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업 여신이 많은 우리은행은 올해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443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4% 증가했다. 직전인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순익이 102.4% 급증했다. 이른바 '어닝 서프라이즈'다. 우리은행 개별기준은 4117억원 순익으로 집계됐다.
우리은행의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훨씬 웃돈 것은 대손충당금 비용이 예상보다 적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미래에셋증권 강혜승 연구원은 "현대상선에 대한 충당금(750억원) 등 5개 경기민감업종 대기업 충당금 1473억원이 있었지만, 성동조선, STX조선 등에 추가지원이 중단되면서 충당금 1223억원이 환입됐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원리금이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인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조선 4사(성동조선, SPP조선, 대선조선, STX조선)를 제외할 경우 1.03%까지 줄어들었다.
미리 충당금을 반영한 KB금융은 올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545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전년동기 대비 9.9% 줄었다. 지난해 1분기 환급받은 법인세(1803억원)를 제외하면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8.3% 늘어난다. 신용손실충당금이 줄어서 수익으로 인식됐다.
KB국민은행은 1분기 순이익이 3872억원을 기록하여 전년 동기보다 18.7% 줄었다. 하지만 직전분기인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순익이 170% 증가했다. 동부증권 이병건 연구원은 "KB금융은 현대상선 관련 손실을 이미 지난해 4분기에 반영하여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했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 대출이 많은 IBK기업은행은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3777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늘어났다. 기업은행은 개별 기준으로는 1분기에 3598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순익이 7.4%나 증가한 수치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대출을 포함한 이자수익자산과 유가증권의 배당수익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은 1분기 말 기준으로 중소기업대출잔액이 128조6000억원으로 중기대출에서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다.
대신증권 최정욱 연구원은 "대기업 대출 비중이 적은 포트폴리오 구조로 조선·해운 구조조정 관련 부실 우려에서 오히려 가장 안전한 은행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NH농협금융은 조선업과 해운업의 구조조정 여파로 대규모 충당금을 쌓으며 1분기 순이익이 대폭 감소했다. 농협금융은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894억원(명칭사용료 반영)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순이익이 35%나 줄었다. 조선·해운업에 대한 대손비용 부담으로 충당금전입액이 357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57%나 증가한 것이 원인이 됐다.
농협은행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322억원(명칭사용료 반영)에 그쳤다. 창명해운(1944억원), STX(413억원), 현대상선(247억원) 등 조선·해운업에 대한 충당금 적립으로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61.9% 증가한 3328억원으로 집계됐다.
법인세 수익(2100억원) 등 일회성 요인이 반영된 신한금융은 1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이 771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순익이 30.3% 증가했다. 직전 지난해 4분기보다는 90.9% 급증했다. 신한은행은 1분기에 순이익 574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7.4% 증가했다. 은행 통합에 따른 판관비 감소로 하나금융의 1분기 순이익도 연결기준 4379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17.1% 증가했다. KEB하나은행은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4922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3831억원(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단순합산 기준)보다 순익이 28.5% 증가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