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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허접한 마술?….껍데기 바꾸면 ‘기아차’

정수남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6-04-11 04:37 최종수정 : 2016-04-11 07:39

현대=기아차…동급·비동급서 플랫폼 등 광범위한 공유
특색 없고, 판매증대만 급급…“차, 내외장 궁합 맞아야”

(왼쪽 아래부터 시계방향)2014년 3월 기아차는 2.2 디젤 엔진을 장착한 신형 카니발을 출시했다. 3개월 후 현대차는 같은 엔진으로 그랜저 디젤을, 2개월 후 다시 같은 엔진으로 기아차는 신형 쏘렌토를 내놨다. 정수남 기자

(왼쪽 아래부터 시계방향)2014년 3월 기아차는 2.2 디젤 엔진을 장착한 신형 카니발을 출시했다. 3개월 후 현대차는 같은 엔진으로 그랜저 디젤을, 2개월 후 다시 같은 엔진으로 기아차는 신형 쏘렌토를 내놨다. 정수남 기자

[한국금융신문 정수남 기자] 1997년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현대자동차는 당시 업계 2위 기아자동차를 인수했다. 이후 7년여만인 2005년 현대기아차는 세계 5위의 자동차 기업으로 도약했다.

이는 공교롭게도 전년 하반기에 기아차가 현대차 인기 차량인 아반떼와 플랫폼을 공유한 소형 승용차 쎄라토를 출시한 이듬해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광범위하게 엔진 등 플랫폼을 공유하면서 개발비는 줄이는 대신, 판매를 확대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도마 위에 올랐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현대차와 기아차는 동급 차량에서 모든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다.

우선 소형인 현대차 악센트(1600cc)와 기아차 프라이드의 1.6 GDi(가솔린)이다. 이들 5도어 차량에는 연비 14km/ℓ에 1591㏄ GDi 엔진 등이 들어간다. 현대차는 엑센트에 ISG 모델을, 기아차는 프라이드 해치백 모델로 다시 가지치기를 한다.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차량 가격은 엑센트가 1615만원∼1671만원, 프라이드가 1571만원∼1716만원이다. 프라이드는 1.4 가솔린과 디젤 사양으로 5가지 트림을 따로 운연하고 있다.

인기 모델인 현대차 아반떼와 기아차 K3의 경우 1.6 가솔린 모델과 디젤 모델도 역시 같은 플랫폼을 사용한다.

디젤의 경우 1582㏄ 엔진에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탑재했다. 아반떼 디젤은 4가지 트림에 1600만원부터 2371만원까지인 반면, k3는 8가지 트림에 1772만원∼2336만원으로 다소 세분화됐다. 이 플랫폼은 현대차 i30의 두 개 트림(2150만원∼2434만원)에도 사용된다.

플랫폼이 동일한 이들 차량의 가솔린도 아반떼가 6개 트림(1384만원∼2125만원)을, k3가 7가지(1374만원∼2095만원)를 각각 두고있다.

이중 k3는 쿠페와 유로 모델이 더 있지만, 엔진을 포함한 플랫폼은 아반떼와 같다.

여기에 아반떼는 2.0 CVVT모델(2개트림 1934만원∼2258만원)도 있다. 이 엔진은 쏘나타에 CVVL로, K5에는 CVVL로, i30에는 누우 2.0 GDi로 각각 탑재된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하이브리드의 경우 누우 2.0 GDi, 누우 2.0 HEV 가솔린 엔진이라는 다른 이름으로 같은 엔진이 실린다. 이들 모델에는 부츠타입 6단자동변속기가 실린다.

게다가 현대차는 2012년 유럽형 전략모델인 i40(1.7 디젤)을 선보인 이후 이 엔진을 쏘나타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 기아차 K5와 SUV 스포티지에도 장착하는 등 가격과 내외장 사양만 다소 달리해 선보이고 있다.

이 같은 현대기아차의 전략은 2014년 극에 달했다.

◇엔진 공유 2014년 극…신형 카니발·그랜저디젤·신형 쏘렌토 모두 같은 엔진

같은 해 3월 기아차는 2.2 디젤 엔진을 장착한 신형 카니발을 출시했다. 3개월 후 현대차는 같은 엔진으로 그랜저 디젤을, 2개월 후 다시 같은 엔진으로 신형 쏘렌토를 각각 내놨다.

이처럼 현대기아차의 광범위한 플랫폼 공유는 최근 수입차 판매 급증으로 자사의 내수 판매가 하락하자 이를 만회하기 위한 꼼수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차급을 세분화하고 트림을 확대해 틈새 시장까지 흡수하려는 전략인 것이다.

수입차의 선전 등으로 실제 현대기아차는 종전 70%를 상회하는 내수 시장점율이 60% 후반대로 최근 주저앉았다.

이와 관련, 신형 쏘렌토 출시 현장에서 현대기아차 연구소 한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가 엔진을 개발하면 최소 30년은 사용한다”고 궁색한 해명을 했다.

이어 2014년 11월 기아차는 현대차 에쿠스 5.0 엔진을 자사의 대형 세단 K9에 얹기도 했다. 지난해 선보인 현대차의 고급브랜드 EQ900도 마찬가지다. 3.3. 3.8. 5.0 엔진이 각각 탑재된 EQ900은 종전 제네시스(3.3,3.8)과 에쿠스(5.0)엔진을 공유한다. 종전 제네시스와 에쿠스도 3.3, 3.8 엔진을 함께 사용했다.

말하자면 고급브랜드 제네시스가 기존 엔진에 그동안 자동차 전장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최점단 안전·편의사양을 대거 장착한 종합선물세트로, 신차라고 보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다고 업계 한 관계자는 지적했다.

여기에는 신차 개발시 엔진 개발비가 가장 많이 들어가지만, 현대기아차의 연구개발(R&D) 비용이 상대적으로 부족한데 따른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모두 3조6959억원을 R&D 비용으로 지출했으며, 이는 현대기아차의 같은 해 매출(141조4802억원) 가운데 2.6%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반면, 국내 재계 1위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체 매출액(200조6535억원) 가운데 6.8%(13조7100억원)를 같은 비용으로 사용했고, 독일 국민차 브랜드 폭스바겐의 2014년 R&D 비용은 15조1801억원으로 현대차보다 4배 이상 많았다.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 한 관계자는 “현재 현대차와 기아차는 차량 엔진을 포함한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다”면서 “이는 비용 절감 차원에서 추진되는 일이지만, 개발자가 같아 어쩔 수 없는 일“ 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현대차와 기아차만 차량 특성이 없다는 본지 질문에 그는 말을 아꼈다.

김필수 교수(대림대학교 자동차 학과)는 “차량은 하드웨어적인 엔진 등 플랫폼과 소프트웨어적인 내외장 장치 등이 궁합이 맞아야 한다”면서 “현대기아차의 플팻폼 공유는 비용절감 차원에서는 효과적이지만, 브랜드만의 색깔을 정립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자동차 플랫폼은 차체 밑바닥인 프레임(플로어 패널)에 엔진과 변속기, 조향, 구동ㆍ제동장치, 서스펜션 등 자동차의 각종 주요 장비들이 장착된 기본 골격을 말한다. 차량을 만들 때 플랫폼부터 모두 새로 개발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지만, 플랫폼을 그대로 두고 차체만 변형하거나, 플랫폼 구조를 소폭 변형하고 엔진 등만 바꿔 달면 비용적게 든다. 플랫폼만으로도 움직인다.



정수남 기자 perec@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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