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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만료 CEO 경영성과 평가] 유상호 사장, 자산관리 성과 11전11승 도전

구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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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7-01-31 00:32 최종수정 : 2017-01-31 07:11

WM 명장 육성 리테일 패러다임 전환 주효
민원 건수 많아 고객중심 영업 재점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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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만료 CEO 경영성과 평가] 유상호 사장, 자산관리 성과 11전11승 도전
[한국금융신문 구혜린 기자] 증권가 어닝 시즌을 맞아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현재까지 발표된 실적만 보면 결과는 참혹하다. 23일 삼성증권과 SK증권은 각각 전년대비 36.6%, 49.5% 하락한 당기순이익을 공개했다. 다음날 하나금융투자도 잠정 실적으로 전년 대비 33.3% 낮아진 성적표를 들고 나왔다.

각사는 참담한 실적의 원인을 일제히 증시 거래 규모 감소와 금리 상승으로 인한 채권 평가손실에 돌리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말 나이스신용평가사 홍준표 연구원이 전망한 그대로다. 홍 연구원은 2017년 증권 산업위험 평가 보고서에서 단기적 산업위험을 부정적으로 판단했다.

그는 “업체 간 경쟁 강도 심화에 따른 수탁수수료 감소추세와 시중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평가손실 발생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국내 증권사의 수익성 개선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진단한 바 있다.

견조한 실적을 자랑하던 한국투자증권도 저실적 고배를 피해갈 수 없을 듯하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채권 보유량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4조7649억원으로 추산된다.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지난해 2분기 이후 채권 보유량을 늘려온 상태여서 피해 규모가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실이 유상호닫기유상호기사 모아보기 사장의 연임 여부를 판가름하는 열쇠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유상호 사장은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11번째 최고경영자(CEO) 선임에 도전한다. 사실상 유 사장이 사장직 10선이란 기록적인 성과를 이룬 것은 한국투자증권의 호실적 덕이었다. 그는 증권업계가 불황에 허덕이던 2011년에서 2013년, 3년 연속 순이익 1위를 달성했다. 2014년에도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한 2262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으며, 2015년에는 2848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5년 연속 업계 최대 규모의 이익을 냈다.

아직 실적 발표도 나지 않았지만, 지난해 실적이 그의 발목을 잡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목소리가 높다. 업계 전체에 그림자가 드리운 때 새로운 선장을 선발하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 더욱이 그는 지난해 4조 이상의 자기자본증자를 통해 한국투자증권의 몸집을 불려놓은 장본인이다.

◇ 한국형 투자은행 모델 정립

유상호 사장이 취임한 2007년 이래 브로커리지 위주(BK)의 증권사 운영을 투자은행(IB)과 자산관리(WM)로 재편한 것이 그의 가장 큰 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IB부문에 있어서 ‘한국형 투자은행 모델’의 정립이라는 유 사장의 목표는 실현되고 있는 듯하다. 이는 Middle Market IB 및 기관 대상 AM 영업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근간으로 자산관리 영업 강화를 통한 수익구조 다변화, 해외사업 확대, 선진금융기관 수준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IB-AM’ 사업모델을 근간으로 한다. 업계 내에서도 안정적이고 다변화된 수익구조를 통해 자기자본 증가라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도 지난해 자기자본증자를 통해 초대형 IB 계열에 당당히 섰다는 것은 유 사장의 결단이 빛을 발한 결과다. 한국투자증권은 작년 11월 말 1조7천억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덩치를 약 4조200억원으로 늘렸다. 유 사장은 “우리가 추구하는 건 정통 IB”라고 강조, “인수와 매각의 회전율을 높이는 양질의 거래를 확대해 수익을 내는 전략을 구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결과적으로 한국투자증권은 2015년 연결기준 영업이익 3633억원과 당기순이익 2848억원을 달성했다. 2016년 3분기 누적도 연결기준 영업이익 2215억원과 당기순이익 1771억원을 기록하는 등 업계 선두주자로서 입지를 다졌다.

