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은행별 주택담보대출 금리유형 현황' 자료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16개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 419조4000억원(주택금융공사 정책모기지론 제외) 중 혼합형 대출 비중이 31.6%(132조4000억원)로 집계됐다.
변동금리 대출이 63.4%(266조원), 순수 고정금리 대출은 5.0%(21조원)에 불과했다.
과거 금융위는 국내 은행들이 만기가 10∼30년에 달하는 주택담보대출을 갑자기 고정금리로 빌려주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고 보고 대출 후 3∼5년만 고정금리를 유지하고 이후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혼합형 대출을 고정금리 실적으로 인정해줬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순수 고정금리 대출을 거의 늘리지 않는 대신 실적에 포함되는 무늬만 고정금리인 혼합형 대출을 늘려왔다.
박용진 의원은 "실제로는 3∼5년짜리 한시적인 가계부채 질 개선이었던 것"이라며 "정부 정책만 믿고 혼합형으로 대출한 사람들은 최근 3∼5년간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시중금리 하락 혜택은 제대로 누리지도 못한 채 막상 미국의 금리 인상이 가시화되자 금리 변동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게 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출을 받은지 1∼2년밖에 안 된 대출자들은 대출 기간에 따라 적지 않은 중도상환수수료를 물어야 해 싼 금리 대출로의 전환도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박용진 의원은 "금융위가 가계부채 질을 개선했다고 실적을 자랑하지만 속을 뜯어보면 취약성은 오히려 확대한 측면이 있다"며 "실질적인 개선은 없이 '눈 가리고 아웅'식으로 가계부채의 질과 규모를 모두 악화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