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4분기 영업이익은 4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4조원대 영업이익은 한 번도 달성해 본 적이 없으나, 어닝시즌을 앞두고 반도체 분야의 실적을 상향 조정하는 분석 보고서가 늘고 있는 추세다.
삼성 반도체의 호재를 전망하는 근거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차량용 D램의 수요가 증가하며, 가격이 상승한 것이 반도체 시장의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초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규모를 8조6000억원대로 봤지만 환율 상승폭, 디스플레이 부문 실적 개선 등을 감안하면 기대치를 넘어설 전망”이라며 “D램과 LCD 등의 가격이 상승했고 스마트폰 부진을 털어내면서 8조원대 후반의 영업이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가파른 원·달러 환율상승 속에서 D램 및 디스플레이 업황 개선, 갤럭시노트7 판매중단 제반비용 제거 및 견조한 스마트폰 판매 등으로 4분기에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할 것”이라며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52조200억원, 8조5300억원으로 추정했다.
또한, 낸드플래시 메모리 분야가 반도체 산업의 최대 격전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낸드플래시는 D램과 같은 데이터 저장 메모리 반도체이지만, 전원이 꺼져도 정보가 사라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스마트폰 등 휴대용 기기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3년 24단 낸드플래시, 2015년 48단 낸드플래시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낸 바 있다. 올해에는 64단 낸드플래시를 세계 최초로 양산해 반도체 경쟁사와 격차를 더욱 벌린다는 전략으로 경기도 평택 공장에서 64단 낸드플래시 생산 준비를 하고 있다.
한편, 향후 반도체 시장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술과의 연동이 필연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 CES에서 삼성전자는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기술들을 연동하고 페밀리 허브 2.0을 통해 IoT(사물인터넷)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국투자증권 김진우 연구원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음성인식, AI 등을 구현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기술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이를 하드웨어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SoC, GPU, 메모리반도체 등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단순 반도체 제조기술보다는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반도체의 가치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또한, 그는 "삼성전자의 최근 소프트웨어 기술 확보 노력은 이러한 산업의 변화에 대응하는 적절한 전략이라는 판단"이라 덧붙이며 반도체 분야 비중확대를 권했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