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대우조선해양 경영평가 엉터리"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KDB산업은행이 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의 경영평가를 엉터리로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2013년과 2014년에는 막대한 경영 부실로 제제를 가했어야 할 경영진에게 오히려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이 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2011~2015년 대우조선 경영관리위원회 경영정상화 이행각서(MOU) 평가 결과'에 따르면, 산업은행 산하 대우조선해양 경영관리위원회는 경영정상화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매년 실시하는 대우조선해양의 경영관리 평가에서 경영평가 총점으로 각각 B등급(82.85점), E등급(69.05점)을 매겼다.
평가 등급은 S~F까지 총 7단계로 나뉘는데 B등급은 경영진이 75%의 성과급을, E등급은 35%의 성과급을 받는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은 2013년과 2014년에 모두 순손실을 냈는데 분식회계로 실적을 허위로 부풀린 것으로 드러나 최근 수정 공시했다. 실제는 2013년에 6735억원의 당기순손실, 2014년에 8301억원의 당기순손실로 바꿨다.

이같은 실적을 경영관리위 평가 기준에 반영하면 수익성 점수는 0점이 나온다. 경영관리위가 제대로 된 평가를 했다면 2013년 경영평가 총점은 55점, 2014년은 51점을 받아 F등급으로 평가된다.

대우조선해양이 F등급을 받으면 대표이사는 사퇴해야 하고 경영진도 기본급의 30%를 반납하는 고강도 제재가 가해져야 한다. 하지만 산업은행이 경영실적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해 오히려 부당한 성과급을 지급하게 됐다는 것이다.

또 산업은행은 통상적으로 매년 3~4월이면 대우조선에 대한 경영평가를 내놓는데 경영관리위는 지난해 평가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관계자는 "정성립 현 대우조선 사장 선임 지연과 대규모 부실 발생 등에 따라 MOU를 체결하지 못해 지난해 평가 결과가 없다"며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김해영 의원은 "이번 분석을 통해 그동안 산업은행이 대우조선이 보내온 자료만 보고 안일하게 경영평가를 해왔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산은의 이 같은 평가가 7조원대의 막대한 혈세가 투입된 대우조선 부실 경영을 초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