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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조원을 향한 은행들의 경쟁, 계좌이동제(지면용 대기)

신윤철 기자

raindream@

기사입력 : 2016-04-06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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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신윤철 기자] - 3단계에 접어든 계좌이동제 9영업일만에 200만명 이상 이용

- 오는 6월 ISA도 계좌이동 가능, ELS 편입 시 주의해야


226조원을 향한 은행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226조원은 은행권 최대 이슈 중 하나인 계좌이동제 대상이 되는 요구불예금의 총액이다. 요구불예금은 보통예금이나 수시입출금식예금 등 자유롭게 입출금 할 수 있는 상품을 말하는데 각종 자동이체가 연결되는 기본 계좌다. 은행의 기초체력이라 할 수 있는 현금을 늘릴 수 있고 이를 통해 각종 상품으로 유인할 수 있기에 은행권에서 계좌이동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상반기 은행권 최대 이슈인 계좌이동제와 ISA 중에서 계좌이동제는 금융거래 편의를 위한 서비스에 가깝기 때문에 ISA보다 훨씬 더 큰 규모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계좌이동제 3단계 시행이후 9영업일만에 계좌이동 이용자는 200만명을 넘어섰다. 2월부터 시행된 계좌이동제 3단계는 지난 3월 10일 기준, 203만 건이

집계되었고 일평균 변경수가 16만 건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변동은 금융결제원의 페이인포에서만 변경 조회를 할 수 있던 2단계에 비하면 폭발적으로 증가한 수치다. 지난 10월말 계좌이동 전용사이트 ‘페이인포’를 통해 1단계부터 시작된 계좌이동 서비스가 4개월 동안 주거래 은행 변경 건수가 100만명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기간과 규모 모두 변화 속도가 빠르다. 이 같은 변화는 계좌이동제 3단계부터 영업점에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졌고, 변경할 수 있는 자동이체 종류도 카드·보험·통신사 요금 외에 전기·수도·가스요금 등의 공과금으로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계좌이동제로 인해 수혜를 받은 은행은 농협과 신한은행이다. 계좌이동제 3단계 서비스가 시행된 지 한 달 만에 농협은행의 개인 요구불예금 잔액이 5499억원(1.71%)가량 늘었다. 2월 말 32조 1655억원에서 3월 24일 기준으로 32조 7154억원으로 증가했다. 신한은행도 같은 기간 개인 요구불예금 잔액이 35조 6251억원에서 35조 8018억원으로 1767억원(0.5%) 늘었다.

계좌이동제의 시행으로 은행들은 ‘계좌이동제 특화 주거래 상품’을 내놓거나 심지어 조건에 따라 현금을 주는 이벤트까지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현금 이벤트까지 나온 이유는 은행마다 금리 차이가 크지 않고 수수료 혜택이 대동소이해 변별력이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각 은행별로 제공하는 상품을 보면 국민은행은 ‘KB원(ONE)컬렉션’을 선보였다. KB국민ONE통장을 주거래 계좌로 지정하면 거래 실적에 따라 각종 수수료가 면제된다. 주거래 통장가입자가 정액적립식 KB국민원적금에 가입하면 우대금리 포함 최고 연 2.8%의 금리를 제공한다. 거래 실적이 우수한 고객은 최장 5년간 원금 및 원금균등 분할상환 조건으로 최대 2000만원까지 보증 없이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은 주거래 고객에게 제공되는 각종 금융혜택을 가족과 공유할 수 있게 한 ‘신한 주거래온(溫)패키지’를 내놨다. 거래 실적에 따라 본임 포함 최대 5명까지 가족에게 수수료 혜택이 제공된다. 주거래 우대적금 가입시 가족당 최대 2계좌에 한해 연 0.5%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재직이나 소득 증빙 없이 거래실적만으로 최고 500만원까지 생활비를 대출도 가능하다.

KEB하나은행은 행복노하우(Knowhow) 주거래 우대통장에 가입 후 연금을 이체하면 자동이체 거래 실적에 따라 예금잔액의 200만원까지 연 1.5%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주거래통장 가입자가 주거래 우대적금에 가입하면 연 1.9%의 기본금리에 거래실적에 따라 1.1%p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하나카드 고객이라면 주거래 우대통장에 가입하고 카드 이용실적에 따라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하나금융 통합멤버십 포인트 ‘하나머니’를 적립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우리은행은 ‘우리웰리치주거래통장’에 가입하면 통신비, 관리비 등 생활비가 연체되지 않도록 거래실적에 따라 최대 500만원까지 마이너스 통장 형식으로 출금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한다. 거래 실적에 따른 은행 서비스 수수료 면제 혜택도 있으며 관련 예적금 가입시 연0.2%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농협은행은 거래실적에 따른 수수료 면제와 6월말까지 주거래 우대통장과 우대적금을 동시에 가입하면 보이스피싱 보상보험을 무료로 가입시켜 준다. 거래 실적에 따라 연 0.6%의 우대금리가 적용되는 신용대출도 최대 300만원까지 가능하다.

계좌이동제로 받을 수 있는 혜택이 크게 다르지 않음에도 사람들이 주거래 은행을 바꾼 것은 영업점 사용 등 오프라인 편의성이 크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3단계 계좌이동제 시행 이후 전체 계좌 변경 신청의 90%가 창구에서 이뤄졌는데 이 중 50세 이상이 45%를 차지한다. 경제활동을 오래한 만큼 자동이체 개수가 많은 중장년층에게 온라인보다는 영업점 방문이 더 익숙한데 은행들이 이들을 적극적으로 영업한 것이라 해석할 수 있다. 지속적으로 영업점이 줄어드는 외국계은행이 계좌이동제로 타격을 입은 것도 같이 설명된다.

6월부터는 계좌이동제를 통해 ISA도 이동할 수 있게 되는 4단계에 들어선다. ISA계좌이동제는 투자 대상 상품을 그대로 옮기는 현물이전 방식이 아닌 상품을 현금화한 뒤 해당 금액에 맞춰 다른 판매사에 ISA에 재투자하는 현금이전 방식으로 시행된다. 금융위는 은행이나 증권사 등 판매사마다 취급하는 상품이 다른 점 등을 고려해 이 같은 방식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금이전 방식의 경우 원하는 시기에 계좌이동을 하는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여 주의가 요구된다. ELS는 만기나 조기 상환일이 아닐 때 환매하면 평가가격의 5%가량의 중도환매 수수료가 있다. 수수료를 내지 않기 위해선 중도 상환이나 만기 상환을 통해 현금화를 끝낸 뒤에 계좌이동을 해야한다.

단계적으로 시행되는 계좌이동제를 통해 고객들의 이동이 시작되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은행권내에선 큰 변화가 없을 거라는 지적도 있다. 국내 은행들이 비슷한 수준의 규모를 유지하고 있고 제공하는 서비스도 큰 차별성이 없기 때문이다. 계좌이동 서비스가 은행에게 고객을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을 주지 못하고 현상유지를 위한 단순 편의제공과 실적경쟁에 그친다면 금융선진화는 다시 멀어진다는 이야기다. 오는 6월에 4단계에 접어드는 계좌이동제가 혁신을 불러올지 아니면 또 다른 찻잔 속의 태풍이 될지 은행들의 지속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신윤철 기자 raindrea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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