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서울 모 호텔에서 이경섭 NH농협은행장, 함영주닫기

이날 참석한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어제 비공개로 갑자기 이뤄진 일정으로 (은행장의) 기존 일정도 바꿨으며 수행인원도 없이 참석한 것"이라고 전했다.
간담회에서는 각 은행의 부실기업 신용노출액과 충당금 적립현황 등 현재 기업 구조조정에 관한 현안 중심으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부실자산과 관련한 손실 인식을 명확히 하고 충당금을 충분히 쌓아 달라고 당부했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특히 농협, 우리, 하나은행장이 소집된 배경에는 이곳 세 은행이 기업여신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조선·해운업을 필두로 기업 구조조정 작업이 본격화되면 기업부실 악화가 시중은행의 리스크 관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국책은행에 조선·해운업 등 취약업종 여신이 집중돼 있기는 하지만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농협, 우리, 하나은행의 기업여신 부실채권(고정이하 여신) 규모는 각각 3조8690억원, 2조7701억원, 2조2768억원이다. 국민(2조0790억원), 신한(1조3468억원)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높다.
매년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주채무계열 평가와 기업 신용위험평가도 신속하고 엄정히 해달라는 내용도 강조됐다. 은행들은 이르면 다음주 초까지 주채무계열 평가 작업을 마무리하고 재무구조개선 약정 대상을 선정할 계획이다.
앞서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18일 9개 주요 시중은행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신속한 기업 구조조정과 가계부채 리스크 관리 강화를 은행들에 주문한 바 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