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금융지주 소속 계열사는 공유하고 있는 부분이 많아 협업하기 용이해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경우가 많다. 신한은행이 신한카드가 아닌 현대카드와 협업을 맺은건 카드사 중 현대카드가 먼저 외환송금 거래 시장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신한카드는 아직 이 업무를 하지 않고 있다.
원래 외화송금은 은행 고유의 업무였다. 카드사까지 외화송금 시장이 열린건 작년 3월 외환거래 시행령이 개정되면서다. 외환거래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은행 중심 외화송금 시장 일부가 개방되며 비은행 금융사도 외화송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시행령이 개정되었더라도 카드사가 단독으로 외화송금 서비스를 제공할 수는 없고 은행과 위수탁 계약을 통해서만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현대카드는 규제완화에 힘입어 새로운 먹거리 시장으로 외화송금 시장에 진출했고, 위수탁사로 신한은행을 택한 셈이다.
신한카드는 아직 외화송금을 부수업무로 검토하지 않고 있는 점도 신한은행이 현대카드와 사업을 맺은 배경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신한카드는 외화송금 사업 진출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현대카드와 신한은행의 업무협약은 수익을 중시하는 금융시장 트렌드도 반영됐다. 대내외 어려운 경제 환경에서 계열사 간 시너지보다는 수익성이 있다면 타사와도 언제든지 손잡을 수 있다는 '수익 중심 사고'가 중요해지고 있는 셈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신한은행 입장에서도 현대카드와 외화송금을 했을 때 수익성이 난다고 판단해서 제휴를 맺은 것"이라며 "신한은행 입장에서도 현대카드 회원을 새 외화송금 고객으로 확보한다는 점에서 이익이 난다"고 말했다. 또한 "신한은행 입장에서는 신한카드가 외화송금을 시작하면 그 때 또 추가로 파트너사로 맺으면 된다"고 덧붙였다.
현대카드와 신한은행은 국제송금거래를 처리하는 글로벌 핀테크기업 커렌시클라우드와도 협약을 맺었다. 커렌시클라우드는 212개국을 대상으로 연간 150억불 규모의 송금을 취급하고 있다.
현대카드가 외화송금 거래를 시작할 경우, 은행을 방문없이 현대카드 홈페이지에서 외화송금이 가능해진다. 현대카드 고객이 현대카드 홈페이지에서 신한은행에 외화송금을 요청, 신한은행에서는 커렌시클라우드에 송금액을 보낸 후, 커렌시클라우드에서 고객이 요청한 고객에게 외화를 송금하는 원리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외화송금 서비스가 개시되면 해외송금 수수료가 절감돼 소액 외화 송금 하는 고객의 편의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하경 기자 ceciplus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