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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씽킹’이 절실한 현대차

정수남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6-05-13 03:04 최종수정 : 2016-05-13 06:50

유성기업 해고노동자들이 설치한 천막에 나붙은 현수막. 정수남 기자

유성기업 해고노동자들이 설치한 천막에 나붙은 현수막. 정수남 기자

[한국금융신문 정수남 기자] 뉴 씽킹, 뉴 파서빌리티(새로운 생각, 새로운 가능성). 현대자동차가 최근 펼치고 있는 자사의 홍보 캠페인 주제다.

새로운 생각에서 새로운 가능성이 나온다는 뜻인데, 현재 현대자동차가 보여주는 모습들은 전혀 새로운 게 없고 오히려 시대에 역행하는 모습이다.

우선 서울시청 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현대차그룹과 연관된 3건의 농성이다. 이중 한 건은 현대차, 한 건은 기아차, 한 건은 현대차그룹과 각각 관련이 있다.

현대차 건은 1차 협력사인 유성기업의 노조 파괴와 이로 인한 해고자들의 농성이다. 충남 아산시에 위치한 유성기업은 피스톤링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2009년 노사가 주간 연속 2교대제 시행에 합의했다. 이어 2011년 유성기업 노사는 이를 시행하려 했으나, 현대차의 입김으로 시행 자체가 무산됐다.

이후 노동조합은 시행을 요구하면서 정당한 쟁의 행위를 펼쳤으나, 역시 현대차의 개입으로 해고, 근로자들도 길거리로 나앉았다. 시쳇말로 현대차가 적선은 못할망정 쪽박까지 깨트린 셈이다. 이들 해고 노동자 11명은 5년 넘게 진행된 재판으로 정상적인 가정과 사회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 개입 이유는 상급 회사도 시행하지 않는 주간 연속 2교대제를 하청업체가 먼저 도입하는는 이유였다는 게 이들 해고 노동자의 설명이다.

정말 어처구니 없는 현대차의 새로운 생각이다. 현대차도 결국 노조의 요구로 2013년 주간 연속 2교대제를 도입했다.

기아차의 천막 농성은 1년 가까이 진행된 장기전이다. 기아차 협력사 노조원들은 기아차에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얼핏 보면 이들의 요구는 남의 집 일꾼을 부잣집 상주 하인으로 고용하라는 ‘터무니 없는 요구’라고 생각할 수 있다.

속을 들여다 보면 그렇지 않다. 이들은 하청 업체 직원이기는 하지만 기아차 생산공장에서 일하는 파견근로자들이다. 작업 지시도 기아차 관리자에게 받고 급료도 기아차에서 받는다. 무늬만 하청 업체 직원이지 기이차 직원이나 다름없다는 게 이들 설명이다.

이들이 기아차 정규직 전환 요구는 당연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다만, 기아차는 이를 전적으로 수용할 수 없고 일부만 수용한다는 입장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가장 큰 차이는 급료이기 때문에 사측에서는 사실상 정규직 전환이 부담이라 서다.

이도 새로운 생각이면 가능하다. 올초 현대차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는 전향적인 조건으로 타결됐지 않은가 말이다.

여기에 지난달 말 조계종 봉은사는 서울광장에 새로운 천막을 쳤다. 바로 현대차그룹이 2014년 매입한 옛 한국전력부지 환수를 요구하기 위해서다.

이 땅은 원래 봉은사 소유였다고 한다. 1970년대 중반 뻘밭이던 이곳에 국가 기관을 유치한다고 당시 군부가 딸을 강탈해 갔고, 여기에 한국전력이 들어섰다. 이후 2000년대 중반 정부가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추진하자 봉은사는 공시 지가의 서너 배인 3조원을 주고 땅을 되사겠다고 제안했다.

당시 정부와 서울시 이를 유야무야 넘겼고, 2014년 정몽구 회장은 삼성과의 대결에서 10조5500억원이라는 터무니 없는 금액을 제시하면서 이땅을 손아귀에 넣었다. 당시 이곳의 공시 지가는 3조원애 였으며, 이마저도 한전 이전 등이 확정되면서 200% 정도 오른 것이다.

현대차그룹이 이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이를 몰랐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이 그룹차원에서 숙원이었다면 향후 말썽의 소지를 없애는 게 대승적인 차원에서 재계 2위의 기업이 보여야할 새로운 생각일 것이다.

이 같은 무리수는 2000년대 중반 피맛골로 알려진 청진 6지구에 개발이 무산된 트라우마가 작용했을 수도 있다. 당시 현재차그룹은 해장국집, 전통찻집 등이 서민들이 주로 운영하는 점포가 들어선 청진 6지구(현 르메이에르빌딩)에 그룹 본사를 짓기 위해 무리하게 사업을 진행했다. 당시 지역 주민과 상가 운영자의 건센 반발과 함께 언론의 뭇매를 맞자 현대차그룹은 시행사였던 르메이에르건설에 부지와 함께 개발사업을 모두 이관했다.

역시 구태의연한 생각 때문에 발생한 사건이다.

아밖에도 현대차그룹 양재동 사옥 앞에서는 이 같은 크고 작은 시위가 부지기 수로 열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세계 5위의 자동차 기업이다. 강자가 갖춰야 할 덕목 가운데 하나가 ‘약자를 보호’하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이 새로운 가능성을 찾기 위해서는 ‘새로운 생각’이 아닌, ‘생각의 혁명’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수남 기자 perec@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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