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고 이미지. 한국금융신문 DB
낙농진흥회는 지난 28일 열린 이사회에서 올해 원유 기본 가격을 ℓ당 940원이었던 전년보다 18원 내린 ℓ당 922원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1.9% 인하된 것이다. 낙농진흥회는 우유생산비가 줄었고 소비 정체 등 원유 수급 상황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그간 우유의 재고가 넘쳐나는 데도 가격이 하락하지 않는 현상이 지속됐다. 이는 2013년부터 시작된 ‘원유가격연동제’에서 기인했다는 지적이다. 이번 원유 가격하락을 주도한 낙농진흥회는 원유시장의 25%를 점유하고 있으며 국내 원유 납품가는 낙농진흥회의 결정에 따라 결정된다.
원유가격 연동제는 2013년부터 국산 원유를 생산비와 소비자물가를 반영한 공식에 따라 연 1회 가격 책정을 하게 한 제도이다.
원유가격 연동제의 도입 이전, 싸게 원유를 납품 받길 원하는 유업계와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낙농가의 싸움은 대규모 상경집회를 비롯 원유생산 중단의 상황까지 치닫았다. 이에 유업계와 낙농가 간 원유 가격협상에 있어 낙농가의 생산비를 보전하고 갈등을 미연에 방지하자는 목적의 원유가격 연동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가격연동제를 도입 한 후 원유가격이 인상되고, 유업계는 가격 인상된 원유를 그대로 구매하는 상황이 연속됐다. 낙농가에서는 원유 생산량을 크게 늘려 판매했고 유업계로서는 재고분이 쌓이는 악순환을 낳았다. 유업계는 원유가격 연동제로 인해 영업실적이 크게 악화됐다고 호소하고 있다. 실제 한 유업체에 따르면 지난해 흰 우유에서 200억원의 적자를 봤다는 주장이다.
유업계는 국내시장의 수요 감소와 재고분의 누적으로 적자폭이 크게 증가했다고 말한다. 이어 이번 원유 하락이 우유의 가격 인하까지 이어지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업계관계자들은 “인하 폭이 1.9% 수준으로 크지 않은데다, 소비자가 체감할만한 가격 인하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 가격 인하보다는 동결 쪽으로 기울 것이다는 주장도 대두중이다.
반면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이번 원유가격 인하로 우유 소비자가격이 100원 가량 내려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은지 기자 rdwrw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