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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 31년 만에 고향 ‘명동 품으로’

고영훈 기자

gyh@fntimes.com

기사입력 : 2016-09-08 10:41 최종수정 : 2016-09-08 11:32

여의도 생활 청산…대신금융그룹 헤쳐모여

대신증권은 여의도 본사 황소상을 명동 신사옥으로 가져갈 예정이다. 여의도 본사 앞의 황소.

대신증권은 여의도 본사 황소상을 명동 신사옥으로 가져갈 예정이다. 여의도 본사 앞의 황소.

[한국금융신문 고영훈 기자] 올 12월 말 대신증권을 비롯한 대신금융그룹의 계열사들이 명동에 집결한다. 대신증권은 31년의 여의도 생활을 청산하고 새롭게 명동시대를 시작한다.

8일 대신증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 대신에프엔아이, 대신저축은행, 대신경제연구소, 대신프라이빗에쿼티 등의 대신금융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12월 말 명동 신사옥으로 이전한다. 대신자산운용은 업무상 컴플라이언스와 차이니즈월에 기반한 보안 문제로 인해 인근 다른 건물로 이주할 예정이다. 위치는 명동 IBK빌딩 옆 옛 중앙극장 자리로 현재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주변에는 유안타빌딩과 미래에셋센터원빌딩이 근접해 있다.

투자업계에는 흔히 이런 말이 회자된다. 여의도 바닥에는 3마리의 황소가 있다는 것.

하나는 한국거래소의 황소, 또 하나는 한국금융투자협회의 황소, 그리고 나머지 하나가 대신증권 사옥 앞의 황소다. 증권가에서 황소는 상승장(Bull Market)을 곰(Bear Market)은 하락장을 의미한다. 특히 한국거래소의 황소는 곰을 쓰러트리고 있는 모습을 구현해 세계적으로도 화제가 되기도 한다. 농담반 진담반으로 업계에선 대신증권의 황소가 가장 한국적인 소의 모습이라고 전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명동 이전에 이 황소상을 가져간다. 하지만 같은 명물인 전광판은 함께하지 못한다.

대신증권의 전광판도 역사성을 가지고 있다. 대한민국 증권업계 최초의 전광판인 대신 전광판은 아직 대신증권 사옥 1층 지점에 있다. 여의도 증권사 중 전광판이 있는 곳은 대신이 유일하다. 이제는 노인들의 단타매매 객장으로 바뀐 전광판은 1979년 대신증권 창업주인 고(故) 양재봉 회장이 설치했다. 이전에는 증권사 직원이 일일이 칠판에 주가를 기록했지만, 이 전광판으로 인해 다른 증권사들도 앞다퉈 전광판 시스템을 도입했다. 황소상은 이보다 늦은 1994년 김행신 전남대 교수가 양재봉 회장의 의뢰를 받아 제작했다. 과거 대박을 바라는 투자자들은 이 황소상을 이따금씩 쓰다듬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또한 대신증권은 명동으로 이전하며 팝아트 작가인 로버트 인디애나의 건축물 ‘러브’를 매입했다. 이 작품은 명동 본사 앞 구청 공원에 무상 임대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85년 대신증권은 옛 고향인 명동을 떠나 여의도에 들어왔다. 여의도 생활은 대신증권에게 영광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시기였다. 현재 대신증권은 자기자본규모 1조7000억원 정도로 10위권에 랭크돼 있다. 과거 대우증권에 이어 증권사 규모 2위를 기록한 적도 있는 대신증권으로서는 못마땅한 성적표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시원섭섭한 면이 있다”면서 “이번 명동 이전은 대신금융그룹의 새로운 도전으로 봐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과거 명동 금융가는 사채시장이 활개를 치면서 돈세탁 성지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현재 금융가 유명 인사들도 명동 출신이 적지 않다. 여의도 개발 계획에 의해 이전했던 대신증권은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 IB명가를 꿈꾼다.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도 센터원으로 입주를 진행하고 있어 증권사들의 명동 러시는 다시 진행되고 있다.

한편 여의도 대신증권 본사 사옥을 인수한 신영증권은 이 곳 1층과 지하 1층에 한국판 쓰타야(TSUTAYA) 서점을 리모델링할 예정이다. 증권사 객장은 사라지고 다채로운 문화콘텐츠가 들어서게 되며 여의도 풍경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고영훈 기자 gy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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