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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의 미래에는 은행원이 없다

신윤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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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6-04-18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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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의 미래에는 은행원이 없다
[한국금융신문 신윤철 기자] ‘연작처당(燕雀處堂)’ 처마 밑에 사는 제비와 참새라는 뜻으로, 편안한 생활에 젖어 불이 난 것도 모르고 조금도 경각심을 갖지 않는 것을 비유하는 고사성어다. 시장의 변화는 급격하게 진행되는데 이에 대응하지 못하는 은행을 보면 떠오르는 말이다.

지난 3월에 동시에 벌어졌던 주주총회에서 은행 경영진은 실적을 내겠다고 소리 높였지만 전통적인 은행 영업방식을 벗어나지 못했다.

핀테크 등 신기술 도입으로 업종 간 경계가 사라지고 은행의 먹거리는 한계를 맞이했다. 경영진은 처마 밑 새들처럼 위험이 없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그 밑의 은행원들은 스스로에게 닥친 불길을 어떻게 피해야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시기이다. 물론 위험이 아직 오지 않았을 수도 있다. 은행원이 꿈꾸는 밝은 미래는 이렇다. 내점 고객이 줄어 간단한 입출금 및 공과금 납부 등 자잘한 일이 준다. 고객 한 명 한 명에게 시간과 정성을 쏟을 수 있어 고객 만족도는 물론 생산성도 높아진다. 로보어드바이저 등 핀테크의 신기술 도입은 은행원의 보조역할을 훌륭히 수행한다.

그러나 현실이 이렇지 않을 것이다. 예상되는 미래는 내점 고객이 줄고 고객이 준만큼 은행원도 필요치 않게 된다. 대규모 감원 바람이 불어 기존 직원 구조조정 뿐만 아니라 신입 채용도 사라질 것이다. 내점 고객보다 직원이 더 줄어서 고객 만족도는 바닥을 친다. 여전히 고임금 논란 속에 생산성은 더 떨어졌다.

로보어드바이저 등 신기술은 보조 역할을 넘어 주도적으로 일을 해 일반 직원들이 기계보다 못하다는 평을 듣는다. 정말 간절히 원해 온 우주의 기운이 도와준다면 희망적인 미래가 올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절망에 더 가깝다. 은행의 위기는 여러 지표로 확인된다. 은행의 기본수익인 예대마진(NIM)은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로 전통적인 방식으로 수익을 내기 어렵다.

특히나 국내 은행들은 비이자 수익은 10%내외에 머물 정도로 이자수익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 혁신은 더디고 인력 구조조정으로 손쉽게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구조조정도 기존 직원 생산성을 높이기보다 신입 직원의 연봉을 깎는 안일한 대처를 취한다. 거대 조직인 은행이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그 속에서 사회의 우수 인재였던 은행원들은 점차 수동적으로 변하고 있다. 불길이 다가와도 피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일부 구성원들은 나름 생존본능을 보여준다.

최근 국민은행에서는 카카오 뱅크 파견 신청에 모집인원의 10배가 모였다. 4년 뒤 복귀 옵션이 있긴 하지만 기존 은행 시스템에 한계를 느끼고 새로운 영역으로 도전하고자 하는 직원들의 움직임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혁신보다 직원을 압박하는 영업에 익숙한 상급자들에 대한 불만도 여전하다. 그러나 은행의 경영진이 변화에 대해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지 의문이다.

은행원의 전체적인 규모는 앞으로 줄어들 것이다. 씨티은행의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10년간 전 세계적으로 200만명 이상 은행원이 줄어든다는 암울한 전망도 있다. 여전히 영업압박이 존재하는 가운데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과도 경쟁해야 한다.

은행원의 미래가 절망으로 흐르지 않으려면 내부 구성원은 물론 조직 차원에서 전면적인 혁신을 해야 한다. 혁신의 길이 무엇인지는 누구도 정확하게 모르지만 적어도 지금처럼 가만히 있으면 연작처당의 고사의 다음 주인공은 은행이 맡게 될 것이다.



신윤철 기자 raindrea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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