 있는 신선설농탕은 ‘보복 출점’ 논란에 휩싸였으며, 가맹사업 성공신화로 불리던 이영석 총각네 야채가게 대표의 ‘똥개 교육’ 까지 지금 이 순간에도 을(乙)들의 비명은 터져 나오고 있다.

결국 공정거래위원회는 프랜차이즈산업을 수술대 위에 올렸고, 언론은 함께 메스를 잡았다. 그 결과 ‘상생’을 내세운 치킨 프랜차이즈들의 가격 인하 소식이 쏟아졌고, 정 전 MP그룹 회장이 155억원의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을 땐 종사자로서 왠지 모를 뿌듯함도 느꼈다.

하지만 여전히 마음속에 걸리는 목소리가 있다. 미스터피자의 ‘갑질’ 논란이 터졌을 당시 “불매운동은 가해자인 본사보다 피해자인 가맹점에게 더 큰 고통을 불러온다”는 가맹점주협의회의 호소다.

실제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미스터피자가 연일 오르내리며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호식이두마리치킨 가맹점주들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최 전 회장의 성추행 혐의가 보도된 뒤 열흘 간 가맹점의 카드매출은 최대 40%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프랜차이즈산업의 적폐를 드러내기 위해선 불가피한 일이라고 자위해보지만 가맹점주의 대부분이 영세 사업자임을 생각해보면 고민이 깊어진다. 취재 도중 만난 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는 “갑질 당해도 좋으니 언론에서 그만 다뤘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자정 노력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며 공정위의 전방위적인 조사를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박기영 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은 “협회 차원에서 진행하던 산악회와 일명 ‘뒤풀이’ 등을 전면 금지하는 노력부터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맹본부와 오너의 절제나 도덕심에만 의존해서는 가맹점주들의 ‘오너리스크’ 피해를 막을 길이 없어 보인다. 실질적으로 피해 가맹점주들에게 보상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다행히 이 같은 법이 국회에 발의돼있는 상태다.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일명 ‘호식이배상법(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은 가맹본부 또는 오너에 책임 있는 사유로 가맹사업자에게 손해가 발생했을 시 배상 의무를 지게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동안 계약서에는 가맹점이 가맹사업 이미지를 훼손할 경우 본부가 위약금과 함께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조항만 들어있었다. 그 반대의 경우도 도입해 달라는 게 이번 개정안의 골자다. 이는 최근 가맹본부들이 내세우는 ‘갑’ 과 ‘을’ 이 없는 동등한 계약관계와도 일맥상통한다.

‘호식이배상법’은 오는 8~9월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법안이 의결될 경우 6개월 뒤인 내년 상반기 내로 시행된다. 물론 이미지를 실추시킨 사례 판단과 손해액 산정 기준 모호 등은 호식이배상법이 넘어야할 산이다.

그러나 가맹점주들이 피해를 보상해 달라며 법정으로 달려갔을 때, 관련 의무 사항이 없다며 문전박대 당하는 일은 막아야 하지 않을까. 한국에서 프랜차이즈산업이 뿌리를 내린지 약 40년의 세월이 흘렀다. 이제는 더 이상의 ‘실험’은 없어야 한다. 덩치가 커진 만큼 그에 걸맞는 성숙한 제도가 필요한 시기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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