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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바람 - 은행] 어디로 튈지 몰라 전방위 손벌려

신윤철 기자

raindream@

기사입력 : 2017-05-08 01:28

유망 기업 직접 지원, 제휴 상품 출시
산학협력·합작회사 등 전문성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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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신윤철 기자] 은행이 4차 산업혁명 대비로 정보통신 기술을 가진 기업들과 다양한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연구실 개념의 사내 Lab을 통해 스타트업을 지원하거나 아예 합작 회사를 만드는 경우도 있다. 대학과 연계해 직원들에게 디지털 교육 과정을 제공하기도 한다. 인터넷 전문은행도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는 과정에서 더 늦어지면 경쟁이 힘들어질 것이라는 판단을 갖고 있어 은행권과 타 업종 간의 손잡기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은행들 유망기업 Lab으로 키운다

4차 산업혁명 중 금융과 관련 있는 핀테크 기업들은 벤처 및 스타트업들이 많기 때문에 규모가 영세한 편이다. 은행권과 비교 시 규모 차이가 커 직접적인 협상 상대가 되기는 아직 어렵다. 그래서 나온 해결책은 ‘랩(Lab)’이다. 연구실을 뜻하는 랩을 운영해 유망 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방식을 은행들은 선호되고 있다.

가장 첫 발을 내딛은 곳은 KEB하나은행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2015년 은행권 최초로 핀테크 스타트업 멘토링센터인 ‘원큐랩(1Q Lab)’을 출범시켰다. 이후 현재까지 스타트업 20곳과 혁신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하나은행이 제공하는 혜택은 사무공간과 법률 자문, 특허 관련 멘토링 등이 있다. 또 하나금융 관계사와 연계해 공동 사업을 추진 중이기도 하다.

우리은행은 ‘위비핀테크랩’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핀테크 스타트업과 시너지 효과강화를 위해 설립했는데 서울 영등포중앙금융센터에 스타트업을 입주시켜 최장 1년간 초기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지원한 초기 기업들은 빅데이터, 로보어드바이저, 인공지능 등 분야의 총 7개 업체로 입주기간 중 육성과정을 통해 현재까지 6건의 서비스를 출시했고 약 25억원의 외부 투자와 21건의 서비스 제휴 계약에 성공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신한은행 핀테크 협업 프로그램 ‘신한퓨처스랩’을 운영하고 있다.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기업을 선정해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등 신한금융지주 계열사로부터 사업화에서 투자유치까지 종합적으로 지원, 공동 기술개발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핀테크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한 ‘IBK금융그룹 핀테크 드림랩’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3기까지 진행되었는데 6개월간 사무공간, 멘토링, 컨설팅, 투자자 연계 등을 지원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의 경우 지난 2015년 11월 ‘NH핀테크혁신센터’를 설립했다. NH오픈플랫폼 사업 제휴를 추진하고, 핀테크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또 농업이라는 특징을 살려서 핀테크 기업이 농업 분야와 관련된 금융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여기에 핀테크 기업이 금융 관련 프로그래밍 기술이 없어도 농협의 프로그램을 이용해 금융 기능이 포함된 서비스를 제작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은행 ‘KB핀테크허브센터’를 통해 핀테크 스타트업이 KB금융지주 내 여러 계열사를 방문할 필요 없이 센터만 통하면 계열사와 연계되도록 협업시스템을 구축했다.

◇ 합작회사부터 산학연계까지

은행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제휴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대기업과 합작 회사를 만들어 호흡을 길게 가져가기도 하고, 대학과 연계해 소속 직원들에게 디지털 역량 육성이라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KEB하나은행이 속해있는 하나금융그룹은 SK텔레콤과 합작법인을 지난해 설립했다. 목표는 모바일 기반 생활금융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합작법인 설립 이유는 금융업과 통신업이 대표적인 규제산업이라 새로운 핀테크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제약이 많기 때문이다. 회사명 핀크(Finnq)는 ‘핀테크’(FinTech)와 ‘빠른’(Quick), ‘질’(Quality), ‘퀀텀 도약’(Quantum leap)의 합성어로 기존 핀테크 서비스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빠르게 제공하겠다는 뜻이다.

핀크는 지난해 8월 하나금융과 SK텔레콤이 각각 51%, 49% 비율로 출자후 10월에 공식 출범했다. 핀크는 하나금융의 금융상품 및 서비스 역량과 SK텔레콤의 모바일 플랫폼 기술력 및 빅데이터 분석 역량을 바탕으로 △모바일 자산관리 △계좌기반 서비스 △P2P(개인간)금융 등 모바일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일각에서는 공식 출범 6개월이 지난 상태에서 인터넷 전문은행이 나와 차별점을 보여주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디지털 신한’을 위한 대학과 손잡기에 나섰다. 조용병닫기조용병기사 모아보기 회장의 의지에 따른 것으로 신한지주는 임원과 부서장을 대상으로 하는 디지털 전문가 과정을 만들고 전 직급이 지원할 수 있는 디지털 아카데미를 그룹사별로 구축할 계획이다.

신한금융지주는 고려대학교와 협약을 맺고 ‘신한금융 디지털 공학 대학원 교육과정’ 계약을 체결했다. 신한지주는 이미 서류심사와 면접 등을 통해 대학원 진학 대상 직원 30명을 선발했는데 500명 이상 몰려 경쟁률이 18대 1을 넘었다. 최종적으로 신한은행에서 11명, 신한카드와 신한데이터시스템에서 각각 6명과 5명이 선발됐다. 신한금융투자 4명, 신한생명과 신한금융에서 2명씩 최종 합격했다.

