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가 밖에서 보는 것처럼 진짜 위기가 아닐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증시가 선방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와 튼튼한 외환보유고가 위기 국면에서 빛을 발한 것으로 분석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증시 시가총액은 지난 3일 약 64조 4483억 달러에서 8일 약 60조 2520억 달러로 닷새 만에 6.51% 감소했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시가총액 감소액은 4조 1963억 달러 상당으로 우리 돈으로 약 5033조원이다.
예상대로 중국 증시가 가장 많이 빠졌다. 중국은 이 기간 전체 시가총액의 13.93%가 줄어들며 9872억 달러가 시장에서 빠져나갔다. 세계 시가총액의 약 40%를 차지하는 미국은 5.49% 떨어져 1조 2855억 달러가 증발했다. 우리나라는 4.75%(569억 달러, 약 68조원), 일본은 4.02%(2118억 달러) 각각 감소했다.
주가 하락률만 놓고 보면 우리 증시는 더 선전했다. 북핵 리스크까지 불거졌지만 이 기간 코스피는 2.23% 하락하는 데 그쳤다. 반면 미국 다우산업지수(-6.19%), 중국 상하이종합지수(-9.97%), 일본 닛케이평균주가(-7.02%) 등 세계 주요 증시는 6~10% 하락했다.
지수 등락률 기준으로 우리보다 성적이 좋은 국가는 러시아(-0.7%), 인도네시아(-1.0%), 말레이시아(-2.1%) 등으로 미국 금리 인상 후 자본 유출로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됐던 신흥국들이다. 이점만 놓고 봤을 때 우리 증시가 중국발 위기 국면에 얼마나 선전했는지 알 수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발 쇼크에도 불구하고 한국증시가 이렇게 선전하는 이유를 두가지 정도로 꼽고 있다. 우선 중국 위안화가 급격히 절하되는 모습 빼고는 중국 증시가 이렇게 폭락할 정도로 눈에 보이는 위기가 없다는 점이다. 두번째는 우리나라의 튼튼한 외환보유고와 경상수지 흑자가 위기에 선방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이베스트증권 최광혁 연구원은 "전체적인 그림을 볼 때 외국에서 중국을 보는 시각이 위기 국면이 아닐 수도 있다"며 "문제의 정확한 원인만으로 따져본면 위안화가 빠르게 움직였다 말고는 위기가 아닐지도 모르기 떄문에 그것 때문에 우리 증시가 덜 움직인다는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최 연구원은 또 "우리나라가 환율 측면에서 보면 경상수지 흑자 행진과 안정적인 외환 보유고를 보여주고 있다"며 "지금까지 성장성은 밑으로 내려왔으나 안정성 측면에서는 탄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튼튼한 경제 펀더멘탈이 위기 상황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더구나 예전에 미국 일본에 집중됐던 수출 국가가 중국 동남아시아 EU까지 펼쳐져 있는 안정적인 포트폴리오가 구성돼 특정 국가의 위기 상황에도 끄떡하지 않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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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석 기자 one218@fntimes.com