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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고령화 맞춤 ‘신탁상품’ 다각화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기사입력 : 2016-11-14 01:09 최종수정 : 2016-11-14 08:51

TF 구성 신탁 선진국 벤치마킹
금전신탁 외 ‘사회형’ 상품 모색

은행 고령화 맞춤 ‘신탁상품’ 다각화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일본은 지난 2013년 조부모나 부모가 손자나 자녀에게 교육자금 목적으로 최대 1500만엔까지 증여세를 내지 않고 물려줄 수 있는 ‘교육자금 증여신탁’ 제도를 도입했다. 지난해 4월부터는 증여의 범위를 보다 넓혔다. ‘결혼·양육자금 증여신탁’이 그것. 결혼·출산·양육을 위해 자금이 필요한 손자나 자녀에게 최대 1000만엔까지 비과세로 증여할 수 있도록 했다.

고령화 시대에 부모에서 자녀 세대로 자산을 옮기는 증여 신탁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국내 은행들도 금전신탁 같은 금융상품 말고도 일본의 사례에서 보듯 노년층에 맞춘 다양한 신탁 상품을 내놓고 있다. 금융당국도 이자수익에 의존한 은행들의 수익구조를 다변화 하는 방법 중 하나로 신탁업을 꼽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현재 은행·증권·보험을 포함한 총 신탁계 수탁고 규모는 679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은행 신탁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절반 수준(48.8%)인 331조9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 하락으로 비이자 이익 중요성이 높아지고 최근 공익신탁,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출시 등을 계기로 은행권의 신탁에 대한 전반적 관심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신탁이 단순 상품판매 채널 역할에 그치는 게 아니라 본연의 종합 자산관리 역할을 회복할 수 있도록 신탁업 규율 체계를 전반적으로 개선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14일 금융감독원, 금융연구원, 자본시장연구원, 은행·증권·보험 업계 관계자 등 20여명 전문가로 구성된 ‘신탁제도 활성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현재까지 두 차례 회의를 진행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TF에서 은행업계 요구로 불특정금전신탁 부활을 추진한다는 의혹이 나오기도 하는데 사실과 다르다는 설명이다. 불특정금전신탁은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제정으로 지난 2004년 1월부터 신규 수탁이 금지된 데다, 2009년에 자본시장법에 신탁업법이 편입돼 법률적 정비가 없고선 곤란하다는 것.

김진홍 금융위원회 은행과장은 “TF 회의 주제와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하기 곤란하나 어느 업권도 쏠림 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했다”며 “특정 업권의 이해나 수익 증대를 위한 방향으로 논의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도 “(불특정금전신탁 부활은) 업권의 기대나 그간의 건의사항만 가지고 나온 얘기로 알고 있다”며 “다음달 초 나오는 TF 결과물을 확인하고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탁 부문에서 은행들은 다양한 상품 출시를 이어가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지난달 출시한 ‘성년후견제도 지원신탁’은 나중에 치매에 걸렸을 때 자녀 등 후견인이 치매 치료비나 요양자금을 은행에서 받아 사용할 수 있도록 미리 은행과 신탁계약을 맺는 상품이다. 가족같은 반려동물을 위해 은행에 자금을 맡기고 본인 사후에 반려동물을 돌봐줄 새로운 부양자를 지정해 두는 ‘KB 펫(Pet) 신탁’ 상품도 이채롭다.

KEB하나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의 유언대용 신탁 상품도 주목을 받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탁제도가 투자자산 관리뿐만 아니라 고령화, 성년후견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에 대한 대안을 상품화하는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업계에서는 신탁 시장 활성화를 위해 비대면 신탁상품 판매와 광고·홍보 규제 완화를 건의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신탁 상품을 가입할 수 없어서 직접 창구에 가야 하는 것은 비대면 거래가 전체 90%를 차지하는 현재 금융거래 풍속과 맞지 않다는 것.

한 시중은행 신탁부 관계자는 “특정금전신탁도 적합성 원칙을 준수하는 범위 안에서 기본적인 광고와 홍보를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다면 운용자산에 대한 더욱 자세한 정보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신탁 선진국’ 사례를 통해 국내 은행들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대응해 나갈 것도 요구되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저금리에 따른 은행 신탁비즈니스의 기회와 과제’ 보고서에서 권우영 금융연구실 수석연구원은 “신탁 상품의 다양성이 확보되지 않고 고객의 인식도 부족하여 현재 은행 신탁은 맞춤형 자산관리 보다는 대기성 자금의 운용수단으로 주로 활용되고 있어서 은행 신탁사업 활성화에 제약이 되고 있다”며 “고령화와 저금리에 대응해서 일본 은행들이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종합자산관리 인프라 구축, 글로벌 금융회사와 제휴 등 노력으로 신탁이 종합자산관리 수단으로 자리매김한 것을 참고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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