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투자협회 연금 상품 공시자료에 따르면 24일 기준, 2014년 2월 이전에 설정된 282개 연금저축펀드의 평균수익률은 0.7%로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은 90개로 전체의 32%에 달했다. 연금저축펀드는 노후 대비를 위해 장기간 자금 유치를 고려하고 투자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장기 수익률을 살펴봐야 한다. 하지만, 1년 수익률이 높은 상품도 3년 수익률의 경우 적자를 기록한 경우가 부지기수다.
국내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장기 수익률이 저조한 이유는 국내 시장이 그간 부진했던 탓도 있지만, 운용의 문제도 있다”며, ”연금저축펀드는 장기투자 상품이기 때문에 변동성을 줄이는 리스크 관리에 특히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노후 대책 자금이라는 특성에 맞게 상품을 개발해야 하는데, 상품 구조가 일반 공모펀드들과 큰 차이점이 없다는 것도 국내 연금펀드들의 문제”라며, “기존에 만들어진 모펀드에 연금펀드라는 명칭만 붙여 자펀드로 출시하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자산운용사들이 연금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집중하지 않는 이유는 연금펀드가 목돈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일단 가입한 고객이 수익률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환매하는 경우는 드물고, 매달 일정 자금이 유입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상품 개발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후문이다.
반면, 기타 단기 목적을 위한 펀드들이 인기몰이를 하는 것과는 달리, 국내 투자자들이 연금펀드에 무심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대형은행에서 자산운용상품을 담당하고 있는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연금펀드의 중요성을 설명해도 납득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자녀분들을 위한 어린이 펀드 이런 상품에 관심을 보이는 경우는 많아도 노후 대비를 할 여력은 없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교육비, 생활비등 단기 자금에 급급한 것은 사회초년생 뿐 아니라 40대, 50대도 마찬가지”라며, “결국 수요가 적으니까 다양한 상품들이 개발되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금저축펀드가 홀대받는 와중에 최근에는 TDF처럼 생애주기에 맞춰 은퇴자산을 자동적으로 관리해주는 상품들로 대세가 기울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재 출시된 TDF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자산배분형TDF 2030년·2040년 펀드’, 삼성자산운용의 ‘삼성한국형TDF’ 시리즈,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TDF알아서펀드’ 시리즈가 있다.
국내에서는 최근에서야 세를 확장하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은퇴자금을 TDF로 관리하는 게 보편적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미국 TDF 시장에서 3위에 해당하는 운용사인 ‘티 로 프라이스’로부터 기술 자문을 받기 위해서 3년 전부터 현지조사를 다녔다”며, “상당히 복잡한 구조이기 때문에 오랜 기간의 리서치 없이는 출시하기 어려운 펀드”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에서도 이러한 자산배분형 연금펀드를 활성화 할 방안을 지난해부터 고심해왔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5월 30일 ‘펀드 상품 혁신방안’을 발표, 국민의 장기 안정적인 재산증식을 돕겠다고 밝혔다.
자산배분펀드는 통상 재간접펀드로 운영되는데, 국내의 경우 엄격한 재간접펀드 규제를 두고 있다. 재간접펀드를 발행 시 한 운용사의 펀드가 50%이상을 차지할 수 없다는 동일운용사 집중 제한 규제가 있으며, 재간접펀드가 재간접펀드에 투자할 수 없다는 조항도 있다.
당시 금융위는 자산배분펀드 제도를 도입하고, 자산배분펀드 특성에 맞게 재간접투자 규제의 특례를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동일 운용사가 운용하는 펀드의 최대 투자비중을 50%에서 100%로 완화하고, 자산배분펀드가 실물펀드에 투자 시 당해 실물펀드가 재간접펀드인 경우에도 투자를 허용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규제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자산운용사가 자산배분펀드를 개발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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