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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연쩍은 은행의 맞춤 행보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기사입력 : 2017-06-19 00:38

겸연쩍은 은행의 맞춤 행보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원래부터 예정돼 있던 것인데….”

은행권에서 “새 정부 코드 맞추기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주로 나오는 반응이다. ‘오비이락’(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인 측면이 없지 않다면서 말이다.

대선 이후 쏟아지는 보도자료의 제목들만 보면 과연 그런가 싶은 생각이 드는 게 사실이다. ‘○○은행, 소멸시효 완성된 특수채권 전량 소각’부터 ‘△△은행, 무기계약직(준 정규직) 일괄 정규직 전환’까지 서민금융, 일자리 창출 등을 강조하는 새 정부 공약에 닿아있기 때문이다. 또 ‘4차 산업혁명’과 ‘벤처·창업 기업’ 등에 대한 지원도 단골 키워드로 등장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장기 무기계약직 중엔 사실 정규직 직원보다 임금이 많은 경우도 있다”며 “아무래도 더 ‘빡빡해 지는’ 정규직을 사실 원치 않는 경우도 있는 게 은행의 현실”이라며 귀띔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한 영화 제목처럼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전 정부에서 사활을 걸고 추진했던 ‘성과연봉제’만 봐도 그렇다. 노사합의 없이 이사회 의결 방식으로 금융 공기관부터 일반 시중은행까지 제도 도입이 강행되면서 대립과 반목은 말할 수 없이 심했다.

그리고 대선 이후, 지난 5월 전국은행연합회는 새 정부에 은행권이 바라는 요청과제를 발표하면서 ‘직무급제’ 도입 필요성을 언급했다.

“근속연수에 따라 자동적으로 임금이 상승하는 호봉제는 폐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과 측정에 따른 합리적 성과배분이 필요하다”는 부가 설명이 달리기는 했지만 ‘성과연봉제’라는 직접적 언급은 사라졌다.

사실 새 정부의 공약 중에 강조되고 있는 부분은 다름아닌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그동안 키코(KIKO) 사태, 저축은행 사태, 동양 사태 등을 거치며 금융소비자 보호 중요성은 커졌지만 금융감독 체계 개편과 맞물려 금융 소비자보호 법제 마련은 지지부진했다. 지난 2012년 2월 금융위원회가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안을 처음 국회에 제출했지만 5년째 공회전하고 있다.

국제적 기준으로 봐도 충분치 않은 상황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의 ‘금융소비자보호 법제의 주요 현안과 정책과제’ 리포트에서 김자봉 연구위원은 “소비자 보호는 금융산업 발전의 근간인 시장신뢰를 유지하는 중요한 정책수단인데 미국·영국 등 금융선진국 제도에 비춰볼 때 충분치 못하다”며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급히 제정되고 감독당국의 제재권한이 적절히 강화돼 소비자 피해의 효과적인 구제가 가능해야 한다”고 짚었다.

현재까지 논의된 내용으로 법제화 될 경우 은행 등 금융회사들은 긴장 속에 대응할 만큼 강력하다. 은행 관계자는 “완전 판매에 대한 입증 책임이 강화되는 내용이라 펀드, 방카슈랑스 등 판매인 관리에 초점을 맞춰 교육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 소비자 측면에서 보면 지금처럼 소외받지 않는 제도적 뒷받침이 마련될 수 있다는 뜻일 것이다.

정권은 바뀌지만 금융 소비자는 변함이 없다. 저금통장을 만들던 학생들은 월급통장을 만드는 직장인이 된다. 금융 소비자 맞춤의 상품과 서비스는 무엇일지 고민하는 태도가 정착될 때 은행들은 “이자장사에 머물고 있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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