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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2위 “현대차 법 위에 군림”

정수남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6-05-12 02:54 최종수정 : 2016-05-12 04:10

협력사에 개입…노동자 해고·자살 사망자 발생 등

(왼쪽부터 시계방향) 엄기한 부장은 ‘죽지 못해 산다“고 말했다. 유성기업의 노조를 파괴한 정몽구 회장을 성토하고, 한광호 열사의 죽음을 알리는 현수막이 농성 천막에 각각 걸려있다. 정수남 기자

(왼쪽부터 시계방향) 엄기한 부장은 ‘죽지 못해 산다“고 말했다. 유성기업의 노조를 파괴한 정몽구 회장을 성토하고, 한광호 열사의 죽음을 알리는 현수막이 농성 천막에 각각 걸려있다. 정수남 기자

[한국금융신문 정수남 기자] #.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일제 강점기 자동차 경정비 사업으로 익힌 노하우를 바탕으로 ‘미래 될만한 사업’으로 자동차를 지목하고, 1967년 현대자동차를 설립했다. 그는 1974년 국내 최초의 고유 모델인 포니를 선보이면서 한국 자동차 산업의 기틀을 마련했다.

2000년 정몽구 회장은 현대자동차를 이끌고 그룹에서 출가해, 현대자동차그룹을 5년만에 세계 5위의 자동차 기업으로 육성했다. 다만, 현대자동차그룹이 태생부터 비도덕적이라 현재도 온갖 문제가 끊이지 않고있다. 정 회장은 고(故)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과 2000년 경영권 다툼 끝에 현대차를 거머쥐고, 그룹에서 분가했다.

유성기업(회장 유시영)이 현대차와 짜고 2011년 자사 직원을 불법으로 해고, 최근 도마 위에 올랐다.

충남 아산시에 위치, 현대차의 1차 협력사인 유성기업은 피스톤링을 만든다. 유성기업은 자회사인 동서공업과 와이엔텍에서 각각 피스톤과 실린더를 받아 완제품 실리더를 현대차에 공급하고 있다. 유성기업은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매출 2679억원과 영업손실 50억원, 당기순손실 16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당시 유성기업 노동조합은 사측과 합의한 주간 연속 2교대 시행을 요구했으나, 현대차의 개입으로 2교대 시행은커녕 해고로 밥줄까지 끊어논 상태다.

이들 해고 노동자들은 지난달하순 서울시철앞 서울광장에 천막을 설치하고 진상을 알리고 있다.

유성기업 해고자로 금속노동조합 유성기업아산지회 대외협력팀 엄기한 부장을 11일 본지 단독으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사건의 발단이 현대차라고 했는데.

△ 2009년 노조는 사측과 2011년부터 주간 연속 2교대제 시행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2011년 사측에 시행을 요구했지만, 당시 현대차가 불가 방침을 사측에 전달하면서 시행이 안됐다. 노조는 사측에 시행을 강력하게 요구했지만, 회사는 해고로 대응했다.

- 당시 몇 명의 직원이 해고됐나.

△ 우선적으로 5명이 해고됐고, 이어 추가적인 해고인원까지 합하면 모두 25명이다.

- 현대차가 개입했다는 정황은 있나.

△ 현대차가 유성기업에 500억원을 지원했다는 설과 부품 단가 두자릿수 인상 등의 설이 나돌았는데, 재판 과정에서 모두 사실로 드러났다. 사측 변호인으로부터 현대차 임원의 관련 이메일과 문건 등을 확인하는 등 현대차 개입 사실이 밝혀졌다. 관련 문건도 지난해 발견됐다.

- 현대차가 왜 2교대제 시행을 막았나.

△ 당시 현대차는 주야간 2교대제를 시행했다. 현대차는 협력사가 주간 2교대제를 먼저 시행하는 게 상당히 거슬렸던 것 같다. 부품 조달 문제도 그렇고 다른 협력사로 파급도 그렇고… 임금 부분에서도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2013년 현대차도 주간 연속 2교대제를 도입했다.

- 현재 농성장에 몇명 밖에 없는데.

△ 2011년 초 노조가 반발하자 사측은 직장을 폐쇄했다. 이어 5월 직장에 복귀했으나, 사측은 어용노조를 만들었다. 이어 노조원들게게는 꼬투리르 잡아 출근 정지와 견책, 해고 등을 단행했다. 이로 인해 노조는 소송을 제기했고, 20개월 후 승소해 복직했으나 이중 11명은 다시 해고됐다. 법원도 재판에서 어용노조를 불법 단체로 판시했다.

- 5년이 넘게 흘렀다. 생계는 어떻게 해결하나.

△ 가처분 신청에서 승소했다. 회사에서 월 200만원을 받고있다.

- 200만원으로 가정이 꾸려지나.

△ 아껴 쓴다. 동료 대부분의 안사람도 생계에 나섰다. 생활비가 모자라면 빚도 낸다. 죽지 못해 산다는 게 맞는 말 같다.

- 죽은 동료도 있는데.

- △ 동료 한광호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 꼭 죽음을 택해야 했나.

△ 아산공장 곳곳에는 페쇄회로화면(CCTV)이 설치됐다. 관리자의 감시와 폭행, 비인간적인 대우 등 직장이 아닌 지옥이다. 여기에 관리자들의 모함으로 노조원들은 대부분 소송에 연루돼 있다. 한 열사도 사측과 모두 9건의 소송에 휘말려 있는 것으로 안다. 경찰과 검찰에서 수시로 출석을 요구하자 심리적 부담으로 죽음을 택한 것 같다.

사측이 노조원을 상대로 고소 고발한 게 1인당 20∼30여건으로 모두 1000건에 이르고 벌금만 수백억에 이른다. 동료 대부분이 전과 10범이다.

- 회사 생활이 정상적으로 불가능한 것 같은데.

△ 맞다. 현재 노조원의 40%는 우울증에 시달이고 있으며, 나머지는 고위험군이라는 심리실태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다. 이로 인해 자살을 시도한 동료만 20명에 이르고, 스스로 정신병동에 입원한 동료도 다수다.

- 재판이 길어지는 이유는.

△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있지않나? 법원와 검찰, 경찰 등은 가진 자인 현대차와 유성기업 편이다. 노조 이야기는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다.

- 앞으로 계획은.

△ 이달 20일 법원에서 심리가 진행된다. 내달 한차례 더 심리가 펼쳐진 후 7월 최종 선고가 있다. 끝까지 싸우겠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 한다면.

△ 우리나라는 재벌 중심의 사회·경제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 이를 감안할 경우 현대차는 법 위에 군림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유성기업 문제는 정몽구 회장이 풀어야 한다. 약자가 웃는 날까지 투쟁하겠다.

이와 관련, 현대차 측에서는 함구했으며, 유성기업 측 담당자는 줄곧 통화중 신호음만 들렸다.



정수남 기자 perec@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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