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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피아, 우려가 현실로

박경린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6-04-04 02:47

금피아, 우려가 현실로
[한국금융신문 박경린 기자] 생명·손해보험협회 전무이사 자리를 결국 낙하산 인사가 채우게 됐다. 수개월 째 공석을 유지해 온 자리는 비로소 채워지지만 내부 승진에 대한 양 협회의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전무직 자리 주인을 찾기까지의 과정이 보험사의 사외이사 선임 과정과 맞닿아 있다는 점도 문제다.

생·손보협회의 전무이사에 각각 현직 금융위원회 간부인 송재근 과장과 서경환 전 금융감독원 국장이 내정된 것이 알려지면서다. 서경환 전 국장은 퇴직 이후 공중을 부양하며 자리가 마련되기를 기다리다가 전무직에 내정됐다는 게 보험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사실 서경환 전 분쟁조정국장은 현대해상의 사외이사 자리에 내려가기로 조율된 인물이다. 문제는 공직자윤리법의 ‘퇴직 후 재취업 가능 기간(2년)’ 조항. 서 전 국장을 내려 보내려던 계획이 여기에 걸려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퇴직일을 기점으로 당시의 기준이 적용되는 공직자윤리법상 서 전 국장의 경우 퇴직시점인 2014년 개정 이전의 기준을 적용받기 때문이다.

결국 현대해상은 지난달 금감원 손해보험검사국장 출신인 성인석 전 MG손해보험 부사장을 새 감사로 선임했다. 성인석 전 부사장이 서 국장에 앞서 퇴직해 재취업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과거 편법 재취업 논란을 빚은 성인석 전 부사장이 보험업권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자 공직자윤리법 위반 전력이 있는 이를 감사로 채용한 것 자체로 문제 소지가 있다는 의견도 일부 제기됐다.

그러나 성 전 부사장의 감사 선임 안은 부결의 여지없이 통과됐다. 금융당국이 유관기관의 수장이나 보험사 사외이사 자리를 두고, 퇴직한 임원급 선배의 새 일 자리로 눈독을 들이다 물밑 작업으로 분주해지는 사실은 공공연하다. 비단 보험업계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리라.

이처럼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협회는 내부 직원들의 반발로 진통을 겪고 있다. 급기야 생보협회 노조는 ‘관피아 낙하산 투하를 중지하라’며 금융당국이 부당한 외압을 중단하고 낙하산을 내려 보내려는 계획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양 협회의 전무직은 세월호 사고 이후 고질적인 민관유착과 전관예우를 근절하겠다며 후속법까지 마련한 정부의 방침에 따라 신설된 자리다. 정권 교체기도 아닌 시기에 양 협회 전무직으로의 재취업이 때 아닌 이목을 끌면서 낙하산 인사 척결에 대한 정부의 공언이 공염불에 그쳤다.

협회나 민영 보험사는 당국의 자회사나 산하기관이 아니다. 협회가 자주적으로 적합한 인물을 선정할 수 있는 자율 경영권을 빼앗긴 상황에서 금융당국의 입김이 반영된 인사는 문제다. 협회에 대한 관리, 감독 권력이 있는 곳에 근무했다는 이유만으로 마치 전리품처럼 자리를 꿰차는 것은 더더욱 문제다. 그저 선언적 구호에 그치고 있는 ‘낙하산 척결’ 외침이 아닌 선순환 체계를 구축해야 할 때다.



박경린 기자 puddi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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