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12일 롯데 뉴욕 팰리스호텔에서 해외 투자가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는 권오준 회장./제공 포스코

권 회장은 설 연휴도 마다하고 지난달 10일 미국으로 가 직접 기업설명회를 주재했다.
2월 12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롯데뉴욕팰리스 호텔에서 ‘2016 인베스터 포럼(Investor Forum)’을 열고 현지 투자자들에게 지난해 경영실적과 올해 경영전략을 설명했다.
업계는 이처럼 권 회장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것은 뉴욕 증시에서 포스코 주가가 지난해 초 주당 60달러 수준에서 2월 9일 기준 36달러까지 떨어진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가 지난달 1일 포스코 장기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하고, 무디스도 포스코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춘 것도 한몫했다.
포스코에게 미국 시장은 중요 전략지인 거점법인 포스코 아메리카 법인이 있는 곳으로 생산법인 UPI도 함께 있다. 국내보다 해외수출이 더 중요한 포스코에게 북미시장 다지기는 중요한 과제다.
포스코 관계자는 권 회장이 미국 2016 Investors Forum에서 진행했던 내용은 국내 Investors Forum과 내용면에선 별반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앞서 1월 국내에서 진행된 2016 Investors Forum에서 포스코 측은 회사의 사상 첫 적자에 대해 판매가격 하락에도 WP제품 확대 및 원가절감으로 수익성이 개선됐지만 연결기준에서 대규모 평가손실 및 그룹사 실적 저조로 순이익이 적자가 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료가 하락과 환율 상승 등 외부 영향으로 1조6000억원의 평가손실을 반영한 회계적인 손실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철강 본원경쟁력을 강화해 솔루션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고정성 비용 집행구조 개선으로 저원가 생산체제를 구축해 1조4000억원의 고정비용 절감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36개의 계열사와 12건의 자산을 합해 총 46건의 구조조정을 이뤄 2조1000억원의 재무개선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또한 포스코 고유 기술 및 솔루션 기반 플랫폼 SPB(Solution-based Platform Buiness)를 본격화해 여러 투자처를 발굴해 내겠다는 포부도 함께 덧붙였다. 이밖에도 전기차 시장에 대한 마케팅 전략 수정으로 차체 경량화와 배터리 등에 투자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미국 일정 이후 권 회장은 아르헨티나로 향했다. 아르헨티나 시장을 순방하면서 권 회장이 가져온 결과물은 나쁘지 않다. 포스코로서는 새로운 영역개척에 해당하는 리튬이온 전지에 대한 투자처를 발굴해 온 것이다. 아르헨티나는 포스코의 북남미 해외사무소가 있고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사무소와 함께 중요한 전략 요충지에 해당한다.
2월 14일 권 회장은 아르헨티나에서 리튬 공장 착공식을 진행했다. 이후 대통령궁에서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만나 리튬사업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포스코가 생산하게 될 이차 전지용 고순도 리튬 제품 원료 시장은 2020년 전체 시장 규모 중 50%에 해당하는 13만5000톤 규모의 소비가 전망되는 시장이다. 중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의 판매가 증가함에 따라 리튬 시장은 호황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포스코의 리튬사업 진출은 최근 전기차에 대한 수요 증가에 따라 급하게 시도된 시장 진입이 아닌 2010년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기술개발 사업의 지원을 받아 개발한 ‘고효율 리튬 추출 기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포스코의 리튬 사업은 권 회장이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원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0년부터 준비해온 것이다.
권 회장은 “포스코 고유의 우수하고 친환경적인 리튬 추출 기술을 이곳 환경에 접목시킨다면 아르헨티나와 한국 양국 모두에 친환경적인 가치를 창출하고 미래를 약속하는 산업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23일 권 회장은 철강협회 정기총회에 참석하며 ‘철강산업 위기극복과 지속성장 지원’이라는 목표에 맞춰 사업계획도 제시했다.
권 회장의 적극적인 노력에 화답하듯 포스코의 최근 전망은 점차 나아지고 있는 추세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내수 철강재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포스코의 올 1분기 ASP는 전분기에 비해 상당부분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측도 “리튬 공장 설립은 초기 생산량과 비용 등을 감안할때 단기적으로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향후 증설 등을 통해 포스코의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2월 중국의 열연 및 냉연 유통 가격은 지난해 12월초 대비 각각 10.8%와 18.3% 상승했다. 포스코도 제품가격을 톤당 2~3만원 인상하며 단가 개선을 이뤘다. 이런 여러 가지 업황에 힘입어 유가증권시장에서 2월 15만원대까지 추락했던 포스코의 주가는 29일 20만원대에 근접했다.
고영훈 기자 gy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