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보 노조는 최근 사측에 ‘임금피크제 도입 시 업무성과 평가 방식을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로 적용’하도록 하는 내용을 전달했다. 사측은 안을 검토한 후 15일 노조에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노조가 요구한 안을 사측이 받아들이면 집행간부 회의에서 찬반 투표를 거쳐 2015년도 임금·단체협약(이하 임단협) 교섭에 임금피크제를 포함해 논의하게 된다.
임금피크제는 일정 연령 근로자의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고용을 정년까지 보장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현 정부가 노동시장 구조 개혁의 하나로 보험사를 비롯한 전 금융권이 도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전체 생명·손해보험사가 이미 2015년도 임단협을 마무리한 반면, KB손보는 노조와 사측이 1년여 간 줄다리기를 거듭하고 있다. 이는 임금피크제를 함께 논의해야만 임금협상도 조율하겠다는 사측과 분리해 진행하자는 노조가 맞서 타협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측은 임금피크제를 서둘러 도입하기 위해 지난달 임금피크제 안을 노조에 제시했다. 사측이 제시한 안은, 대상자들이 희망퇴직과 성과제 중 한 가지를 선택하는 것이다. 임금피크제 도입 시 업무성과에 따라 연봉의 200~450%를 만 55세부터 5년간 차등지급한다는 게 주 내용이다. 또 대상자에 대한 위로금(전별지원금 2400만원 선)을 지급하기로 했으며, 재취업을 원하는 경우 재고용 우선 순위에 두고 심사를 거치기로 한다는 조항도 담겼다.
그러나 노조는 극심한 성과연동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사측이 제시한 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조 관계자는 “다른 직원들과 비교해 업무성과를 점수 매기는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방식으로 변경하도록 하는 안을 사측에 전달했다”며 “제시한 안은 성과, 직무, 항목 등을 노사 동수로 합의해 일정 기준을 정하는 것이 주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성과연동에 대한 반감이 심하다 보니 회사 직원들 간에도 의견이 나뉘고 있다. 또 상급 단체인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손해보험업종본부도 설득해야 한다.
박경린 기자 puddi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