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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절박함’ 통할까…‘emart24’ 우려 속 출발

신미진 기자

mjshin@

기사입력 : 2017-07-17 00:17

‘위드미’서 변경…“이마트 DNA 이식”
프리미엄 전략, 골목상권 효율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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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한국금융신문 신미진 기자] “급변하는 환경에서 혁신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함으로 이마트위드미를 emart24로 리브랜딩하게 됐다”

지난 13일 신세계그룹의 편의점 ‘위드미’가 ‘emart24’로 간판을 바꿔달고 재도약에 나섰다. 정용진닫기정용진기사 모아보기 신세계 부회장은 “미래 신성장 동력의 핵심 축으로 편의점 사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며 절실함을 내비췄다.

신세계그룹은 위드미의 약점으로 지적받아 왔던 브랜드 파워를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 ‘이마트’ 브랜드를 전면 내웠다. 국내 브랜드파워 2위인 이마트 이미지를 빌려 상품과 가격,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emart24의 ‘24’는 올해로 출범 24주년을 맞은 이마트를 반영함과 동시에 ‘이웃사촌’을 상징하며 고객들의 이웃이 되고자 하는 신세계그룹의 바람이 담겼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신세계는 3년간 총 3000억원을 emart24에 집중 투자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올해 말까지 점포수 2700점, 점포 출점수 1000점, 매출 7000억원을 달성해 현재 편의점업계 5위인 점유율을 4위로 올리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에 업계에서는 긴장과 우려가 섞여 나온다. 노브랜드·스타필드 등 혁신적인 유통 기획력으로 성장한 이마트와의 시너지에 긴장감을 드러내는 한편 ‘일본식’ 편의점 방식보다 ‘유럽식’ 편의점 체계를 따르겠다는 전략에는 국내 편의점 산업을 잘 못 파악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 유럽형 ‘프리미엄’ 편의점 차별화 승부

이마트24가 밝힌 사업 전략 중 가장 큰 특징은 ‘프리미엄’ 이다. 편의점을 담배·수입맥주에서 오랫동안 머물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탈바꿈 시키겠다는 포부다.

올해 들어 emart24가 예술의전당 ‘음악이 흐르는 편의점’, 스타필드 코엑스몰 ‘밥짓는 편의점’, 충무로 ‘도심 속 풍경이 있는 편의점’ 등 체험형 프리미엄 점포를 테스트 운영한 결과 기존 매장보다 약 2배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실제 이마트의 체험형 가전매장 일렉트로마트,‘별마당도서관’을 내세운 스타필드 코엑스 등 문화와 유통을 접목시키는 전략은 신세계의 가장 큰 장점으로 평가받는다. 김성영 이마트24 대표는 “현재 국내 편의점 산업은 미국에서 시작돼 일본식 편의점 형태로 자리 잡은 운영 체계를 따르고 있다”며 “이 보단 유럽형 편의점 체계가 미래 모습에 더 부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CU·GS25 등 국내 편의점업계는 24시간 운영을 기본으로 하는 일본식 편의점 형태인 반면 같은 시기에 출발한 유럽형 편의점은 기본적으로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영업하며 상권과 입지에 맞춰 운영하는 자율형이다.

그러나 emart24의 전략은 1인가구 증가로 폭발적 성장을 한 국내 편의점 산업과는 이질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마트·스타필드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는 시너지를 낼 수 있으나 담배와 술, 도시락 등이 매출의 주를 이루는 골목상권에서의 ‘프리미엄’ 전략은 미지수라는 얘기다.

한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이마트24가 내세운 프리미엄은 보통 대형 편의점일 경우일 때에만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작은 점포에서 높은 매출을 내는 게 장점인 골목상권 편의점에서는 프리미엄을 갖출만한 여력이 못 된다”고 말했다.

이에 이마트24는 상권에 맞게 매장을 구성한다는 입장이다. 대규모 상권에는 프리미엄 매장을 내세우고, 골목상권에서는 이마트의 자체 기획(PL) 상품인 피코크와 노브랜드 전용존을 도입해 1인 소비자를 잡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 4년째 적자 행진…‘오픈 검증’ 방식 견뎌낼까

신세계는 가맹점주들의 창업 실패를 줄이기 위해 ‘오픈 검증’ 제도를 도입했다. 본사가 매장을 6개월에서 1년 정도 직영으로 운영한 후 매출과 고객 수 등을 공개해 가맹사업자를 모집하는 방식이다. 이마트24 측이 내세운 ‘상생’과 궤를 같이 하지만 4년째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현 상황에서 성공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본사가 운영한 뒤 수익이 나지 않을 경우 그대로 떠안는 방식이지만 편의점 직영점의 경우 수익이 거의 나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위드미는 2014년 출범 당시 139억 6100만원의 적자를 낸 뒤 이듬해 262억 600만원, 지난해에는 350억 3000만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에도 약 127억의 영업 손실을 냈다. 매장이 빠르게 추가될수록 적자폭은 커지는 구조다.

이에 신세계는 편의점 사업의 획기적인 변화와 성장을 위해선 초기 투자가 불가피하다고 판단, 올해부터 3년간 총 3000억원의 집중 투자를 결정했다. 흑자달성 기준 매장 수는 5000~6000개로, 현재 점포수 2168개를 감안할 때 3년간 매년 1000개씩 매장을 늘려야 한다.

이마트24가 밝힌 ‘착한 프랜차이즈’의 새로운 모델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이마트24는 가맹점에서 이마트 본사 상품을 발주할 시 금액의 1%를 경영주에게 되돌려주는 ‘페이백 제도’를 도입했다. 또 점포 운영기간에 따라 자녀 학자금 제도를 경영주에게 지원하는 복리후생 제도도 마련했다. 이는 신세계그룹 본사 직원들과 똑같은 처우로 지급될 예정이다.

그룹 차원에서 자원을 나눌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나눈다는 방침이지만 현재 적자 상태와 사업 확대에 따른 막대한 투자비용을 감안하면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오픈 검증 제도를 시행함에 따라 편의점 사업부의 영업적자 폭 확대는 단기적으로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변화가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었던 만큼 이마트 DNA를 편의점에 이식시키고자하는 방향성은 분명 강점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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