신한금융이 이번에 개설한 디지털 금융 과정은 석사학위를 받을 수 있는 교육과정으로 이론과 금융실무를 결합한 국내 최초의 금융공학 프로그램이다. 신한금융의 지난해 디지털 교육 예산은 그룹 전체 1억원 미만이었지만 올해는 조 회장 의지가 반영돼 약 40억원으로 증액됐다. 그 결과 신한금융 직원이 대학원 과정에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크게 줄었다. 통상 1천만 원을 웃도는 대학원 학비 중 직원들의 부담 비용은 15% 정도다. 낮은 비용과 고려대 석사 학위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내부 직원들이 관심을 갖게 된 계기들이다.

이번에 선발된 30명의 직원은 기초 교육과정을 거쳐 오는 9월부터 4학기 동안 최소 30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배우는 내용은 첫 학기에는 디지털 보안과 금융데이터 활용, 블록체인의 이론을 배우고 실습하며 두 번째 학기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세 번째 학기엔 디지털 마케팅과 디지털 기술의 심화 과정이 계획돼 있으며 마지막 학기엔 최종 프로젝트를 수행해 이를 심사받아야 공학석사 학위를 받게 된다.

고려대학교는 학기가 시작되는 9월 이전에 수강생들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프리스쿨을 제공하기로 했고 지난 4월 27일 첫 강의를 제공했다. 주제는 고려대 컴퓨터정보통신대학원 인호 교수의 “4차 산업혁명과 금융혁신”이었다.

◇ 성과 가시화, 제휴 명암 존재

은행과 타 업종 간의 연계는 이미 관련 상품들이 출시되는 단계에 이르렀다. 우리은행은 ‘위비핀테크랩’으로 성장한 비네핏(모바일 자산관리·금융상품 추천 앱)과 우리카드 상품추천 제휴 계약을 체결했다.

NH농협은행도 개인간거래(P2P)금융업체인 미드레이트, 8퍼센트와 함께 ‘P2P자금관리API’ 공동개발 양해각서를 체결했는데 다음 달 중 개발을 완료하고 서비스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은행들이 타 업종과 손잡은 영역 중 중 가장 치열하게 경쟁하는 부문은 간편 송금이다. 제휴를 통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하고 은행과 핀테크 기업 간 경쟁이 펼쳐져 소비자 입장에서 이득이 발생하기도 한다. 오는 7월부터 외국환거래법 개정안 시행에 따라 은행권이 아닌 핀테크 업체를 통해서도 연간 최대 2만 달러까지 해외송금이 가능하게 된 것이 경쟁의 배경이다.

지난 4월 중순 우리은행은 주요 시중 은행 중에선 가장 늦게 간편 송금 어플리케이션 ‘토스(Toss)’와 연계한 제휴 서비스를 내놨다. 신한, KB국민, KEB하나, NH농협은행과 달리 자체 앱인 ‘위비톡’을 활용한 간편 송금 서비스를 제공했기 때문인데 토스의 성장세가 가파르면서 결국 제휴를 선택한 것이다. 토스는 지난 2월 기준 누적 송금액 3조원을 넘어섰다.

그간 은행들은 송금액의 5%이내의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올렸는데 핀테크 업체들은 반값이하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올 하반기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하는 카카오뱅크의 경우 해외 송금 수수료를 기존 은행 대비 10분의 1만 받겠다는 공언하고 나섰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유리한 상황이다. 은행과 카드, 증권을 핀테크로 아우르는 컨소시엄도 생겼다. 지난 4월 28일 핀테크 업체 코인원은 우리은행, 신한카드, 롯데카드, 대신증권, 한국정보통신(KICC)과 블록체인을 활용한 핀테크 기술 활성화 및 핀테크 서비스 개발을 위해 컨소시엄을 구축했다. 해외송금과 관련해 핀테크 업체와 은행, 카드, 증권 등 다양한 금융회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한 첫 사례다. 컨소시엄은 핀테크 외환이체 모델을 활용한 소액 해외송금 시장 고객 확보에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이런 업종과 회사를 뛰어넘는 손잡기는 또 있다. 신한은행과 현대카드는 올 1월 영국 핀테크 기업 커런시클라우드와 제휴를 맺고 해외송금 플랫폼 개발에 나섰다. 우리은행은 지난 2월 미국 송금업체 머니그램과 손잡고 모바일을 통해 24시간 365일 200여개국으로 송금 가능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도 각각 코인플러그, 센트비 등과 관련 서비스를 논의 중이다.

그러나 은행과 4차 산업혁명 관련 업종 간의 손잡기가 꼭 장밋빛 미래만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특히 은행 직원의 경우 일자리를 위협받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한 시중은행은 최상위 인공지능인 IBM 왓슨 도입을 검토했다. IBM 측이 사용료로 100억원대 금액을 요구하면서 무산되었지만 변화는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은행들이 최근 로보 어드바이저를 통한 영업 확대에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왓슨 도입 검토도 이러한 추세의 일환이다. 이미 해외의 경우,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은 왓슨을 이용해 우수 고객 대상 맞춤형 투자자문과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호주 ANZ은행도 자산관리에 왓슨을 활용해 재무설계 진행한다. 지점과 인력 축소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효율 인공지능의 도입은 일자리에 대한 위협을 증가시킨다. 대표적으로 지난 2000년대 초반 미국의 최대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는 주식·외환거래에 AI를 적용해 자동화해 한 때 700명에 달하던 트레이더를 현재는 2명만 고용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인공지능 도입은 은행권이 관심을 갖고 있는 사안으로 자산관리 로보어드바이저(robo advisor),와 문자상담 챗봇(chatbots), 개인대출 신용평가에서 활용 중이다”며 “현재까지는 일부 업체와 제휴를 통한 시범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신윤철 기자 raindrea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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