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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발탁이 조직 성패 좌우한다

오영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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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6-08-22 01:43

오영안 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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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발탁이 조직 성패 좌우한다
[한국금융신문 오영안 기자] 조선의 4대왕 세종대왕은 우리가 아는 바처럼 당대 최고의 국왕, 아니 동북아 최고의 지도자였다. 지금에 와선 전세계를 통틀어서도 위대한 지도자 반열에 오른 몇 안되는 리더 중 한 사람으로 더욱 높게 평가받고 있다.

물론 즉위 당시만해도 세종의 입지는 그리 탄탄하지 않았다. 알려진 바처럼 양녕대군의 온갖 기행에 태종의 마음이 떠난 후 세자로 책봉된 지라 준비된 국왕도 아니었다. 국가의 주요 사안에 대해 여전히 권력의 정점에 있는 태종의 눈치를 살펴야 했고, 이는 신하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세종이 이같은 상황을 극복하고, 세계적인 지도자로 평가받을 수 있었던 것은 학문 연마와 함께 유능한 인재 등용 때문이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그 가운데서도 인재를 알아보고, 중용한 것이 주효했다.

세종이 아니었더라면, 조선 최고의 정승으로 꼽히는 황희는 빛을 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뿐이랴 당시 신분제도로는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노비 장영실을 발탁해서 천문기구 제작 등 동양의 과학기술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기에 이르렀다.

무엇보다 모든 백성이 글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집현전을 통해 최고의 문자 훈민정음을 만들어 반포했고, 이는 현재까지도 전세계 그 어느 문자보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문자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8,000개의 발음을 표기할 수 있는 전세계 유례없는 문자가 바로 우리가 쓰는 한글이다.

훈민정음 창제 과정 역시 수많은 사대부들의 반대에 부딪치며 순탄하지 않았다. 특히 최만리는 ‘중화의 질서를 어지럽힌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언문 제작의 부당함을 조목조목 비판하였다. 그럼에도 세종은 “논리가 정연하다”며 그를 다시 중용하였다. 이처럼 그는 반대파까지도 포용할 줄 아는 지도자였다. 세종의 예에서 보듯 우리나라엔 인재를 소중히 여기고, 자신의 뜻에 반대할 지라도 끝까지 설득하려는 의지를 보인 정치 지도자들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의 우리 사회는 이와는 반대로 가고 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부문에서 시스템보다는 보스 한 사람과 그의 힘을 빌려 호가호위하는 측근들에 의해 매번 권력 구도가 새롭게 형성되고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군사정권이란 오명 속에 정통성에 흠집이 많은 5공화국의 경우 장관의 평균 재임기간이 18.3개월, 노태우정부 13.7개월인데 반해 민주화 열풍 속에 정통성을 강조해온 김영삼 정부,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 등 11개월에 못미치거나, 약간 넘었을 뿐이다. 불통, 회전문 인사 등 철마다 능력보다는 측근들을 두고 돌려막기식 인사 관행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정권 말이면 여지없이 권력 내부에서 일어나는 ‘권력 이반’ 현상으로 레임덕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YS 때는 차남 현철 씨와 홍인길 당시 대통령총무수석이 한보 비리로 인해 구속됐다. DJ 정권 말기인 2002년에도 두 아들 홍업 홍걸 씨가 구속됐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노무현 전 대통령 임기 초인 2003년에는 DJ 최측근 권노갑 씨와 박지원 씨가, 노 전 대통령 임기 뒤에는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가 교도소에 갔다. 급기야 포괄적 뇌물 수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던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현대사의 비극을 낳게 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을 내정하는 등 3개 부처 장관과 4개 부처 차관급 인사를 단행했다. 물론 정권 입장에서야 가치관을 공유하고, 결단력을 가진 인사가 필요했고, 그에 적합한 인사를 고르고 골랐으리라 믿고 싶다. 그러나 문제가 생길 때마다 근본적 처방없이 보여주기식 찔끔개각에 여전한 돌려막기식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이것이 비단 현 여권만의 문제만은 아니다. 민주화 이후 몇 차례의 대통령이 바뀌고, 정권이 바뀌며, 국가 경영의 주체가 바뀌었지만 인사의 행태만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양새다.

인사의 실패로 정권이 위기를 겪고 그로인해 권력의 교체가 몇차례 이뤄졌음에도 인사의 병폐가 해결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갈수록 투표율이 낮아지고, 여야 정치권 모두가 국민들로부터 불신의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는 현실에서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할 때다.

기업 역시 인재 찾기에 혈안이 돼 있는 상황에서 합리적인 인재 발굴과 보상시스템이 정립돼야만 100년 200년 가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가뜩이나 금수저 흑수저 논란에 사회가 양분화되며 계층 간 불신을 낳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 사회 지도층이 먼저 해법을 내놓을 때다.

특히 한 국가의 지도자에게 인재를 발탁하고 등용하는 안목은 그 정권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덕목이다. 조선 전성기를 이끌었던 세종과 정조의 뒤에는 집현전과 규장각이 있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오영안 기자 ahnyo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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