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기여도가 높은 경제구조에서 갤럭시노트 7 판매·생산 중단, 자동차 파업 등도 악재가 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에 따르면, 올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377조9524억원(계절조정계열 기준)으로 전 분기보다 0.7% 증가했다.
우리 경제는 지난해 4분기(0.7%) 이후 올해 1분기(0.5%), 2분기(0.8%)에 이어 4분기째 0%대 성장률에 머무르고 있다.
그나마 성장을 이끈 주 요소도 다름아닌 건설투자 부문이었다. 건설투자는 올해 1분기(6.8%), 2분기(3.1%)에 이어 3분기에 전기보다 3.9% 증가했다. GDP의 지출 부문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주거용 및 비주거용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올라 강남 재건축 등 부동산 시장 호황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추가경정 예산 등 재정지출 영향으로 정부소비의 증가율도 3분기 1.4%로 전분기(0.1%) 보다 대폭 올랐다.
반면 설비투자 부진은 두드러졌다. 설비투자는 3분기에 0.1% 줄어들며 마이너스 수치를 기록했다. 2분기(2.8%) 대비 역성장이다. 제조업 성장률도 -1.0%로 2009년 1분기(-2.5%) 이후 7년 6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3분기 민간소비 역시 전분기(1.0%)의 절반 수준인 0.5%로 하락했다. 개별소비세 인하로 인한 자동차 내수 판매 감소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관측된다.
수출 부문도 성적표가 좋지 않다. 수출은 반도체, 화학제품을 중심으로 0.8% 늘었지만 2분기(1.1%)에 비해 오름세는 감소했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자동차 업계 파업 영향으로 수송장비가 13.0% 급감했고, 갤럭시노트7 사태 영향으로 전기 및 전자기기도 4.1% 줄었다.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 성장잠재력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도 우려 요소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 5일 '2017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내년에 우리나라에서 15∼64세 생산가능인구의 감소가 생산과 소비 활력을 약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동안 성장을 견인하던 건설투자 효과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주택건설 증가 등의 영향으로 올해 건설투자 증가율이 10.5%로 높았지만, 내년엔 건물건설 선행지표 둔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규모 축소 등으로 4.1%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대외적으로 미국 연준(Fed)의 연내 금리인상 전망, 대내적으로는 가계부채 급증·청탁금지법에 따른 내수 소비 위축 우려 등도 잠재해 있다.
한국은행은 내년 우리 경제 성장률을 2.8%로 전망하고 있지만 수치가 낙관적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민간 경제연구기관인 LG경제연구원의 경우 내년 우리경제 성장률을 2.2%까지 내다보고 있다. 이와관련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3일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잠재성장률 수준이 하향 추세에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내년 2.8% 성장 전망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