WM부문에서는 2015년을 기점으로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유상호 사장은 2015년 리테일 패러다임 변화를 선언했으며, 올해로 3년차를 맞았다. 그가 주창한 리테일 패러다임 변화는 브로커리지 위주 영업에서 탈피, 금융상품 판매 중심의 판매수수료 및 판매보수를 WM 비즈니스의 주요 수익원으로 삼겠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한국투자증권은 계열사인 한국투자파트너스, 한국투자저축은행, 한국투자캐피탈 및 자체 IB와의 협업을 통해 하나티마크그랜드부동산투자신탁, 일본제로국채, 프리(Pre) IPO펀드, 대출채권펀드 등 독특한 상품을 개발해냈다. 특색있는 상품 라인업을 통해 판매고를 올렸으며, 이를 통해 지난해 12월 기준 개인고객 금융자산(AM)을 2014년 대비 28.8%, 2015년 대비 14.7% 증가한 17조원까지 끌어올렸다. 시장침체에 따른 거래대금 감소와 금융상품 시장의 위축을 감안하면 괄목할만한 성과라는 평가다.

◇ 최선이 될 수 없다면 차선을

유상호 사장은 ‘최연소 CEO’, ‘최장수 CEO’라는 두 개의 타이틀을 손에 쥐고 있다. 2007년 3월, 47세 연령으로 업계 최연소 CEO에 올랐다. 오는 3월이면 11년째 재직하고 있는 셈이니, 전무후무한 기록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무엇이 그를 증권업계 신화적 인물로 우뚝 서도록 이끌었을까. 유 사장의 경영철학은 ‘옵티멀 솔루션’인 것으로 유명하다. ‘베스트가 될 수 없다면 그 다음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은 본인의 생활뿐만 아니라 기업 운영에 필요한 결정을 내리는 데 구석구석 적용됐다.

‘옵티멀 솔루션’은 한국투자증권의 ‘고객 최우선주의, 인재경영'과 연결된다.

“증권업은 타이밍과 정확성이 중요한 업이다” 평소 그가 즐겨 쓰는 말이다. ‘옵티멀 솔루션’을 강조한다는 말은 증권업 자체가 차선책을 빠르게 찾는 능력을 요한다는 뜻이다. 그 이유는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우선적으로 중시하기 때문이다. ‘고객 최우선주의’는 한국투자증권의 대표적인 기업문화다.

최선의 해결책을 빠르게 찾아낼 줄 아는 인재에게 아낌없이 투자하는 것도 유상호 사장의 경영 특징이다. 유 사장은 ‘선순환 경영’을 주창하며 철저한 성과보상을 강조해 왔다. ‘최고의 인재-최고의 대우-최고의 성과’, 즉 최고의 인재가 최고의 대우를 받을 때 최고의 성과를 내는 선순환 메커니즘이 완성된다는 것이다.

이에 한국투자증권은 선진국형 성과보상 문화를 확립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최우수 직원을 선발해 부부동반 포상휴가를 보내는 것은 물론 ‘자산관리 명장’ 제도를 도입하여 선정된 직원에게 ‘마이스터’라는 칭호를 부여하고 그에 걸맞는 보상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더불어 철저한 성과보상주의에 입각하여 능력 있고 검증된 영업직원들을 신임 지점장으로 임명하는 등 능력만 있다면 직급/성별과 관계없이 대우 받을 수 있는 기업문화 정착에 힘썼다. 그에 맞추어 AM성과급제, 영업점 종합평가기준 등 다양한 평가제도 개선이 동반됐다.

“비즈니스를 하려면 ‘깡’을 키워야 한다. 중국 상하이에서 홍콩의 주요 고객을 접대할 때 바퀴벌레 튀김까지 먹었다” 유상호 사장은 종종 사원들에게 이런 발언을 하곤 한다. 증권사는 먹이사슬의 제일 말단으로 큰소리칠 곳 하나 없는 갑을병정 중 ’정‘이라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전 직원이 ’영업맨‘의 자세로 임해야 한다는 유 사장의 평소 생각을 그대로 보여준다.

◇ 유 사장 앞에 남겨진 과제는

올해 신년사에서 유상호 사장은 사원들에게 ‘고객 중심 영업’의 완전한 정착을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고객 우선의 정도영업을 완벽하게 정착시켜 금융사고 제로의 원년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그가 이런 목표점을 제시하는 것은 다름 아닌 타 증권사에 비해 많은 민원 건수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15년 한국투자증권의 민원 건수는 234건으로 주요 증권사 중 가장 많았으며, 13개 주요 증권사 민원 중 한국투자증권 민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21%를 차지했다.

2016년 4분기에도 한국투자증권의 민원 건수는 37건으로 현대증권(10건), 대신증권(17건), 하나금융투자(20건), NH투자증권(24건)에 비해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그의 ‘고객 최우선주의’ 철학이 경영에서 발휘돼야 할 여지는 아직 있는 것 같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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